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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바인 소설

작성자사자후|작성시간26.06.14|조회수43 목록 댓글 0



아침 8 시, 마카오.

커튼 너머로 코타이 스트립의 불빛이 아직 꺼지지 않았다. 이 도시는 밤과 낮의 경계가 없다. 카지노는 어제도 열려 있었고 오늘도 열려 있을 것이다. 그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커튼을 열지 않았다.

욕실에서 세수를 마치고 거울을 봤다. 거울 속의 얼굴에게 묻지 않았다. 오늘 이길 수 있겠냐고. 그 질문은 오래전에 버렸다. 마카오는 그런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 이 도시가 가르쳐 준 것이 있다면 그것이었다. 다음 판은 아무도 모른다. 기술은 흐름을 읽는 데 쓰이는 것이지 결과를 보장하는 데 쓰이는 것이 아니다.

옷을 갰다. 충전기를 뺐다. 세면도구를 파우치에 넣었다. 가방 지퍼를 닫고 문 옆에 세워뒀다.

방 안이 조용해졌다.

가방이 닫히는 순간 마음도 조금 닫혔다.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것이 첫 번째 동작이다. 조신. 몸을 먼저 준비한다. 테이블에서 결정하면 늦는다. 욕망이 말을 걸기 전에. 아직 내가 나일 때. 짐을 싸는 손이 오늘의 경계를 긋는다.

그는 침대 끝에 앉아 눈을 감았다.

호흡을 고랐다. 조식. 들숨과 날숨이 고르지 않으면 오늘 입장하지 않는다. 마음을 살폈다. 조심. 어제의 결과가 오늘을 끌고 들어오려 하면 오늘 입장하지 않는다. 이 세 가지는 예측 지표다. 입장 전 나의 상태를 묻는 것이다. 오늘 몸은 괜찮았다. 어제는 닫혔다. 오늘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괜찮았다.

그는 일어섰다.

---

카지노 입장 시각은 오전 12시였다.

그랜드 펠리스 리스보아의 로비는 아침에도 사람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 ,어딘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이 모든 것이 그를 끌어당기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마카오는 인간의 욕망을 정밀하게 연구한 도시다. 그리고 그는 그 도시 안에서 움직이는 한 명의 생바인이었다.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테이블을 두 바퀴 돌았다. 통계를 봤다. 슈의 상태를 읽었다. 감이 아니었다. 기술이었다. 그리고 나서야 앉았다. 앉는 순간 속으로 하나를 확인했다.

오늘의 경계. 150유닛.

그것이 500슈에 한 번의 사건이다. 그 숫자에 닿는 순간 더 이상 판단하지 않는다. 맞서지 않는다. 받아들이고 비우고 떠난다. 그 외에는 인간이어도 된다. 아쉬워해도 된다. 망설여도 된다. 손실이 쌓이면 불편해도 된다. 생바인은 감정을 없애는 자가 아니다. 감정이 닿지 못하는 선 하나를 긋는 자다.

인간은 유한한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자다. 그는 그것을 오래 걸려 배웠다.

---

첫 번째 슈, 흐름이 있었다.

통계가 맞았다. 기술이 작동했다. 수익이 쌓였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수익은 오늘의 경계를 바꾸지 않는다. 150유닛. 그 숫자는 오늘 아침 호텔방에서 정해진 것이었다. 테이블 위에서 다시 계산하지 않는다.

둘째 슈도 이어졌다. 작은 수익이 더해졌다. 옆 테이블에서 누군가 크게 웃었다. 마카오의 소리였다. 이 도시는 누군가의 환호와 누군가의 침묵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는 그 소리에 흔들리지 않았다. 흔들리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욕망이다. 욕망은 아침에 이미 방에 두고 왔다.

---

세 번째 슈.

처음 몇 판은 괜찮았다. 그러나 흐름이 꺾이기 시작했다. 손실이 쌓였다. 속도가 달랐다. 통계가 어긋나고 있었다. 기술로 읽히지 않는 구간이었다.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찾아왔다. 앞서 쌓은 수익이 있다고. 시간도 남아 있다고. 한 슈만 더 보면 흐름이 돌아올 것 같다고. 이 목소리는 언제나 합리적인 얼굴을 하고 찾아왔다. 데이터처럼 들렸다. 그래서 더 위험했다.

그는 칩을 세었다.

경계선에 거의 닿아 있었다.

손이 멈췄다. 베팅하려던 손이었다. 멈춘 것이 아니라 멈춰진 것이었다. 몸이 먼저 알았다. 조신이 작동하는 순간이었다. 기술이 아니었다. 오래 쌓인 몸의 기억이었다.

머리는 말했다. 한 슈 정도는 더 볼 수 있다고. 아직 아니라고.

바로 그때였다.

500슈에 한 번 오는 사건.

손실회피가 말했다. 조금만 더 있으면 돌아온다. 확정편향이 말했다. 지금 일어서면 이 손실이 확정된다. 두 목소리는 번갈아 찾아왔다. 훈련을 해도 찾아왔고 기록을 해도 찾아왔고 수많은 다짐 뒤에도 찾아왔다. 없어지지 않았다. 없애려 하지도 않았다. 인간은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

그는 그 목소리들을 들었다. 싸우지 않았다. 이해했다.

손에 칩이 남아 있었다.

36유닛이었다.

그 숫자를 봤다. 작지 않았다. 한 슈를 더 할 수 있는 크기였다. 머리가 말했다. 이것만 가지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150유닛을 잃은 것이 아니라 36유닛이 남은 것이라고. 같은 숫자를 다르게 읽는 목소리였다.

그는 그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칩을 테이블에 내려놓지 않았다.

36유닛을 쥐어짜는 것은 회복이 아니었다. 유한한 가능성을 무한한 것처럼 다루는 순간이었다. 생바인은 마지막 유닛까지 소진하는 자가 아니다. 한계를 설정하고 그 한계에서 비우는 자다. 36유닛은 오늘의 남은 가능성이 아니었다. 내일을 위한 유한이었다.

그는 칩을 캐시아웃 창구로 가져갔다.

생바인의 능력은 수익을 올리는 기술에 있지 않다. 한계를 설정하고, 한계를 받아들이고, 비움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있다.

지금이 그 순간이었다.

이미 정해져 있었다. 호텔방에서. 가방을 닫을 때. 아직 마카오의 소음이 들어오기 전에. 아직 욕망이 말을 걸기 전에. 아직 내가 나일 때.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서두르지 않고. 떠나는 사람처럼이 아니라 원래 여기 없었던 사람처럼.

다리가 무거웠다. 확정편향이 마지막으로 말을 걸었다. 한 판만 더. 마카오는 그 말을 속삭이는 데 능숙하다.

그는 듣지 않았다.

받아들이고. 비우고. 떠난다.

500슈에 한 번의 사건이 왔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

가방은 이미 싸여 있었다.

가방을 들고 페리터미널로 향했다.

터미널 안은 사람이 많았다. 돌아가는 사람들. 오는 사람들. 마카오는 늘 그랬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도착한다.
카지노는 그 사이에서 언제나 열려 있다.

그리고 카지노는 언제나 이긴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것을 알면서도 유한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들이 있다.
생바인은 그런 자들이다.

페리가 출항했다.

창밖으로 마카오가 멀어졌다. 코타이 스트립의 불빛이 낮에도 희미하게 켜져 있었다. 저 불빛 아래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앉아 있고 누군가는 일어서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 그는 휴가를 받고 마카오를 떠난다.

500슈에 한 번의 사건 앞에서
받아들이고 비우고 떠난다.

인간은 무한을 얻는 자가 아니다.
유한한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자다.

오늘 그는 그 유한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것이 오늘의 전부였다.

500슈에 한 번 일어나는 사건은 그에게 벌이 아니었다.

휴가였다.

태국 어딘가 한적한 리조트. 야자나무 아래 선베드. 멀리서 파도 소리. 카지노도 없고 칩도 없고 목소리도 없다. 그저 몸이 쉬는 시간이었다.

조신도 조식도 조심도 잠시 내려놓는 시간이었다.

비움이 완성되는 자리였다.

그는 그곳에서 다시 태어날 것이다.

그리고 돌아올 것이다.

카지노는 내일도 열린다.

그가 없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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