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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위험한 공 / 문보영

작성자산감나무|작성시간26.06.13|조회수19 목록 댓글 0

 눈을 뜨니 하나의 커다란 공 위에 서 있었다

 

 휘청거린다

 

 양팔을 벌려 균형을 잡는다 쭉 펴지는 않고

 

 보이지 않는 인간을 상상한다 상상되어진 인간의 어깨에

두 손을 얹는다 그러면 등과 무릎을 굽히게 되고 엉덩이는

뒤로 빠지며 나의 키는 약간 줄어드는 것인데

 

 이로써 사람 뒤에 숨은 사람의 자세가 된다

 

 하나의 낯선 공 위에서 홀로 균형을 잡는 방법이다

 

 상상되어진 사람이 내 무게를 견디려면

 그 또한 어딘가에 두 발을 딛고 있어야 하기에

 나는 상상되어진 사람에게도 하나의 커다랗고 낯선 공을

만들어준다

 

 공이 우리를 의아해해도

 어쩔 수 없다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문학동네,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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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시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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