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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시 감상실♩

슬프고 기쁜 - 정호승

작성자태양건전지|작성시간20.03.17|조회수149 목록 댓글 0



슬프고 기쁜

                         정호승


꽃이 저 혼자 일찍 피었다고 봄이 오는 것은 아니다
꽃이 저 먼저 저버렸다고 봄날이 아주 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저 혼자 걸어간다고 새로운 길이 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길이 다 무너졌다고 길이 아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내가 가는 곳마다 비가 와서 길은 진흙탕이 되었다
진흙탕 길을 걷는 내 발자국마다 그래도 꽃은 피었다

​오늘은 선암사 고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다가 나를 바라본다
매화 향기에 취한 새들이 홍매화 꽃잎을 쪼다가 나를 바라본다

​작은 새의 슬프고 기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당신을 사랑한다
새의 눈빛을 지니지 못한 당신도 사랑하다가 영원히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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