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어제....

작성자공경옥(인천)|작성시간21.10.13|조회수677 목록 댓글 25

이틀전 오전에 광주에 사시는 막내 외삼촌의 부음을 받았습니다
막내 외삼촌은 우리 엄마의 동생이었어요
올해로 84세...
우리 엄마가 4년전에 돌아 가시면서부터는 외삼촌의 소식을 전혀 알지 못하고 살았죠
그 외삼촌은 우리 엄마하고 가까이 살면서 엄마랑 자주 교류를 하고 서로 의지하고 살았답니다
엄마는 가끔 외삼촌네 소식을 전화로 알려주셨는데
엄마 돌아 가시고 4년동안 소식도 모르고 
다들 그러듯이 멀리 사는 외삼촌 안부까지 챙기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어제 조문을 가기 위해 혼자서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로 내려갔습니다
형부가 마중나와 함께 장례식장을 갔고
외삼촌의 영정 사진을 보니 외삼촌께 얼마나 죄송한지....
살아 계셨을때 안부 전화라도 한 번 하던지 광주 내려갈때 한 번이라도 찾아 뵐걸하는 후회와
죄송한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거기다가 더 충격적인소식은 이제 81세인 외숙모님께서 
수년전에 수술한 암이 재발해서 2년동안 투병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호스피스 병동에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더 더욱 죄송한 마음만...
2년동안 외삼촌께서 외숙모 병간호하시면서 정작 본인 몸이 망가지는걸 모르고
지내다가 외삼촌께서도 암이 온 몸에 퍼질때까지 모르고 그냥 나이들어 아픈가보다하고
파스만 붙히고 살다가 어느날 쓰러지셔서 병원 가니 손을 쓸수가 없었고 
외숙모가 먼저 가실줄 알았는데 외삼촌이 먼저 떠나셨다고 하는 사촌 동생의 이야기를 듣고
눈물이 났습니다
 
두 분이서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인지라
돌아가시기 몇 일전 외숙모님 계신 병동에 가서 두 분을 만나게 해 드렸답니다
두 분이서 손 잡고 있는 사진을 찍었더군요
그게 마지막 사진이랍니다...
그 곱던 우리 외숙모님의 모습을 보니 예전의 그고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얼마나 안타깝고 애처로운지....ㅠ
우리 외삼촌은 너무 너무 잘생겼고 외숙모님은 너무 너무 곱고 좋으신분들이었는데
저렇게 변하신게 인정하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외숙모님은 외삼촌이 돌아 가신것도 모른답니다
굳이 알리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조문 마치고 인천행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 오는 버스안에서 수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나이 들고 아프고 결국에는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는데
왜 그리 아둥바둥 힘들게 살아야하는지....
떠나면서 빈손으로 떠나는데...
 
사는 동안 잘 살아야는데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내가 떠난 뒤 욕먹을 행동은 않하고 살아야는데 과연 그렇게 살았는가?
최선을 다해 잘 살고 있는가?
등등등....
 
그 곱고 인자하신 외숙모 외삼촌에게도 너무 죄송한 마음만 가득한 날들이였습니다
 
4년전 가신 우리 친정엄마
엄마보다 11개월 먼저 간 남동생이 더 많이 생각나는 날이었습니다
하늘나라에서 엄마랑 동생이랑 외삼촌이랑 만나서 행복하게 지내려나요?
이런 저런 생각에 버스 안에서 눈물을 삼키며 올라 왔습니다
 
간김에 언니네 단감 농장도 둘러 보고
아침부터 한 끼도 안 먹은 날 위해 뜨끈한 밥과 갈치찌게를 해 주서 맛있게 먹고
언니가 담가 놓은 김치를 통째 줘서 가지고 왔습니다
우리 언니는 우리 엄마입니다
난 담가서 먹음 되니 가져 가라고 하며 기어코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연한 갓과 파를 넣은 김치
그리고 김장무우김치
정말 맛있습니다
 

언니네 단감농장이에요
다음주에 출하를 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파랗지만 일주일 정도 익으면 더 익을겁니다
파란감 깍아 먹었는데 당도가 높아서
올해는 감 당도가 높은거 같습니다
저런 감 가져와 오늘 깍아 먹었는데 달고 맛있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공경옥(인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10.15 많이 슬펐어요
    엄마 형제 중 가장 가까이 살아서 자주 교류하고 엄마도 외삼촌 내외한테 의지하고
    너무 잘 지냈었거든요..
    정말 건강하가 살다 가는게 가장 행복한데 그걸 맘대로 못하지만
    그래도 건강 관리 잘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민선님도 건강하시구요
  • 작성자강영안(서울) | 작성시간 21.10.15 울 외삼촌도 울엄마가까이사시다 엄마돌아가시고 이년만인 올봄에
    딸이사는 평택으로 이사오셔서 이주전에 오빠랑 동생네랑 다녀왓어요
    밖에서 식사하고 들어가려햇는데 외숙모님이 집밥해주신다고 집으로
    바로오라해서 맛나게 식사하고 용돈 드리고 왓네요...
    마음은 자주 뵙고싶지만 잘 안되어요...전화라도 종종 드려야겟어요~~~~
    나이들어가니 집안가족생각이 많이 나는거 같아요...
  • 답댓글 작성자공경옥(인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10.19 그러셨군요..
    그래도 외숙모가 살아계시니
    집 밥도 얻어 먹고 하네요..
    부모도 잘 못 챙기는데 외숙모까지 챙기는게 쉽지 않지만 계실때 한 번이라도 찾아 뵈세요
  • 작성자인금숙(서울) | 작성시간 21.10.20 아이구 맘 아픈 사연이 있었네요 고인의 명복을빌며 그래두 건강을 위해 맘 너무 무거워 하시지않았음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공경옥(인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10.28 그랬었습니다...
    투병하시던 외숙모의 부음을 26일날 받았습니다
    20여일만에 외삼촌 따라 가셨네요....
    지금도 눈에 그 곱던 외숙모의 얼굴이 아른거립니다
    그리고 죄송한 마음만 가득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