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나는 시스템을 믿었다.
바카라는 예측할 수 없는 게임이다.
그래서 감정을 버리고 규칙을 만들었다.
언제 들어갈지,
얼마를 베팅할지,
언제 멈출지.
모든 것을 정해 놓았다.
그리고 어느 날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내 자본이 깨지더라도 나는 끝까지 시스템을 믿겠다."
그때는 그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했다.
한두 번의 손실 때문에 시스템을 의심하면 안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생존 바카라의 목적은 무엇인가?
시스템을 지키는 것인가?
아니다.
살아남는 것이다.
시스템은 생존을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 자본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시스템을 믿겠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살아남기 위해 시스템을 만든 사람이,
시스템을 위해 살아남기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뭔가 뒤바뀐 것이다.
만약 자본이 완전히 무너졌다면 둘 중 하나다.
내가 규칙을 어겼거나,
아니면 시스템이 틀렸거나.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충성이 아니다.
확인이다.
검토다.
수정이다.
시스템도 사람이 만든 것이다.
사람이 만든 것은 언제든 틀릴 수 있다.
그래서 시스템에는 반드시 비상구가 있어야 한다.
위험이 너무 커지면 멈추고,
예상과 다르면 다시 점검하고,
필요하면 떠날 수 있어야 한다.
떠나는 것은 배신이 아니다.
생존이다.
이제 나는 시스템을 종교처럼 믿지 않는다.
좋은 도구로 사용할 뿐이다.
규칙은 지킨다.
하지만 눈을 감고 따르지는 않는다.
장부를 펼치고 계속 확인한다.
시스템이 나를 깨고 있는지,
아니면 내가 시스템을 깨고 있는지.
생존은 맹목적인 충성에서 나오지 않는다.
생존은 끊임없는 검증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