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의 올바른 템포를 설정하는 문제
원성희 교수
언더우드기념 한국교회음악교육원 원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곡의 시작부분에는 그 음악에서 표현되어야 할 템포가 나타난다. 이 기호들을 지휘자나 반주자가 잘 받아들이고 지키면 작곡가가 의도한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빠르기표가 있고 그 지시에 따라 곡의 빠르기를 잘 설정한다해도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는데, 여기서는 그 문제점을 다루도록 하겠다.
1. 시대에 따라 음악용어의 해석이 달라진다.
바로크 시대(1600-1750)의 악보를 보면 빠르기표가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후기 바로크 대가인 J.S Bach나, G.P. Telemann, K. Graun등의 음악에도 빠르기표시가 없는 악장이나 곡이 많은데, 빠르기를 나타낸 말이 있는 곡에는 "보통보다 느리게", 또는 "보통보다 빠르게" 연주하라는 말이 나온다. 그렇다면 "보통 빠르기란 무엇인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맥박의 빠르기 (약 m.m. 72-80정도)이며 "프레스토 (Presto)", "비바체 (Vivace)", "라르고 (Largo)", "아다지오 (Adagio)"의 표시는 맥박보다 느리게, 매우 느리게, 맥박보다 빠르게, 매우 빠르게 연주하라는 표시이다. 우리는 "??= 96", "??= 40", "allegro ma non troppo", "adagio sostenuto"와 같은 표시에 따라 연주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지만, 18세기말까지 말로 표현하는 음악의 빠르기는 아직 정확한 뜻을 갖지 못했으며 따라서 잘 사용하지 않았고 이 또한 작곡가에 따라서 해석이 달랐다. 예를 들어 W.A.Mozart는 "비바체"를 "안단테"와 "알레그로"의 사이에 놓았고, H. Purcell은 "라르고"를 "아다지오"보다 빠르다고 해석하였다.
2. 음악형식에 따른 곡의 빠르기
바로크시대와 그 전후 시대 음악형식에 나타나는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조곡형식이다. 조곡형식은 고유의 빠르기, 박자, 액센트를 가진다. 사라반드 (Saraband), 미누엣 (Minuet)이나 알라망드 (Allamande)와 같은 음익은 각각 느린 3/4박자 또는 3/2박자의 장중한 느낌, 3/4박자의 보통빠르기의 우아한 느낌, 느린 2박자계의 성격을 지닌 형식들이다. 따라서 지휘자나 반주자는 악보에 나타나는 것을 잘 인식하면서 템포를 설정해야 한다.
헨델의 '메시아' 서곡은 서곡 (Overture)형식중의 하나인 프랑스서곡 (French overture)형식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프랑스서곡은 형식상 2부분으로 나뉘는데, 느리고 점음표 리듬에 의해 진행되는 첫째부분이 전개되다가 다성음악의 빠른 둘째부분이 나타난다. '메시아'서곡에서는 첫째부분은 "Grave", 둘째부분은 "Allegro moderato"템포이다. 편집자인 프라우트 (Ebenezer Prout)에 말에 의하면 Grave는 ??= 60, Allegro는 거의 2배정도가 빠른 ??= 116으로 연주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되어지며, 그 시대 (1835-1909)에도 역시 그 정도의 빠르기로 연주되었으리라 추측된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곡을 연주할 때 자주 발생되는 템포의 문제는 첫째부분의 Grave를 원래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연주하고, 둘째부분의 Allegro를 원래의 템포보다 더 느리게 연주한다는 것이다. 이는 Allegro부분을 빠른템포로 연주하는 것이 테크닉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작곡가의 의도에 따라 연주하도록 하는 노력하는 자세가 모든 교회음악인에게 있어야 한다고 하겠다.
3. 올바른 템포설정은 곡의 전체를 살펴봄으로 가능하다.
성악가라면 악보를 처음 볼 때에 멜로디와 가사를 먼저 검토하며, 반주자라면 곡의 반주부를 살펴볼 것이다. 그러나 지휘자는 정확한 곡해석과 좋은 연주를 위해 곡 전체를 살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1) 오르간 반주부에 페달로 16분음표를 연주해야 하는 부분이 나타난다면 이것은 곡의 템포를 정하는 중요한 요소중 하나가 된다.
2) 지나치게 빠른 템포로 노래해서 성가대원들이 정확한 발음을 할 수 없다면 적당한 빠르기가 아니다. (예를 들면, John Rutter의 'Gloria In excelcis Deo')
3) 성악곡에서, 편안한 속도로 시작한 후 갑자기 연속적인 16분음표에 의한 스케일이 나오면 - 가령, Mozart의 "알렐루야" - 앞부분과 뒷부분이 각각 2개의 다른 템포로 이루어진 듯한 느낌을 주도록 연주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와 같은 경우, 곡의 "allegro"라는 템포는 16분음표의 악절에 그 속도를 맞추는 것이 적절하다.
4) 곡중에 빠르기표가 변하는 경우가 많다. 첫째부분이 느린템포, 둘째부분이 빠른 템포로 이루어졌다고 가정할 경우, 첫째부분을 둘째부분의 템포를 고려하지 않고서 매우 빨리 연주하게 되면 그 때문에 멋진 연주를 할 수 없을 때가 많다. 예를 들어, Beethoven의 "감람산위의 그리스도"중 마지막 합창곡인 "Hallelujah"는 시작부분이 4/4박자의 장엄하게 (Maestoso)로 18마디간 연주한 뒤 Allegro의 2/2로 변해 111마디간 계속 이어진다. 그런데 112마디부터는 "더욱 빠르게 (Piu allegro)가 나타나서 마지막 45마디를 더욱 열정적으로 노래하고 리테누토없이 끝나게 된다. 만일 앞부분의 maestoso나 allegro를 너무 빨리 연주한다면 마지막 부분은 만족스런 효과를 낼 수 없을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음악에 적절한 빠르기를 제시하는 것은 정확한 음악효과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라 하겠다. 좀 더 아름답고 훌륭한 연주를 위해 적당한 템포를 세우고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원성희 교수
언더우드기념 한국교회음악교육원 원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곡의 시작부분에는 그 음악에서 표현되어야 할 템포가 나타난다. 이 기호들을 지휘자나 반주자가 잘 받아들이고 지키면 작곡가가 의도한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빠르기표가 있고 그 지시에 따라 곡의 빠르기를 잘 설정한다해도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는데, 여기서는 그 문제점을 다루도록 하겠다.
1. 시대에 따라 음악용어의 해석이 달라진다.
바로크 시대(1600-1750)의 악보를 보면 빠르기표가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후기 바로크 대가인 J.S Bach나, G.P. Telemann, K. Graun등의 음악에도 빠르기표시가 없는 악장이나 곡이 많은데, 빠르기를 나타낸 말이 있는 곡에는 "보통보다 느리게", 또는 "보통보다 빠르게" 연주하라는 말이 나온다. 그렇다면 "보통 빠르기란 무엇인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맥박의 빠르기 (약 m.m. 72-80정도)이며 "프레스토 (Presto)", "비바체 (Vivace)", "라르고 (Largo)", "아다지오 (Adagio)"의 표시는 맥박보다 느리게, 매우 느리게, 맥박보다 빠르게, 매우 빠르게 연주하라는 표시이다. 우리는 "??= 96", "??= 40", "allegro ma non troppo", "adagio sostenuto"와 같은 표시에 따라 연주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지만, 18세기말까지 말로 표현하는 음악의 빠르기는 아직 정확한 뜻을 갖지 못했으며 따라서 잘 사용하지 않았고 이 또한 작곡가에 따라서 해석이 달랐다. 예를 들어 W.A.Mozart는 "비바체"를 "안단테"와 "알레그로"의 사이에 놓았고, H. Purcell은 "라르고"를 "아다지오"보다 빠르다고 해석하였다.
2. 음악형식에 따른 곡의 빠르기
바로크시대와 그 전후 시대 음악형식에 나타나는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조곡형식이다. 조곡형식은 고유의 빠르기, 박자, 액센트를 가진다. 사라반드 (Saraband), 미누엣 (Minuet)이나 알라망드 (Allamande)와 같은 음익은 각각 느린 3/4박자 또는 3/2박자의 장중한 느낌, 3/4박자의 보통빠르기의 우아한 느낌, 느린 2박자계의 성격을 지닌 형식들이다. 따라서 지휘자나 반주자는 악보에 나타나는 것을 잘 인식하면서 템포를 설정해야 한다.
헨델의 '메시아' 서곡은 서곡 (Overture)형식중의 하나인 프랑스서곡 (French overture)형식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프랑스서곡은 형식상 2부분으로 나뉘는데, 느리고 점음표 리듬에 의해 진행되는 첫째부분이 전개되다가 다성음악의 빠른 둘째부분이 나타난다. '메시아'서곡에서는 첫째부분은 "Grave", 둘째부분은 "Allegro moderato"템포이다. 편집자인 프라우트 (Ebenezer Prout)에 말에 의하면 Grave는 ??= 60, Allegro는 거의 2배정도가 빠른 ??= 116으로 연주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되어지며, 그 시대 (1835-1909)에도 역시 그 정도의 빠르기로 연주되었으리라 추측된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곡을 연주할 때 자주 발생되는 템포의 문제는 첫째부분의 Grave를 원래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연주하고, 둘째부분의 Allegro를 원래의 템포보다 더 느리게 연주한다는 것이다. 이는 Allegro부분을 빠른템포로 연주하는 것이 테크닉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작곡가의 의도에 따라 연주하도록 하는 노력하는 자세가 모든 교회음악인에게 있어야 한다고 하겠다.
3. 올바른 템포설정은 곡의 전체를 살펴봄으로 가능하다.
성악가라면 악보를 처음 볼 때에 멜로디와 가사를 먼저 검토하며, 반주자라면 곡의 반주부를 살펴볼 것이다. 그러나 지휘자는 정확한 곡해석과 좋은 연주를 위해 곡 전체를 살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1) 오르간 반주부에 페달로 16분음표를 연주해야 하는 부분이 나타난다면 이것은 곡의 템포를 정하는 중요한 요소중 하나가 된다.
2) 지나치게 빠른 템포로 노래해서 성가대원들이 정확한 발음을 할 수 없다면 적당한 빠르기가 아니다. (예를 들면, John Rutter의 'Gloria In excelcis Deo')
3) 성악곡에서, 편안한 속도로 시작한 후 갑자기 연속적인 16분음표에 의한 스케일이 나오면 - 가령, Mozart의 "알렐루야" - 앞부분과 뒷부분이 각각 2개의 다른 템포로 이루어진 듯한 느낌을 주도록 연주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와 같은 경우, 곡의 "allegro"라는 템포는 16분음표의 악절에 그 속도를 맞추는 것이 적절하다.
4) 곡중에 빠르기표가 변하는 경우가 많다. 첫째부분이 느린템포, 둘째부분이 빠른 템포로 이루어졌다고 가정할 경우, 첫째부분을 둘째부분의 템포를 고려하지 않고서 매우 빨리 연주하게 되면 그 때문에 멋진 연주를 할 수 없을 때가 많다. 예를 들어, Beethoven의 "감람산위의 그리스도"중 마지막 합창곡인 "Hallelujah"는 시작부분이 4/4박자의 장엄하게 (Maestoso)로 18마디간 연주한 뒤 Allegro의 2/2로 변해 111마디간 계속 이어진다. 그런데 112마디부터는 "더욱 빠르게 (Piu allegro)가 나타나서 마지막 45마디를 더욱 열정적으로 노래하고 리테누토없이 끝나게 된다. 만일 앞부분의 maestoso나 allegro를 너무 빨리 연주한다면 마지막 부분은 만족스런 효과를 낼 수 없을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음악에 적절한 빠르기를 제시하는 것은 정확한 음악효과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라 하겠다. 좀 더 아름답고 훌륭한 연주를 위해 적당한 템포를 세우고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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