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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

가전문학과 소설의 범주

작성자교육*이현주|작성시간02.08.25|조회수435 목록 댓글 0
가전체문학과 소설
소설의 발생 계보는 일반적으로 '설화→가전체→소설'로 이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가전(假傳)은 인물담인 전(傳)의 한 형식으로서 사물을 의인화하여 그 일생을 다룬 것을 말한다. 가전이 설화와 소설의 중간 단계
설정될 수 있는 이유는 철저한 허구성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주제면에서 볼 때 처세의 교훈적인 것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대표적으로는 임춘의 '국순전', '공방전', 이규보의 '국선생전', '청강사자현부전', 이곡의 '죽부인전', 이첨의 '저생전'등이 있다.

한국문학의 갈래 이론(조동일)에 나오는 가전체의 장르규정은 다음과 같다. 공시적 규정으로 가전체는 어떤 사물을 의인화해서 나타내는 작품으로 사물은 실제로 존재하고, 일상생활을 통해 그 성격 잘 알고 있는
개별적인 대상이다. 그리고 의인화 구조는 사물 자체의 성격, 사물과 관련된 여러 가지 고사 동원, 허구(사람이 아닌 대상 사람으로 바꿔놓기 위해), 작품 전체로서의 의미 제시 위한 설명 부가 즉 사신왈(史臣曰)하고
서술자의 논평을 쓰는 방식도 거의 그대로 나타난다. 또한 작품 외적 지식에 힘입어 성립되어 이해된다. 기존 지식의 개입은 작품의 구성에 영향을 미친다. 사물의 여러 특징과 직접적으로 대응되면서 사물의 특징과
는 관련이 희박한 인생에 관한 어떤 교훈적 의미를 담고 있다.

가전은 허구적이고 개인의 창작물이라는 점에서 소설과 공통점을 가진다. 가전은 교훈을 목적으로 사람의 일생을 압축 서술한 교술장르로 물건을 의인화하여 경계심을 일깨워 줄 목적으로 지어졌고 소설은 서사장르
로서 현실에 있음직한 일을 허구적으로 꾸며 쓴 이야기이다.

가전과 소설은 무엇을 소재로 했든지 그것들의 목적은 교훈과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가전은 사물을 의인화하여 세상을 멀리하고 사람을 징계하는 교훈을 목적으로 쓰여졌지만 그 속에 당시의 사회를 묘사하고 있
고 풍자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소설과 같은점이다.

가전체 문학인 <국순전>은 고려 무신 집정 때 문인 임춘이 술을 의인화하여 지은 것으로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인생과 술의 관계를 문제 삼고 있는 가전문학의 효시이다. 술의 내력과 성쇠를 통하여 술에 빠져 향락만을 일삼는 문신들과 방탕한 무리들을 풍자하고 요사스런 간신배들을 엄준하게 꾸짖고 있다. 가전체 작품이 모두 그렇듯이 이 작품도 교훈성이 강하고 세상을 경계하고 사람을 징계할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즉 인간이 술을 좋아하게 된 것과 때로는 술 때문에 타락하고 망신하는 형편을 풍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인간과 술의 관계를 통해서 임금과 술의 관계를 조명하여 본 것이다. 당시의 국정의 문란과 병폐, 특히 벼슬아치들의 발호와 타락상을 증언하고 고발하려는 의도의 산물이다. 이 작품은 모리배들의 득세와 뛰어난 인물들이 오히려 소외당하는 현실을 풍자,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국순전>은 우리가 말하는 소설과 공통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다. 소설 또한 그 작품에 현실을 그리고 풍자하고 있다. 이것들 속에도 가전에서와 마찬가지로 교훈의 목적을 담고 있다. 가전
의 주제가 계세징인인 것처럼 소설의 주제도 권선징악적인 것들이 많다. 이렇듯 주제면에서 보면 가전문학도 소설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소설도 넓은 의미에선 교훈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니까 소설의 여러
주제 중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소설의 범주에 넣을 수 있겠다.

소설의 정의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자아와 세계의 대립에 대해 소설의 정의를 내려보았으나 교술장르로서의 가전과 서사장르로서의 소설의 자아와 세계의 대립에 대해선 아직 깊게 연구하지 못하였다. 앞으로 고전소설
을 공부하면서 더욱더 연구해야할 과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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