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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

<흥부전>주제에 대한 새로운 고찰

작성자교육*박경주|작성시간02.08.25|조회수451 목록 댓글 0
판소리 소설의 하나인 <흥부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갈등해결의 한계점과 그것이 가진 주제를 새롭게 고찰하고자 한다

<흥부전>은 놀부와 흥부 두 형제의 이야기이다.
부모가 分財한 전답을 탐욕스러운 형 놀부는 일언반구 없이 흥부에게서 빼앗아버리고 만다. 생활능력이 없는 동생 흥부는 서른 남짓 되는 자식에,입에 풀칠하기조차 힘들지만 어진 성품엔 역시 변함이 없다.
제비의 다리를 고쳐주고 흥부는 복을 받지만, 놀부는 일부러 부러뜨린 제비다리 덕분에 재산을 탕진하고 패가 망신하게 된다.

흥부와 놀부를 선과 악의 전형으로 보는 기존의 견해와 달리 놀부를 가진자,누르고 억압하는 자로 흥부는 없는자, 억눌리고 핍박받는 자로 보았다.
가진자로 대변되는 놀부와 없는자로 대변되는 흥부는 작품에서 각 성향이 따로 부각되어 나온다.
가진자의 왜곡된 모습은 놀부의 못된 성격과 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에 치중하고 있다. (초상난 데 춤추기, 불붙는 데 부채질 하기, 해산한 데 개 잡기,장에 가면 억매 흥정하기, 집에서 몹쓸 노릇하기, 우는 아해 볼기 치기......생략)
그러나 흥부(없는자)에 대한 성격묘사는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대신 놀부 집에 밥을 얻으러 가는 흥부의 치장(治粧)에 대한 묘사는 올적,갈적 두 번이나 아주 자세하게 묘사 해주고 있다. 이 부분은 바로 가진자의 폭력에 시달리는 선량한 농민의 참상을 그대로 전해 주는것이다.
없는자에 대한 고발은 박 속에서 나오는 것들로 또 보여준다.
흥부가 타는 박에서 나온는 온갖 세간,곡식,집,옷감 등은 수탈과 폭압에 시달리는 移農民의 기본적인 욕구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으며, 놀부가 타는 박에서 나오는 가얏고쟁이,원주시주승,상제(喪制),팔도무당,양반,사당거사등은 배고픈 농민의 돈주머니를 더 가볍게 만드는 불합리한 사회 상황이었을 것이다.
가진자(놀부)의 富의 축적과정에서 왜곡된 모습과 상대적 빈곤층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면서 이 둘의 갈등을 권선징악적 입장에서 해결하고 있다.

<흥부전>이 가진 1차적 주제(표면적 주제)는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하고 착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는 것이지만 2차적 주제(이면적 주제)는 놀부로 대변되는 가진자의 폭압을 없는자(흥부)의 선량함으로 이길 수 있다는 것으로 보았다.

이 둘 간의 갈등해결의 실마리는 제비다리로 나타난다.
제비가 보은(報恩)의 의미로 물어온 박씨로 흥부는 부자가 되고 놀부는 망하게 된다.
하지만 욕심 많은 놀부의 집에 제비가 먼저 집을 짓고, 놀부가 우연히 제 집 마당에 떨어진 제비를 보고서 아무 생각 없이 제비다리를 고쳐줬다면….그래서 놀부가 이듬해 더 큰 부자가 된다면….제비다리 하나로 팔자를 고친 것(물론 흥부에게 온 만큼의 변화는 아니었겠지만),즉 조그마한 선행으로 큰 행운을 차지한 것이 된다. 그래서 어떤 이는 박씨는 제비가 강남에서 가지고 왔다는 점에서 박의 세계는 현실 세계가 아닌 우리가 사후에 간다고 믿는 저승 세계의 것이라고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 했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해결이 <흥부전>이 가진 한계라고 생각한다.
갈등의 해결이 흥부 스스로의 노력이 아닌 선행의 결실이었다라는 점, 즉 生에 대한 치열한 노력과 문제 해결 모색이 아닌 그저 선량함의 승리였다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를테면 많은 자식들을 일손 삼아, 야산을 개간하여 부자가 되어서 놀부를 뉘우치게 한다든지, 놀부를 교화시켜 부모로부터 분재 받은 재산을 합당하게 찾고 우애 좋게 산다든지 하는 갈등 해결이었다면 좀 더 현실성 있는 갈등 해결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선량함만으로 모든 부당함을 이길 수 있는지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많은 의문을 남겨준다
이 점은 앞으로도 더 살아가면서, 또한 작품 속의 흥부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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