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살아 있기에◇ 아침 햇살이 창가에 내려앉을 때 나는 조용히 눈을 뜬다. 내가 살아 있기에 아침의 빛은 나를 향해 조용히 스며들고, 어제와는 또 다른 오늘이 나를 일깨워 주곤 한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은 단지 숨을 쉬는 일이 아니라, 또 거창한 무엇을 이루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어제와 다르지 않은 하루 같지만, 한 번뿐인 시간을 가슴에 품고 조금은 서툴게, 그러나 끝내는 성실하게 하루를 건너는 일이다. 그 속에는 아직 쓰이지 않은 이야기가 가만히 숨 쉬고 있다. 기쁨이 머물다 가고, 슬픔이 잠시 기대어 울다 가는 자리에도 나는 여전히 여기에 있다. 오늘의 바람을 느끼고 따뜻한 차 한 잔의 온기를 손끝에 담고 변하는 계절의 모습을 가볍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 가끔은 마음이 흐려지고 생각이 꼬리를 물며 길을 잃기도 하지만, 그 또한 살아 있다는 증거라서 나는 그 흔들림마저 나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흔들리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때로는 주저앉아도 다시 일어나는 이유, 그 모든 것이 내가 살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살아 있기 때문에 꽃이 피고 지는 계절을 다시 만나고, 봄날의 꽃이 피었다 지는 것을 바라보며 아름다움이 영원하지 않음을 배우고, 가을의 낙엽이 흩어지는 길 위에서 놓아주는 법을 조금씩 알아간다. 내가 살아 있기에 사소한 것 하나에도 마음이 움직이고, 작은 바람에도 기억이 흔들린다. 그 모든 흔들림조차 내가 아직 삶 속에 있다는 증거다. 어쩌면 인생은 완벽하게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비어 있는 곳을 끌어안으며 조용히 완성되어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 번 스쳐 지나간 웃음을 다시 떠올리며 미소 지을 수 있고, 아직 만나지 못한 날들을 은근한 기대로 기다릴 수 있다. 어쩌면 삶은 완벽하게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비어 있는 여백 속에서 조금씩 빛을 찾아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크게 욕심내지 않고 작은 숨 하나, 걸음 하나에 의미를 담는다. 내가 살아 있기에 이 하루는 결코 가볍지 않고,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을 단 한 번의 시간이다. 그리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이미 충분히 살아갈 이유를 품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크게 바라지 않으면서도 작은 순간 하나를 소중히 붙잡으련다. - 옮긴 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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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머문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