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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해남길은 멀다 / 장석주

작성자산감나무|작성시간26.06.15|조회수27 목록 댓글 0

배신자들은 상대가 나약할 때

본색을 드러낸다.

배신자는 본색을 드러내기 전에

미리 베어야 후환이 없다.

매봉역에서 도곡역까지 그 길고 긴 사막을 

낙타 한 마리가 걸어간다.

과육이 두툼한 자두 하나를

다 씹어 먹는다. 자두는 껍질이 붉고

속살도 붉다.

해남은 여기서 참 멀다.

대개 심한 낭비벽을 가진 아들 뒤에

인색한 아버지가 있다.

떠도는 것들은 비애의 피를 갖고 있다.

바람은 물비린내를 실어 나르고

풍문을 기른다. 너는 풍문에 약해!

풍문에 약하다는 건

정신이 취약하다는 증거!

몸에서 정신이 나는 것이니

새벽마다 냉수마찰이라도 하자.

낙엽송들이 잎을 떨군다.

기후가 악화되니 사람들이 날로 포악해진다.

해남 길로 떠날 날을 가만히 꼽아 본다.

 

 

[절벽],세계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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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시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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