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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용심

작성자권혁현(안동)|작성시간22.12.14|조회수990 목록 댓글 42

며칠동안 많이 아팠습니다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프고..

아픈이유?

이유를 몰랐는데 저번 금요일엔가 깨우쳤습니다

한솔이가 장가를 갑니다

얼마전에 자랑했듯이 새아기 될 아이도 심성도 얼굴도 예뻐 보입니다

마냥 기뻤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 마음속에 분노인지 슬픔인지 허허로움 인지

뭔가 아주 귀한 것을 잃어버린 느낌, 아니 뺏긴 그런 기분...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마음이 아프기 시작했고

조금 있다가는 몸도 따라 아팠습니다

그냥 시름시름 앓았고 모든게 귀찮고 움직이기도 대답하는것도 다 싫어졌습니다

영육이 아프면서도 마음이 허 해서인지 자꾸 먹고 싶고

배가 터질듯 한데도 먹고 또 먹고

아들 전화도 며느리 될 새아가 전화도 받지 않았습니다

지금 통화를 하면 지금 기분으로는 무언가 날카로운 말이 튀어나오거나

아님 실수를 저지를것 같은 막연한 부담감...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참 영리 한것 같아요

저의 이런 마음을 눈치 챘는지 바쁜 와중에 아들이 연가를 내고 집에 왔습니다

그것도 오지 말라고 전화 하니 벌써 출발했다고..

돌아가라고 할 수 없어 그냥뒀더니 과일 한바구니 들고 왔네요

늘 하는말 "엄마 된장에 나물 비벼 줘요"

힘들지만 일어나 저녁상을 차립니다

밥상 물리자 마자 한솔이 바로 새아기에게 전화걸어 제 귀에 바로 댑니다

혹여 또 내가 전화를 안받을까봐 아예 걸어서 바로 통화를 시키는것 같습니다

"어머니 많이 편찮으세요" 하는말에

그냥 말해버렸습니다다

"야야 내가 머리하고 가슴이 따로 논다

뭔가 아주 중요한 뭔가가 내손에서 빠져간 느낌이랄까

뺏긴 느낌이 든다니까"

며늘아이 하는말 "어머니 아들 뺏겼다 생각 마시고 딸하나 얻었다 생각 하세요 제가 잘 하겠습니다"

이말 한 마디에 갑자기 눈물이 핑 돌면서

막힌 가슴이 갑자기 확 뚫린것 같았습니다

뭐야 '내가 이 한마디를 기다리고 있었든거야'

참 희안하게 그렇게 아프고 힘이 없었는데 며늘 한마디가 나를 벌떡 일어나게 했습니다

'그래 속으로 끙끙거리지 말고 말을 해야 되는구나'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를 깨친듯 합니다

이제 편안합니다

어제도 며늘 아이랑 통화했고

이번 일요일은 서울에서 결혼식을 하다 보니

안동에서 피로연을 합니다

사람 많은곳에 나서기 힘들어 하지만 잘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제 시어머니 로써 잘 할 일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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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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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권혁현(안동)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2.20 그냥 결혼하기전 보다 반만 하면 좋을것 같은데 희망 사항일까요
  • 작성자이민자(강원정선) | 작성시간 22.12.16 저도 그래요~
    4월에 아들이 결혼하는데 내물건을 다른사람에게 빼앗긴기분..ㅠ
    나쁜 마음인데
    시어미는 어쩔수 없나봐요
    며느리가 싫은건 아닌데 괜히 내아들 밥은 굶기지 않을까걱정.싸우진않을까걱정...
    모든것이 불안하고
    기쁨보다 걱정이더 많으니..ㅠ
  • 답댓글 작성자권혁현(안동)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2.20 그러셨군요 저는 싸우나 굶을까 이런 걱정은 하나도 안합니다
    이기적이라 그런지 그들의 그룹에서 제가 빠질까봐 걱정했습니다 ㅎㅎ
  • 작성자공경옥(인천) | 작성시간 22.12.16 아드님 결혼 축하드립니다
    이쁜 며느님 얻으심에 기뻐하셔요
    저도 곧 아들 결혼식 하는데
    저는 섭한 마음 하나도 없고 며느리만 봐도 이쁘고 생각만해도 마냥 좋기만 합니다.
    며느리가 딸이 될수는 없지만 아들을 지켜주고 사랑해주는 식구 한 명 더 늘었다 생각하셔요
  • 답댓글 작성자권혁현(안동)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2.20 아휴 좋은 생각이십니다
    저도 노력중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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