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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

수영을 마치고

작성자술랑이|작성시간26.06.20|조회수16 목록 댓글 0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몸에는 물의 저항을 통과해 나온
피로가 얇게 남아 있었고,
마음은 이상하리만치 가벼웠다.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어서
공원을 천천히 걸었다.
 
그때 숲 너머에서 저녁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나무와 나무 사이,
이미 기울기 시작한 빛이
잠시 머물 곳을 찾듯
가만히 스며들고 있었다.
 
해는 날마다 진다.
그러니 석양은 흔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같은 저녁빛은 한 번도 없었다.
 
어떤 날에는 마음이 앞서
그것을 지나쳤고,

어떤 날에는 비가 내려
끝내 만나지 못했다.

그리고 또 어떤 날에는,
그 빛이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나는 다만 그 앞에 늦게
도착했을 뿐이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행복은 대개 큰 소리로
오지 않는다는 것.

하루를 무사히 건너온 사람에게
말없이 풍경 하나를 내어주는 방식으로,
저물녘은 제 마음을 건네고 있다는 것.
 
꽃들은 저녁을 붙들지 않았고
나무들도 사라지는 빛 쪽으로
몸을 기울이지 않았다.
 
자연은 떠나는 시간을 슬퍼하기보다
오늘이 한때 충만했다는 사실을
잠잠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우리의 삶도 그럴 수 있다면 좋으리라.
 
더 이루지 못한 것들을 헤아리기보다,
오늘도 아프지 않은 몸으로 물을 가르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걸음을 늦추어
저무는 빛을 바라볼 수 있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하루는
자기 몫의 환함을
다한 셈인지도 모른다.

 
사진에 담긴 것은 석양이 아니었다.
오늘을 무사히 살아낸 사람에게
저녁이 조용히 건네는 인사,
그 고요의 표정 같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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