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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바인 소설 1(새롭게 태어남)

작성자사자후|작성시간26.06.17|조회수17 목록 댓글 0

도착 : 선(線)을 긋는 자

마카오 공항에 도착한 것은 화요일 오후였다. 입국장을 나서자마자 아열대 특유의 텁텁하고 후덥지근한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

나는 타이파 에서 버스대신 택시를 잡아타기 전, 코타이 스트립 방향으로 길게 뻗은 대로와 그 끝에 신루(新路)처럼 솟아오른 카지노 호텔들의 거대한 실루엣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24시간 꺼지지 않는 그 화려한 네온사인은 인간의 탐욕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거대한 아가리 같았지만,

동시에 내가 마주해야 할 정교한 거울이기도 했다.

내가 이곳에 무엇을 하러 왔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
두 가지 본질이 마카오의 흐릿한 습도
속에서 선명한 선(線)으로 그어졌다.

호텔 로비에서는 유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언제나처럼 무언가를
맹렬히 요구하고 있었다.

그것이 나라는 인간을 향한 구원 혹은
파멸의 사랑인지,
가문의 숨통을 쥐고 있는 막대한 판돈인지,
아니면 그녀 자신도 정의하지 못하는
영혼의 결핍인지 알 길은 없었다.

그 눈빛을 마주한 순간 심장이 요동치고 그녀의 노예가 되어 객장(客場)의 불덩이 속으로 기꺼이 뛰어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눈빛을 정면으로 받으면서 속으로 조용히 숨을 고르는 법을 이미 알고 있었다. 내면의 동요가 육체를 잠식하지 않도록 단단히 붙잡는 고독한 훈련의 결과였다.

조심(調心).마음이 외부의 요구와 자극에 거칠게 반응하기 전에, 먼저 내 마음의 중심이 어디에 와 있는지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확인하는 것.

유진이라는 거대한 폭풍 앞에서도 내가 딛고 선 대지를 잃지 않는 것.

그것이 이곳 마카오에서 사자후라는 이름값을 하며 살아남기 위한 나의 첫 번째 호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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