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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FM 100.5

2026.06.07 박선영의 라디오 시간여행

작성자박선영|작성시간26.06.07|조회수34 목록 댓글 0

대본

시그널(박선영것)

 

안녕하세요.
태백FM100.5 「박선영의 라디오 시간여행」 진행자 박선영입니다.

오늘은 조선 왕조의 숨결이 살아있는 두 궁궐,
창덕궁과 창경궁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서울 도심 속에 자리한 궁궐이지만, 그 안에는 왕들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조선 50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먼저 창덕궁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태종은 이미 웅장한 경복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궁궐인

창덕궁을 지었습니다.

겉으로는 풍수 때문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왕자의 난으로 피비린내 나는 기억이 남아 있던
경복궁을 떠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을 것입니다.

1405년에 완공된 창덕궁은 이후 조선 왕들이 가장 오랫동안 머문

궁궐이 되었습니다.

특히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려 지은 궁궐이라는 점이 특징인데요.
경복궁이 좌우대칭의 질서를 보여준다면,
창덕궁은 산과 계곡을 품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가치가 인정되어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답니다.

 

음악 듣고 창덕궁의 정문 돈화문으로 가겠습니다.

양희은이부릅니다. – 한계령(4:37)

 

창덕궁의 정문은 돈화문입니다.

1412년에 세워진 돈화문은 현재 남아 있는 궁궐 대문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왕이 행차할 때만 열리던 특별한 문이었고,
일반 신하들은 옆 문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돈화문을 지나면 금천교가 나타납니다. 1411년에 놓인 금천교는
현존하는 궁궐 돌다리 가운데 가장 오래된 다리입니다.

옛사람들은 궁궐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물을 건너게 했는데,
이는 속세와 왕실의 경계를 의미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유명한 신문고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억울한 백성은 누구나 신문고를 칠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궁궐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야 했기에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왕의 가마가 지나갈 때 길을 막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백성들이

많았다고 전해집니다.

창덕궁의 중심 건물은 인정전입니다.

왕의 즉위식, 외국 사신 접견, 국가적 의례가 모두 이곳에서 열렸습니다.

겉으로는 2층 건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부가 탁 트인 통층 구조입니다.

지금은 마루가 깔려 있지만 원래는 붉은 전돌 바닥이었답니다.

1908년 서양식 개조를 거치면서 유리창과 전등도 설치되었습니다.

 

두번째음악 듣고 선정전으로 가겠습니다.

조용필의 – 꿈(4:42) 듣겠습니다.

 

인정전 동쪽에는 선정전이 있습니다.

이곳은 왕이 매일 업무를 보던 공식 집무실이었습니다.

아침 조회, 정책 토론, 그리고 학문을 연구하는 경연까지 모두 여기에서 .

이루어졌습니다.

현재 궁궐에 남아 있는 유일한 청기와 건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창덕궁의 실질적인 중심은 희정당입니다.

왕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공간이지요.

흥미로운 것은 내부가 매우 서양식이라는 점입니다.

샹들리에, 유리창, 카펫까지 갖추어져 있어 조선 궁궐과 근대 문물이

만나는 독특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희정당은 또한 비운의 인물 효명세자가 세상을 떠난 장소이기도 합니다.

정조를 닮아 총명했던 효명세자는 19세에 대리청정을 시작하여 개혁정치를 펼쳤지만 22세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만약 그가 오래 살았다면 조선의 역사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지금도 전해집니다.

또한 창덕궁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후원, 흔히 비원이라고 부르는 공간입니다.

후원은 왕실 가족들의 휴식처이자 학문을 연구하던 공간이었습니다.

약 30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넓은 숲에는 수백 년 된 나무들과 연못,

그리고 아름다운 정자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부용지와 부용정입니다.

부용지는 네모난 연못과 둥근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옛사람들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 사상을 담아 이런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정조는 이곳에서 신하들과 학문을 토론하고 시를 짓기도 했습니다.

또한 애련지라는 연못도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연꽃을 사랑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요.

조선의 임금들은 진흙 속에서도 깨끗하게 피어나는 연꽃을 군자의 상징으로 여겼습니다.

후원 깊숙한 곳에는 옥류천이 흐릅니다.

커다란 바위에 물길을 만들어 잔을 띄워 보내고 시를 짓던 장소입니다.

특히 인조가 직접 새긴 글씨가 지금도 남아 있어 당시의 풍류를 느끼게

합니다. 창덕궁 후원은 단순한 정원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이 함께 .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그래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때에도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지형을 살린 궁궐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창덕궁을 찾는 이유도 화려함 때문이 아니라 자연과 역사가 함께 숨 쉬는 그 특별한 아름다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번째 음악 듣고 대조전으로 갑니다.

이문세가부릅니다. - 광화문 연가(3:45)

 

이제 왕비의 공간인 대조전으로 가보겠습니다.

대조전은 왕비의 생활공간이자 조선 왕실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긴

곳입니다.

특히 이곳은 대한제국이 일본에 국권을 빼앗긴 경술국치 직전의 마지막

어전회의가 열린 비극의 현장과도 연결됩니다.

창덕궁 안에는 낙선재도 있습니다.

헌종이 사랑하는 후궁 경빈 김씨를 위해 지은 곳으로, 단청조차 하지 않은 소박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한제국 마지막 황실 가족들이 생활했던 공간이기도 합니다.

영친왕의 비 이방자여사는 1989년까지 이곳에서 머물렀습니다.

낙선재 후원은 궁궐 정원 가운데서도 가장 여성적이고 섬세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원형의 만월문, 꽃이 심어진 계단식 화단, 그리고 아기자기한 정자들이
고요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네번째음악듣고 창경궁으로 이동합니다.

김광석 - 바람이 불어오는 곳(3:24)

 

이번에는 창경궁으로 이동해 보겠습니다.

창경궁은 성종이 세 분의 대비를 모시기 위해 지은 궁궐입니다.

정치를 위한 공간이라고 보다는 왕실 어른들의 생활 공간에 가까웠지요.

창경궁의 정문은 홍화문입니다. 이곳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영조는 균역법을 시행하기 전 직접 백성들의 의견을 들었고,

정조는 가난한 백성들에게 쌀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왕과 백성이 직접 만났던 장소였던 것입니다.

창경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바로 소현세자입니다.

병자호란 후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갔던 소현세자는 9년 만에 귀국했지만
두 달 만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독살설이 지금까지도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많은 역사학자들은 만약 소현세자가 왕이 되었다면 조선의 근대화가 훨씬 빨라졌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문정전 앞마당에는 사도세자의 비극이 서려 있습니다.

1762년, 사도세자는 이곳에서 뒤주에 갇혀 8일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정조가 평생 아버지를 그리워했던 이유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 지는

역사입니다.

다섯번째 음악으로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4:03) 듣고 춘당지로 가겠습니다.

 

창경궁의 춘당지는 원래 왕이 직접 농사를 짓던 논이 있던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일본은 궁궐을 유원지로 만들기 위해 논을 파헤치고 연못을 만들었습니다. 우리 문화유산 곳곳에 남아 있는 아픈 역사의

흔적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월근문입니다.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사당을 참배하기 위해 특별히 만든 문인데요.

"어린아이가 부모를 그리워하듯 아버지를 생각하겠다." 라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정조의 효심과 인간적인 면모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창덕궁과 창경궁을 함께 걸어보았습니다.

 

BGM START

궁궐은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왕들의 정치, 백성들의 삶, 기쁨과 슬픔, 그리고 나라의 흥망성쇠가 담긴

살아있는 역사책입니다.

언젠가 직접 궁궐을 찾게 되신다면 돌계단 하나, 오래된 기와 한 장도
그저 지나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 속에는 수백 년의 이야기가 숨어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박선영의 라디오 시간여행, 진행에 박선영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경희궁 이야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BGM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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