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일반 & 자유게시판

실력은 손가락이 아니라 지갑이 키우는 줄 알았습니다.

작성자뻐꾹새 울적에|작성시간26.06.22|조회수34 목록 댓글 6

결국 큰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아직 하이코드는커녕

기본 오픈 코드 체인지도 버벅거리고

기타를 잡고 두어 시간만 연습해도

손가락이 아파서 징징대는 초보 수준인데
눈만 눈치 없이 안드로메다만큼 높아져서
제 분수에 한참 맞지 않는 거금을 들여
하이엔드급 기타를 장만하고야 말았습니다.

이 녀석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순간부터
눈앞에 아른거려 밤잠을 설치기를 수십 날.
이미 몇 번 장비병으로 사고를 친 전적이 있음에도
"기타는 좋은 걸로 가야 중복 투자가 없다",
"좋은 악기가 좋은 실력을 만든다"라는
온갖 그럴싸한 핑계로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결국 눈 딱 감고 카드를 긁었습니다.

굳이 제가 고백하지 않아도 아시겠지만
지금 제 실력으로는 이 대단한 악기가 내는 소리의
10%는커녕 1%도 제대로 뽑아내지 못할 게 뻔합니다.
악기 매장 사장님이 시연해주실 때 나던
그 천상의 소리는 어디로 가고 제가 퉁기니
그저 투박한 쇠줄 소리만 맴돕니다.

그래도 참 신기한 것이,
방 한구석 스탠드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모습을
보기만 하고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른 느낌이니
이래서 다들 장비병에 걸리나 싶기도 합니다.

이제 "기타가 별로라 소리가 안 예쁘다",
"장비가 아쉬워서 연습할 맛이 안 난다"던
구차한 핑계는 완전히 차단당했습니다.
남은 건 오직 이 과분한 녀석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손가락에 굳은살이 단단히 박일 때까지
부지런히 치는 길뿐인 것 같습니다.

악기 값이 아깝지 않은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정말 독하게 노력해 보겠습니다.

더불어 바람새친구님들께 고백합니다.
이렇게 글을 올리는 것은
결코 악기 자랑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단단한 다짐을 약속드리고 싶어서이니
너른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음악으로 소통하는 우리들인 만큼
다들 즐거운 음악 생활 하시고
부디 제 통장 잔고의 명복을 빌어주시길 바랍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뻐꾹새 울적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시간 20분 전 new 나그네 님께서 보내주신 박수와 축하에 힘입어
    포기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해보겠습니다.^^
  • 작성자블루버드 | 작성시간 26.06.22 new 품격이 보입니다 ㅎㅎ
    연주와 노래도 가일층 업그레이드 될 그날을 기다려봅니다 ^ㅗ^
  • 답댓글 작성자뻐꾹새 울적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시간 13분 전 new 과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품격은 장비가 만들어주었는데
    연주와 실력은 아직 업그레이드 다운로드 중이니
    언젠가 실력도 장비 수준에 걸맞게 완성되기를
    응원해 주시고 아울러 블루버드 님께서도
    저와 같은 '장비병'이라는 공통의 증상을 가진
    동병상련의 사이가 아닐까 싶습니다.ㅎ~
  • 작성자인왕산(Mr.Han) | 작성시간 26.06.22 new "기타는 좋은 걸로 가야 중복 투자가 없다",
    제겐 뭔가 찔리는구석이 있는 말입니다.
    낙원상가에서 지난번 정모날 만져본 기타가 엊그제도 눈에 아른 아른...
    10만원대,30만원대,
    이제 70만원대의 기타를 갖고싶어서...
    저보다 한수 위의 인생지론을 소유하고 계신 지기님께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 답댓글 작성자뻐꾹새 울적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시간 3분 전 new 제 경험상 낙원상가에서 만져보신 그 짜릿한 손맛과
    눈앞에 아른거리는 잔상은 절대 그냥 사라지지 않을테고
    제게 보여주신 사진 속 기타는 조만간 인왕산님 품에 안길 거 같습니다.ㅎ~
    더불어 곧 실행하실 인왕산 님의 행복한 지름(?)과 음악 여정을 격하게 응원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