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보고 싶지만 우리들을 위한 도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농인들이 한글을 완벽하게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들에게 제1언어는 한글이 아닌 수화입니다."
-청각장애 1급, (가명) 이준민 님
[청각장애인을 위한 도서가 부족하다]
우리나라 청각장애인 수는 춘천시 인구와 비슷한 28만명. 그러나 그들을 위한 도서가 준비되어 있는 도서관은 전국 69곳에 불과합니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영상도서를 제대로 활용하는 도서관이 없을뿐더러 홍보가 부족해 농인들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비장애인들이 느끼는 책 읽는 즐거움을 농인들은 전혀 느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읽을거리가 없어 독서를 못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러나 농인들에겐 볼 수 있는 책조차 없습니다.
[한글을 배우면 안되나요?]
흔히 우리들이 오해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농인들은 눈으로 볼 수 있으니 활자(글자)를 보기만 하면 무슨 뜻인지 다 알 것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대다수 농인들이 글자를 읽어도 무슨 뜻인지 온전히 이해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여러분들의 모국어가 한국어이기 때문에 영어 소설을 읽으면 이해하기 어려워서 쉽게 포기하고 내던지는 것처럼 농인들도 모국어가 수화이기 때문에 영어처럼 한글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전래동화조차 모르는 농인들]
농인들에게 종이 책은 멀고도 먼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3~4살, 혹은 그 이전부터 ‘금도끼 은도끼’, ‘흥부와 놀부’와 같은 동화들을 보고 유년기를 보내지만 농인들은 대게 12세 전후로 전래동화를 알게 됩니다. 초등학교 이전에는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전혀 없고, 특수학교에 입학하고서도 수화와 한국어를 함께 배우다 보니 언어정체성의 혼란이 와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콘텐츠가 없어 배우지 못하는 농인들. 그로 인한 정보 소외감과 격차는 점점 크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온전히 농인을 위한 ‘수화영상도서’]
수화를 제1언어로 사용하여 농인들이 활자로 된 정보와 지식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도서의 내용을 수화로 번역하여 이야기하는 것을 촬영하고 편집합니다.
[다음희망해를 통해…]
전국 공공도서관 942개의 도서관 중, 농인을 위한 수화영상도서를 비치한 곳은 69곳 뿐입니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수화영상도서를 연간 200세트 제작해 배포하고 있지만 그 수가 턱없이 모자랍니다. 그래서 보다 많은 농인들이 영상도서를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수화영상도서 콘텐츠를 DVD로 만들어 전국942개 공공도서관에 무료로 배포하고 싶습니다. 농인들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다음 희망해 네티즌 여러분이 도와주세요!
수화는 마술사의 손짓보다 섬세하고 현란하며, 거기엔 입으로 전할 수 없는 사람의 마음과 정신까지 담겨 있습니다. 오른손으로 왼팔을 쓸어내린 뒤 양손을 주먹 쥐고 살짝 내려보일 때(‘안녕하세요’) 환하게 퍼지는 농인의 얼굴을 보면 손으로 말한다는 것, 그것은 손이 할 수 있는 가장 경이로운 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