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책..
병원 다녀오면서 요즘은 간단하게 페이퍼 들고 다녀요 ㅋㅋ
하얀천사님 덕에 샀는데 예전 생각도 나고 감성도 자극되고 참 좋아요 ㅋ
거기에 황경신님이 장편소설이 조금 나오는데...나그네 비둘기 이야기가 나오는거예요..
이거 어디서 봤더라..봤었는데....기억을 더듬어보니
오듀본의 기도에서 봤더라구요 ㅋㅋ
들어보셨나요? 나그네 비둘기에 대해서?
제가 들려드릴게요 ㅎ
(이렇게 오늘 읽은 쪽은 오늘 읽은 부분 중에서 기억나는 부분이나 감동 받은 부분을 그 때 그 때 기록해 두는 게시판이어요 ㅎ)
나그네 비둘기 PASSENGER PIGEON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개체 수를 자랑하던 나그네 비둘기가 어떻게 멸종에 이르게 되었을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1800년대에 북미의 모든 새를 합친 것 보다도 많았던 나그네 비둘기는 단 한 마리로 줄어버렸고
그나마 신시내티 동물원에서 사육되던 최후의 새 Martha 마저 1914년, 죽었다.
그들이 사라지기 전, 하나의 나그네 비둘기 집단은 20억 마리 이상의 개체로 이루어졌으며 미국 전역에 걸쳐 이러한 집단이 무수히 많았다.
J.Audubon은 1813년 켄터키 지방을 날아가는 이 새떼를 보고 3일간 하늘이 검게 물들었다 라고 말하고 있다.
동북부 낙엽성의 숲에 있었던 이들의 보금자리는 20마일에 걸친 넓이였으며
나무 한 그루당 너무 많은 새가 앉아 그 무게로 인해 가지가 부러지곤 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단 한 마리의 나그네 비둘기도 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이 새는 유럽 출신의 정착민들이 그들의 고기를 얻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사냥함으로써 멸종에 이르게 되었다.
이 새의 이주, 번식 습성이 대량으로 사냥하기 쉬운 조건을 만들어 주었다.
사냥꾼들은 유황으로 숲을 태우고 그물을 치고 특별한 화기를 사용하여 대량으로 이들을 사냥했다.
철도로 인한 기업의 성장은 이들의 고기를 재빨리 도심으로 옮겨 이윤을 내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1850년 무렵엔 수천 명의 사람들이 나그네 비둘기산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1855년 뉴욕에서 한번에 처리되어지는 새가 18,000마리에 이르렀으며 미시간주 한 주에서만 10억 마리의 새가 죽어갔다.
당연하게도 개체 집단이 붕괴되어 버렸다. 비록 1880년경 수천마리 정도가 살아남긴 했으나
대륙 전체에 걸쳐 넓게 흩어졌기 때문에 더 이상 그들을 사냥하는 것이 이윤이 되지 않게 되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렇게 흩어져서 분포하게 됨으로써 후기 상업시대 동안 핵심적인 개체 수를 보존하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동시에 그들의 번식 능력에 영향을 끼치게 되어 이 새의 궁극적인 멸종을 가져오게 되었다.
무차별 남획의 시기가 지난 뒤에도 그들이 개체 수를 회복하지 못했던 이유는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다.
몇몇 종들의 생물들은 아주 적은 개체 수로도 다시 번성할 수 있었지만 나그네 비둘기는
계속해서 그 수가 줄어들었고 1900년 경에 이르러 야생 상태에서는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사육을 통해 번식 시키려는 노력은 성공하지 못했고 결국 1914년 마지막 새가 죽어 버렸다.
Special Bonus - [오듀본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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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무리. 나는 그 모습을 상상하려 했지만, 도저히 떠올릴 수 없었다. 그만하면 비둘기 색을 한 하늘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나카는 설명을 이어나갔다. 존 제임스 오듀본은 켄터키 주에서 나그네 비둘기가 날아가는 것을 목격했다. 때는 1813년. 하늘은 비둘기 무리로 가득 차 일식의 순간처럼 어두워졌다. 날개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그 소리를 듣는 동안 잠이 올 정도였다고 그는 기록했다. 하늘에서 대량의 분뇨를 흩뿌리며 날아가는 비둘기 무리, 오듀본은 그 장관에 감동했다. 나그네 비둘기는 3일 내내 그의 머리 위를 끊임 없이 날아갔다.
"몇 십억, 몇 백억이나 되는 새들이 절멸한다는 게 말이 되나?" 히비노는 근본적으로 그런 새의 존재를 의심하는 것 같았다. 나그네 비둘기의 고기는 맛이 좋았던 모양이라고 다나카는 이어 설명했다. 그것이 멸종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한다. 사흘 동안 날아가는 비둘기 떼 밑에는 반드시 무장을 한 사냥꾼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고 오듀본은 책에 언급했다. 하늘을 꺼멓게 뒤덮은 비둘기를 향해 발포하는 것이니 죽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미국은 당시 급격한 인구 증가로 식량 부족의 우려가 있었다. 나그네 비둘기는 중요한 식량원이었고 실제로도 식용으로 사냥됐다. 하지만 그보다 많은 수가 단순한 사냥감으로 죽었다. 총에 맞고 떨어진 비둘기를 데리고 온 돼지에게 먹이로 던져 주고 또 쏴서 떨어뜨리고.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수십억 마리가 깡그리 없어져?"
히비노의 의견에 나도 동의하고 싶어진다.
"다들 그렇게 생각했지." 다나카는 히비노를 가리켰다. "너무 숫자가 많았으니까. 그 어마어마한 개체수가 사람들을 둔감하게 만든거야. 아무리 죽여도 절멸할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았지. 오듀본 자신도 나그네 비둘기가 사라지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을 정도였지." "억 단위가 넘는 개체수라..... 무한이라고 해도 될 정도네요." 나는 말했다. "오듀본이 죽은 지 6년 후 1857년 오하이오 주에서 나그네 비둘기를 보호하자는 법안이 제출되었지. 하지만, 결국, 기각됐네. 왠 줄 아나?" 다나카는 담담하게, 이따금씩 침을 삼켜가면서, 띄엄띄엄 말했다. "나그네 비둘기의 수는 엄청나게 많으니 보통 사냥법으로는 그렇게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고 누군가 보고한 모양이야. 오듀본도 그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고." 다나카의 그 설명을 끝으로 갑자기 우리 주위엔 정적이 감돌았다. 나는 속으로 상상해 본다. 몇 십억 마리나 되는 새가 인간의 손에 의해 절멸된다. 아무렴 어느 누구도 그런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것이다. 점차 감소하는 나그네 비둘기를 사람들은 의식하지 못한다. 사냥꾼들은 비둘기가 있는 장소로 몰려가 닥치는 대로 죽여 버리고 좋아한다. 그런 상황이 수도 없이 반복된다. 흘러넘칠 정도로 있던 새가 그만한 일로, 완전히 사라지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나그네 비둘기의 눈을 못 쓰게 만들면 말이지." 다나카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면 그 비둘기는 제대로 날지 못하고 땅에서 푸드덕댈 수 밖에 없잖나. 그럼 다른 비둘기들은 그곳에 먹이라도 있나 해서 몰려들지. 그 다음 사람들은 그 자리를 덮치는 거야." 나그네 비둘기는 점차 사라지기 시작한다. 모습을 일시 감추는, 그런 여지가 있는 상황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절대수가 격감한 것이다. 결코 복원되는 일 없이 급격히 그들의 개체수는 곤두박질쳤다. "그래서 결국 절멸한거유?" 히비노가 앞서 말했다.
"파토스키의 학살" 다나카는 대답 대신 그런 말을 했다. 내 귀에 그 단어는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신비한 울림을 갖는 말이다. 파토스키의 학살. 그 말은 내 귀에 이렇게도 들렸다. 우리들의 죄. 반복되는 우리들의 실수. "1878년 미시건 주의 파토스키 삼림지역에서 10억 마리의 나그네 비둘기가 발견됐지.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그만한 무리가 존재했던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것인데 말이야. 생존해 있는 귀중한 비둘기였네. 어떤 인간들이 새의 무리를 발견했지. 그들은 그때 적어도 수억 마리는 생포해 두었어야 했어." "그렇게 하지 않았군요." 대충 짐작이 갔다. "귀중한 나그네 비둘기의 무리. 그들을 발견한 인간들이 어찌했을 것 같나?" 총을 쐈겠지. 보나마나 뻔한 일이다. "사냥꾼들이 대거 몰려들었지. 사상 최대의 나그네 비둘기 학살이 시작됐어. 한 달에 걸쳐 300톤의 시체가 쓸려 나갔지." 나는 나그네 비둘기를 죽인 남자들, 때론 여자도 섞여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들을 경멸하며 냉소하지 않았다. 그들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인간들은 어디에나 있다. 아마도 그런 그들도 따로 만나보면 사람 좋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일 수도 있다.(185 ~ 18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