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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

소설과 가전체 문학의 관계

작성자교육*김현정|작성시간02.08.25|조회수550 목록 댓글 0
초기의 가전론은 주로 가전의 의인적 성질에 주목했으며, 이것이 소설의 허구성과 유사함에 착안하여 가전을 소설 전단계의 서사 문학으로 보려는 경향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한국소설의 연원을 이야기할 때 설화→소설이라는 공식에 가전→소설이라는 공식을 보태는데 공헌했다. 즉 설화문학과 소설문학을 연결하는 과도기적 장르이며 설화의 파생형, 소설로 발전하는 양식으로 본다는 것이다.(한국문학사의 쟁점, 장덕순) 이렇듯 문학사적으로 가전은 문학 관점에 따른 여러 견해의 논의 결과 서사문학의 한 발생적 형태로 잠정 지어졌다.
여기에서 레포트의 첫째 주제인 "가전문학을 소설범주에 넣을 시 소설의 정의를 풍부하게 만드시오."를 생각해 봤을 때, 문제는 가전문학을 소설 즉, 서사양식에 속하는 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또한 어떤 타당성에 의해 장르 구분이 되었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가전은 사물을 의인화해서 사람인 듯이 다루면서 그 일생을 전으로 서술한 글이므로, 등장시킨 사물을 잘 알아야만 이해될 수 있고, 작품 자체로서의 유기적인 전개는 갖추지 않고, 교훈의 의도가 강하다는 점에서 교술문학에 기본 성격과 밀접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도대체 교술적(敎術的) 갈래와, 서사적(敍事的) 갈래는 무엇인가?
교술적 갈래는 작가의 개인적 태도나 체험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문학 양식이며, 어렵게 말하자면 작품 외적 세계(현실)의 개입에 의한, 자아(작자)의 세계화라고 한다. 이 말은 세계가 자아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교술이란 말은 어떠한 내용을 풀어쓴다는 뜻으로 현실세계의 어떤 사물에 대해 자기 본대로 느낀 대로 풀어쓴다는 의미가 되겠다. 즉, 일기 전기 기행 수필처럼 작자와 독자가 직접 만나는 양식이며, 작품 속의 자아와 작자가 일치한다. 또한 일상적이고 지시적인 언어를 구사한다. 이에 비해 서사적 갈래는 서술자를 대리로 내세워 어떤 사건을 전달하는 문학 양식이다. '자아'라는 주인공이 '외적 자아'라는 작가의 개입에 의한, 자아와 세계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세계'란 자아를 제외한 모든 것이다. 소설은 세계(현실)가 반영되어 있으며, 자아와 세계는 항상 갈등과 대립의 관계를 맺으며 그 결과 어느 한쪽이 승리를 쟁취하게 된다. 승리양상은 권선징악의 주제 실현을 위해 고대 소설은 항상 자아가 승리하는 편이며, 현대소설에서는 주인공이 패배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이것은 현실 굴복이 아닌 다시 도전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 같은 갈래에는 설화(신화 전설 민담)와 소설이 있다. 즉, 수필의 특성과는 달리 소설은 등장인물을 대리로 내세워 작자와 독자가 간접적으로 만나는 양식이다. 서술자의 설정으로 사건을 전개시키며 사건의 묘사와 서술을 위해 언어를 구사한다.
가전에 미치는 교술성의 상당한 영향력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서사적 교술), 이러한 갈래적 특성상에 비추어 볼 때 가전은 전기(傳記)형식과 허구적 성격으로 말미암아 후대의 소설 발생과도 통하며, '개인의 창작이기에 설화에서 소설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단계에 속하는 변종 장르'라고 단정짓는다.
고려 말기 이전에 존재했던 문학 양식들은 거의 전부가 서정양식 쪽에 가까우며, 문학을 통해 개인의 의식을 표출하는 것보다 집단적 노래의 성격을 강하게 지닌다. 또한 신화, 전설, 민담 등에는 개인의 내면세계는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본격적인 서사양식의 초기 단계에서는 이 내면의 드러남의 여부에 따라 그 성취도가 결정되었다. 그만큼 서사양식의 범주에서는 개인의 의식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처럼 가전은 우리 문학사에서 서사 양식을 대해 창작의도라는 개념을 적용시킬 수 있는 최초의 경우라는 의미에 큰 포커스를 맞춘다. 따라서 기존의 외적인 측면을 중시하는 설명보다 가전은 개인의 목소리가 나타나지 않는 설화에서 개인의 목소리가 표현될 수 있는 양식으로의 발전 단계에 놓여 있다고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古典文學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이상익)
그렇다면 왜 가전은 소설 그 자체가 아닐까? 그것은 가전이 아직 역사적 전거(典據)를 관념적으로 나열하고 있어, 작품 내적세계의 독자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으며, 사물의 속성을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독창성이 떨어진다는 점과 서술적 형상화가 미흡하다는 한계로 보아진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통해 가전은 소설의 범주에 포함됨에 동시에 소설이 지녀야 할 요소들이 무엇인지를 알려 준다.

다음으로 둘째 주제인 "당대의 문인들이 왜 가전이라는 형식을 취하게 되었을까?"를 알아보려 한다.
당대의 문학적 상황으로 보아 창작 주체들은 장르 선택의 여지가 별로 많지 않았으며, 이 시기 이전까지의 주된 문학양식들은 설화와 민요의 차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창작주체가 드러나 있는 것은 향가정도이다. 당대 지식인의 의식의 틀을 지배하는 문화원리로 서사양식인 중국에서 전래된 傳만이 유일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기에 창작 주체들이 어떤 양식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기본적으로 고려의 대상이었다. 또한 고려 후기에 새로 등장한 지방 향리 출신으로서 실무기술적인 기능과 문학적인 수련을 겸비한 신흥사대부들과 이들을 동조한 사람들은 무신의 집권으로 혼란한 시기에 의인화를 통해 작가가 뜻하는 바를 은근하면서도 날카롭게 우의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전을 택했다.
사물을 의인화해서 사물과 사람이 전혀 별개의 존재일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주기도 한다. 사물이 그 자체로서 내력과, 구실,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 사람 역시 사물과의 관련을 통해 살아갈 따름이라는 사물과 사람의 연관 관계에 근거를 둔다. 그래서 잘못된 세상을 비판하고 풍자하며 사람이 사는 바른 길을 찾고 자 한다.
임춘은 <국순전>은 술을, <공방전>은 돈을 의인화한 작품이다. 무신란에서 피해를 입어, 몰락해 구차하게 살아가느라고 술을 즐기며 풍류를 찾을 여유와 돈을 우습게 여기기에는 너무 가난했기에 화려한 공상이나 관념적인 사고의 틀을 깨고, 술을 술 자체로 돈을 돈 자체로 문제삼아 할말을 늘어놓고자 했다. <국순전>에는 술은 흥을 돋구어주지만 너무 마시면 나라마저 망칠 수 있다는 생각이 나타난다. 이와 동시에 벼슬을 하지 못하고 숨어지내면서도 숭앙을 받는 사람이기를 바라고, 벼슬을 해서 나라를 망치는 자는 되지 말아야 하겠다고 다짐하고 정사를 돌보지 않는 군주까지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 것으로 보아 작자는 자기 합리화와 세상에 대한 불만을 술을 통해 사람의 도리를 문제삼는 이면적 설정과는 다른 주장이라 보아진다.(한국문학 통사, 조동일)
이렇듯 가전은 당시의 거의 유일한 서사양식인 전으로 이미 그 자체 내에서 동양사회의 정치적 대상이 아닌 의식 이전에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던 것으로 전의 내적 형식은 당연히 그 서술 대상이 되는 사물을 인식하는 틀로 작용하게 된다. 그로 인해 실제 가전에서 대상이 되는 사물들의 속성은 그 정치적 인물의 역정과 함께 많은 변화를 겪는 과정을 통해 부여된다.

세 번째 주제로 "금오신화와 가전문학의 같은점을 찾고, 그래서 다른 장르로 취급할 필요가 있는가?"살펴 보자.
금오신화와 가전문학의 공통점을 묻는 것은 금오신화가 최초의 소설인데, 그럼 가전문학은 소설에 포함되는가? 라고 질문하는 것과 같다고 본다. 첫째 주제에 대한 조사를 통해 가전문학은 소설의 전단계이며 범주에 들어간다고 결론을 지었다. 이것은 곧 서사문학이라는 뿌리를 같이 하며 그 줄기의 역량을 통해 장르를 세분화 한 것이라 생각한다. 즉, 이것은 공통점보다는 최초의 소설과 가전문학이라는 구분을 하는 차이점을 찾는 데 급급했음을 제시한다. 말하자면 금오신화가 왜 최초의 소설인가? 라는 의문을 먼저 풀어야한다.
금오신화는 소설에서 모순에 가득 찬 현실을 그대로 그릴 수도 있고 정반대로 자신을 알아 주는 인물과의 만남이 이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그릴 수도 있다는 방식아래 세계를 새롭게 창조하는 방식에 해당한다고 본다. 김시습은 전기소설의 이야기틀을 받아들여 자신이 처한 현실을 비판하기도 하고 그에 대응하는 세계를 그려 보이기도 했던 것이다. 따라서 금오신화는 주인공의 특징, 그들과 세계와의 관계 설정 방식을 통해 소설의 주인공은 세계와의 관계맺기를 탐색하고 추구하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그로 인해 인간과 세계와의 관계문제를 소설의 형식으로 그린 첫 작품이란 평가로 금오신화가 최초의 소설임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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