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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부산을 다녀왔습니다

작성자김홍철|작성시간25.08.05|조회수639 목록 댓글 17

꾸벅.

더운 날씨에 어찌들 지내고 계시는지요?

비가 온다는 소식에 더위좀 가시나 하는 기대를 가져봤으나, 밤에 살짝 내리는 척 하고 또다시 낮에는 불볕더위네요.

그와중에 남쪽지방에는 폭우가 온다 하니, 그 절반을 윗동네로 나눔이라도 해 줬으면 윗동네 아랫동네 다 편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지지난 금요일, 주니어의 생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딜 가야 한다더군요. 어딜 가냐고 하니까 부산에서 이런 행사가 있다고...

 

https://www.pokemonkorea.co.kr/pokemon_busan_2025

 

포켓몬과 관련한 이벤트인데, 부산지하철과 함께 하는 거라더라구요. 역을 돌아다니면서 스탬프를 찍는 등의  미션을 수행하면 기념품을 주는거랩니다. 기차/전철과 관련된 것은 다 좋아하는 아들녀석인지라 저걸 가고싶어하는데, 문제는 "부산"이라는...

 

경기권이나, 좀 멀더라도 강원/충청권 정도까지만 되어도 혼자서 다녀오는거 그러라고 하겠는데, 이건 부산이라서 중2녀석을 혼자 보낼 수도 없고, 서울에서 부산을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도 말이 안되고 해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아이를 새벽에 먼저 보내고, 저희 부부는 오후에 출발해서 늦저녁쯤에 숙소에서 아이와 합류한 다음 토요일 일요일 이틀동안 남쪽 여행을 하고 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한테 그러면 어디어딜 다닐거냐, 계획은 세웠냐 하니까 이런 계획을 저한테 줬던거죠.

 

https://cafe.daum.net/wjsxhddmatlr1/3nsk/13141

 

사실 저것도 좀 조정된거였습니다. 너무 힘들거라고, 부산-김해 경전철은 어차피 다음날 가는 길이니까 그 때 타는걸로 하고 일정을 좀 편하게 잡으라고 했더니 저런 계획표를 가지고 온겁니다. 부산-김해 경전철이 빠지고 시간을 좀 넉넉히 잡을 줄 알았더니 거기에 다른거를 잔뜩 쑤셔넣어서, 역시나 엄청나게 빡빡한 시간표가....

 

저도 그랬고, 제 지인들도 그랬고, 다른 카페에서 글을 보신 분들도 똑같은 의견이었던 것이...

- 전철/기차 시간표를 대조해가며 저런 계획표를 만든건 대단하다

- 하지만 시간이 너무 빡빡하게 짜여있고, 중간에 한두개만 놓치거나 하면 뒤가 다 무너진다

- 하다못해 화장실을 가거나 밥을 먹을 시간도 끼워넣지 않았다

- 계획 자체는 너무 무리한거라 성공이야 못하겠지만, 실패에서 배우는게 있을거다, 그 나이 대에는 실패해도 된다...

 

등등의 우려와 덕담을 해 주시더군요. 아이한테도 보여주면서 모두가 응원도 하고 있지만 걱정도 한다 라고 알려줬지요.

 

 

그렇게... 금요일이 되었습니다.

KTX 첫차가 새벽 다섯시 좀 넘어서 있습니다. 그걸 타고 아이는 먼저 부산으로 출발합니다.

기차에서 아침 먹으라고 김밥과 우유를 사서 보내고, 저는 사무실에 와서 못 잔 잠을 잡니다. 저길 저 시간에 갈려고 새벽 세시반에 일어났거든요. T_T

 

적당히 자고 일어나서 업무를 보고, 오후 3시에 일찍 업무를 마무리 하고 마나님과 함께 부산으로 출발했습니다.

도착하니 오후 9시.

숙소에 짐을 풀고 나니, 아이가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완전히 땀에 쩔어서용.

 

그리고, 목표했던 계획은 얼마나 달성했냐고 물어봤습니다. 제 예상은 80%, 잘 해야 90% 였는데요.............

허어...... 계획표에 있는 모든 역을 다 방문해서 사진찍고 스탬프 찍고 기념품 챙기고....를 전부 하고 왔댑니다. 

허어어어어어..............

 

계획이 무척이나 빠듯했는데, 그러면 하루종일 뛰어다닌거냐 하니까 그렇댑니다.

중간중간 역간거리가 가까워서(800m 정도) 환승하거나 버스로 이동하기가 애매한 곳도 뛰어서 이동해서 시간을 맞췄다고 하네요.

심지어, 포켓몬 이벤트 시간을 잘못 알고있어서, 일부 계획의 순서를 바꿔서 했다는데도 어쨋건 모두 하고 왔댑니다.

뻥 아니야라고 묻고 싶었지만, 역을 방문해서 찍은 사진, 역에 있는 스탬프를 찍어 온 것, 포켓몬이벤트 기념품 등등 증거가 눈앞에 있으니 거짓말일 수도 없고, 아이 혼자 보낸게 어쩌면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저 계획표를 제가 새벽에 같이 가서 따라다녔다가는 지하철역 계단참 어딘가에서 탈진해서 쓰러져서 119를 불렀을지도 모를 일이거든요. 허허.....

 

물론, 무리는 무리였던지라 다음날은 발아프다 다리아프다 별 궁시렁을.... 으하...

여튼, 어렵다고 생각한걸 무사히 마치고 온 게 무척이나 대견했습니다. 힘들게 돌아다녔으니 맛있게 밥을 먹어야죠.

 

숙소주변에 마침 24시간 영업하는 돼지국밥집이 있대서 방문했습니다...만...

 

어??

밤 10시에 대기줄이 있네요?????

 

부산 지인께 여쭤보니, 4대국밥집중 하나라고 합니다. 그 늦은시간에 대구에서 오신 분도 계셨고.. 오와...

여튼 들어가서 식사를 합니다.

 

제가 시킨건 돼지우동.

돼지국밥에서 밥대신 우동이 들어갔네요. 맛있게 먹었습니다.

게다가 공기밥 추가는 무료라고.. 해서 주니어랑 같이 밥 반그릇씩 추가해서 뚝딱.

 

처음 부산 갔을 때도 돼지국밥에 꽂혀서 매일 돼지국밥 먹자고 했었는데, 여전히 좋아합니다.

다만 아직 선지국, 내장탕 이런건 어려워합니다만서도.... :)

 

그렇게 맛있게 먹고 금요일 밤을 잘 쉬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을 먹고 나서 아이는 먼저 경전철을 타고 김해로 출발했고, 저희 부부는 30분정도 후에 차를 끌고 나와서 김해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와!!!!!!!!!!!
날씨 진짜!!!!!!!
차량의 에어컨을 특정온도가 아닌 최대 가동으로 맞추고 가는데도 차 안에 열기가 있습니다. =ㅁ=
차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은 정말... 초단위로 체력게이지가 깎이는 느낌이... 어후...
근데 그걸 주니어는 뛰댕겼단말이죠. 14시간 가까이... 으아...

여튼... 국립 박물관 부류는 워낙 국립중앙박물관이 잘 되어있어서 몇군데 가고 나서는 잘 안가게 되는 게 좀 있습니다.
대동소이한 전시물과 설명들이 계속 반복되는지라...
물론, 특정 국가, 소재, 시기에 특화된 박물관들이 있어서 그런 곳은 무척 재밌게 보게 되지요. 목포에 있는 박물관은 신안 보물선에 특화되어 있는 것 처럼요.
김해 박물관은 "가야"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구석기/신석기시대는 다른 박물관에서 본 것 같은게 주욱 이어지지만, 그 이후 가야가 형성되고 신라에 흡수되는 과정은 다른 박물관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내용들이었습니다.

 

관람객도 많지 않고, 전시물들이 모두 오래되지 않은 것이어서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주니어는 전날의 피로로 인해서 계속 골골대고... 많이 무리를 했겠죠... -ㅁ- 저랑 마나님 역시 전날의 피로가 고스란히 남아있어서 좀 힘들었습니다. 으허허..

사실 근처에 있는 수로왕릉 및 왕비릉을 들러보고 싶었습니다만... 컨디션도 컨디션이고, 햇살을 마주한 순간 "아 이건 안되겠다" 라는 말이 자동시전.. =ㅁ=


그래서 진주냉면을 먹으러 진주로 가는데, 주니어가 "중간에 진영역이 있다" 라고 합니다.
진영역을 들러서 나오는데 "진영역 철도박물관"이 보입니다.
현재의 진영역은 선형개선 과정에서 이전한 곳에 있는거고, 구 진영역이 남아서 거기를 철도박물관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사실 주변 정보 뒤져볼 때는 유치원/초등생들 데리고 갈만한데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제낄까 하다가, 주니어가 그래도 가보고 싶다 해서 갔는데, 의외로 만족도가 대단히 좋았습니다.

옛날 역사의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그냥 역사건물 하나 안에 꾸며놓은거라 특별히 대단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과거에 어떤 곳이었는지를 알려주는 곳이어서 좋았습니다.

저 열차 승차권들 기억 나실까요? :)
기차 탈때, 역 직원분이 받아서 "딸깍"하면서 표 옆 부분을 잘라내어서 사용한 표를 구분하게 했던....
이게 정식 명칭이 있더라구요. 이름하여 에드몬슨식 승차권.
그리고 에드몬슨식 승차권이라는 설명 오른쪽에 "입장권"이 보입니다.
예전에 대전역에서 누구 좀 배웅해주느라 입장권 끊어서 승강장에 들어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 저 금액의, 딱 저렇게 생긴 입장권이었습니다. 그 때 이후로는 입장권을 끊은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입장권 자체는 무료가 되었더라구요.

에드몬슨식도 쓴 기억이 나고, 제가 기차타느라 썼던 승차권 중 가장 많이 썼던 승차권은 오른쪽에 있는, 도트매트릭스 프린터로 출력하던 파란색 승차권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

 

이 곳에는 이제는 퇴역한 기차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객차는 새마을호의 객차이고, 기관차는 1970년대부터 운영되었던 무궁화호 디젤기관차입니다. 초창기에는 미국의 GM 산하 EMD에서 제작, 수입해서 운용했는데, 위 사진의 기관차가 미국에서 수입된 초기 차량 중 하나라고 하네요.

 

여하튼, 날씨가 불타오르며 체력을 깎아먹는 대신, 찬란한 햇살 아래에서 사진은 정말 진짜로 끝내주게 찍힙니다. 하늘과 나무만 들어가 있으면 뭘 찍어도 화보가 될 것 같은 사진이 찍혀나오네요. 물론 저는 점점 지쳐가고.. 으하...

 

구역사 바로 옆에는 작은 부속건물이 하나 있는데, 열차 디오라마가 있습니다. 운행을 30분마다 하는데...
3분정도 운행한다고 하고서는 객차나 화차 하나 없는 외로운 기관차 하나가 철로를 1분동안 돌고 끝입니다. 아놔.. -_-

 

차를 달려 진주역으로 향합니다. 어, 근데 갑자기 대궐(?)이 나타납니다.

 

와.... 진주역사는 진짜 대궐입니다. 규모도 규모거니와 저 거대한 기와지붕이라니....

 

멋드러진 한옥모양의 기차역입니다. 유리온실같은, 또는 콘크리트 레고블럭같은 곳들보다 훨씬 보기 좋습니다.
음.. 기왕 만드는거, 기와를 일반 도기제 기와가 아닌 태양전지 기와를 얹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버럭 들었습니다.
중국에서 그런게 나왔다는 뉴스를 봐서, 우리나라에는 없나 했는데 우리나라 기업도 만들고 있더라구요. 모양도 해치지 않고 에너지도 땡겨올 수 있으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중에 로또 1등 두어번 맞아서(.............) 기와집 지어서 살 때 되면 태양광 기와를 얹어보겠ㅅ.....

근데 다시한번 적지만서도, 사진이 정말 기깔나게 찍힙니다.
진짜서 더워 디질거같은데, 사진에서 보이는 하늘은 그야말로 가을하늘입니다.

 

늦은 점심을 냉면으로 먹습니다.
수육이 아닌, 소고기 육전이 얹혀 있습니다. =ㅁ=
심지어 1인당 만두 한알씩이 애피타이저(?)로 나옵니다.

사천에 있는 하주옥이라는 곳인데, 맛있는 만큼 대기열이 엄청납니다. 문제는, 대기하는 장소가 실 외인데 기다리면서 땀이 한바가지... 으아.....

 

반찬이 재밌는게 나옵니다. 일단 만두도 만두인데.... 샐러드와 함께 "호박찜"이 나오네요. 맛있었습니다.

게다가 냉면 위의 육전이라니, 이거 좋네요. 육전을 별도로 시킬 수도 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육전만 따로 시켜보고 싶습니다.

 

여튼, 그렇게 사천까지 왔으니 항공우주박물관을....

이곳은 KAI(한국항공우주기술) 부설 과학관인지라, 거의 모든 항공기 및 전시물이 퇴역한 실물입니다. (물론 모형도 한두개 있지만)

그래서 더욱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너무 더워요.....T_T

특히나 실내를 볼 수 있게 해놓은 비행기들에 들어가면................... 으아......
비행기의 금속 외피가 태양열을 정말 한껏 머금어서 무슨 오븐에 들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다만 여기는 지어진지 20년정도 되다보니 김해에 있던 박물관과 많은 비교가 되더군요. 실내 전시물들도 오래된 느낌이 역력....
그리고 야외전시장에 있는 전시물들의 관리상태가 썩 좋지 않습니다.
물론 예산의 문제겠지만서도, 더러워지거나 하면 그냥 페인트로 덮어버린데다가, 전차부류를 보면 차체와 보기륜, 기동륜, 심지어 궤도까지 똑같은 색으로 싹 다 발라버린 것도 있고.... 어... 쫌............
철도박물관의 열악한 관리상태가 그대로 오버랩되는 느낌이어서 무척 안타까웠다랄까요...
FA-50, KF-21 등이 전세계의 하늘을 날게 되는 시절인데, 신경좀 많이 써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지금은 T-50과 FA-50의 설명과 홍보에 힘을 싣는 느낌인데, KF-21의 양산이 진행중인만큼 KF-21의 실전배치가 될 때 쯤에는 어쩌면 뭔가가 많이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동의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식사를 하러 나왔는데, 토요일 저녁인데도 불구하고 문 연 식당이 안보입니다. -_-
섬진강 앞이니 재첩국을 먹어보고 싶은데 괜찮아보이는 재첩국 집을 찾았으나 마감하고 퇴근하시려고 정리하고 계시는;;;;
다른 요리는 어려워도 재첩국은 된다길래 3인분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습니다.
재첩국을 처음 먹어보는 주니어는, 그야말로 게눈감추듯 해치워버리더군요. 으하....
재첩국, 반찬, 모두 무척이나 맛있는 집이었습니다.

 

찬란한 태양.
불타오르는 보도블럭.
급격히 깎여나가는 HP(.................)
아오.........

그와중에 뛰어다니는 주니어..... (....................................)
이 녀석이 통통한건 결코 운동량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식사량이... 어휴..
(사실 뭐 저도 중2 시절에는 뒤돌아서면 배고팠.... 아핰...)

 

하동에 왔으니 화개장터를 가야겠다 싶어서 아침 첫 코스로 화개장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금요일 저녁 돼지국밥, 토요일 저녁 재첩국에 이어, 일요일 아침에는 뭐좀 다른거 먹어볼까 했더니 다시 돼지국밥입니다. -_- 주니어의 최애메뉴는 역시 돼지국밥... 아오............. 그나마 저는 다른 선택지가 있어서 순대국밥, 마나님은 비빔밥...

재밌는건, 저희가 저 집 첫손님인지 아닌지는 모르곘는데, 들어갈 때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장사 안되는집에 온건가 했는데.... 어이쿠 식사를 반정도 했을 때 쯤 식당이 꽉 차더라구요.. 으허... 동네 맛집인가봅니다. :D

 

 

아 사진은 진짜 미친듯이 이쁘게 나온다니까요. 사람이 죽을거같아서 문제지... 아후....

 

장터를 지나는데, 재밌는 모양의 돼지삼형제 도자기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유심히 보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들어와서 차한잔 하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들어가서 이리저리 둘러봅니다.

 

사장님이 직접 내려주시는 녹차의 씨앗이라더군요. 녹차 씨앗은 처음 봤습니다.

 

 

사장님과 차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사람이 없댑니다.
시중에 돈이 안돌고 경기가 안좋으니 관광객들도 왔다가 구경만 하고 빈손으로 가는데다가...
날이 너무 더우니, 그나마도 사람 자체가 적다고 하십니다.
그도 그럴게 저희도 돌아다니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다른 사람들이라고 편할리가 없으니까요.

 

첫 사진에 있던것과 같은 돼지삼형제를 구입해서 길을 나섰습니다. (돼지삼형제 1만원.. :D)

 

동상의 저 아저씨는.... 으음... 그 행적 및 타인들에 대한 태도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화개장터"라는 노래 하나로 화개장터를 전국구로 만들어 준, 화개장터 입장에서는 은인이기도 하겠지요. 그래서 동상까지 있는걸테고요.

 

오왕... 아래 본넷까지 좀 쳐내고서는 배경화면으로 쓰면 눈이 정화될 것 같습니다.
화개천을 따라 올라가는 길인데, 드라이브 코스로 정말 좋네요. :)
차 한잔 하러 이 길을 따라가 봤습니다.

 

그 길에서 정말 개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인도음료 전문점.
커피도 팔지만, 짜이와 라씨를 팝니다.
사실 강한자만 살아남는다는걸 보여주는 어메이징한 위생상태의 음료 제조과정들이 유튜브에서 심심찮게 돌아다니는지라 인도음식에 대한 기묘한 경계심이 생기는 건 사실입니다만, 이곳이 그럴 리는 없으니 들어가서 차한잔 하면서 몸을 식혀봤습니다. 짜이는 인도 밀크티, 라씨는 인도 요거트스무디.....라고 생각하면 되는거......... 맞죠? =ㅁ=

 

그리고 화엄사로 향했습니다.

 

화엄사 주차장에 차를 대는데......

옆에 샛길이 하나 보입니다??????

그리고 거기로 올라가면 암자가 나온다네요????

지도를 보니....

안내문에 있는 암자는 북쪽 끝에 보이는 연기암입니다.

주차장 위치는 왼쪽 아래의 화엄계곡지구라고 써있는 곳 앞이고요. 거기서 샛길이 시작됩니다.

근데, 와... 거리가 좀 됩니다???????????

그 샛길 입구에도 "차로 15분" 정도라고 적혀있었습니다만서도...

 

중간중간 다른 암자들로 갈라지는 길이 있지만 거기는 함부로 가는 곳은 아닌것 같고...

무엇보다, 길 자체가 "이게 차로 가라는 길 맞나??" 싶을 정도로 험합니다. 위 지도에서 보시다시피, 기본적으로 구불구불한데다가, 절반정도는 비포장이고, 게다가 좁기까지 해서 맞은편에서 차가 오기라도 하면 위태롭게 피해야 합니다.

거북이민박 가는 것과 비슷한, 아니 그 이상의 난이도;;;;;;;;;;;

 

그런데 도착하면 펼쳐지는 풍경이.........

 

우와................

저 멀리 섬진강이 보입니다. 그 앞은 구례 중심지이겠지요?

 

뜨거운 햇살만큼이나, 사진은 정말로 파랗게, 선명하게, 아름답게 찍힙니다. 사진을 볼때만은 시원시원합니다.

 

그리고 뒤로 돌면....

 

우리나라 최대의 문수보살 석상이라고 합니다.
저 앞에 가서 합장을 한번 하고 오고 싶은데... 문제는, 신발을 벗고 올라가야 합니다. -ㅁ-
그리고 바닥을 보시면 전부 돌바닥... T_T

 

으와.... 양말을 신고있는데도 발바닥이 불타오릅니다.
보통은 불상을 만나면 삼배까지는 아니더라도 합장하고 반배를 천천히 하는데,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T_T
합장 후 반배를 하고 후딱 뛰어나왔습니다. 발바닥이 화끈화끈;;;;;;;;;;;;;;;

 

 

그리고 앞에는 이런게 있는데....
세계테마기행 등의 TV 프로그램 등등에서 보이던, 주로 티벳불교나 그런 쪽에서 보던 "마니차"가 있네요.
난간에 있는 작은 원통들도 마니차이지만, 정면에 있는 커다란 탑도 마니차고, 오른쪽에 보이는 사람키 두배만한 것도 마니차입니다. 모두 돌릴 수 있어요....
작은 마니차를 돌리며 옴마니반메홈을 중얼대본 다음에 중간 마니차와 큰 마니차를 돌릴라 하는데....

와 씨....
돌리기 위한 손잡이가 스텐재질입니다. 씁... =_= 손이 화끈화끈....
큰 마니차에는 밧줄이 달려있어서 그걸 잡고 당기면 되긴 했는데 중간마니차는 으어엌...........

여하튼 TV에서나 보던 것을 직접 보고 돌려보니 신기했네요. 마니차를 한바퀴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은 것과 같은 효과가 있어서 공덕이 쌓인다고는 하는데, 제가 불교신자도 아닌지라 공덕이 쌓였는지 안쌓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좌우간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와 사진은 정말..........
중간중간 있는 식수대 같은 곳에서 계속 팔과 머리를 축여가면서 다녔는데도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따흑...

 

 

올라오다 보니 남원이 나왔는데, 남원에는 춘향이가 뛰어놀던 광한루가 있지요.
이곳에서도 역시나 HP를 바치고 사진을 얻었습니다.

연못에는 잉어들이 있는데...
개체수도 어마어마하거니와 크기가 진짜 와.............
얘네가 이렇게 커진 이유가 있는 것이, 물고기밥 자판기에서 나오는 물고기 밥의 양이 엄청납니다.
보통은 종이컵 아래에 깔릴정도로 살짝만 주는데, 여기는 한가득 주네요. 크허.... 관광객들이 와서 그렇게 주고 가니 정말 튼실하고 크게 자랐습니다.

어르신 몇분이 물고기들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하시는 걸 옆에서 들었는데...
이분들 낚시 좋아하시는 분들... 으하....
낚시대 던져넣고 싶어서 입맛을 다시고 계시더군요. 헐헐. 물론 실제로 그러시진 않고요. :)
워낙 커다란 물고기들이 지천으로 깔려있는데 잡으면 안되니까 많이 아쉬우신 느낌이.. 허허;;;;;;;;;;;;;

 

광한루를 돌아다니며 춘향이 사당도 보고, 이런저런 구경을 한 뒤에 남원역으로 향했습니다.

주니어랑 돌아다니면서 "기차역"을 많이 가게 되는데요...
다니다 보니 재밌는게 있습니다.

특히 전라도쪽의 역들이 그런데...
철도노선의 선형개선이 이루어지면서 많은 역들이 원래 자리에서 벗어나서 이전을 했습니다.
그리고 구 역사들이 남게 되는데, 전라도는 넓은 평야에서 산출되는 쌀이 많았고 이걸 수탈하기 위해서 일제가 깔아놓은 철도가 기본이 된 곳들이 많지요. 게다가 역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중심지 역할을 하다 보니 항일운동과 맞물려있는 역들도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파란만장한 역사가 있는 곳들이 많다보니,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구 역사들을 들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구요. 위의 진영역도(거긴 경상도긴 하지만) 비슷한 케이스입니다.
그래서 경로근처 역을 검색하면서 역 이름 뒤에 "폐역"이라고 붙는 곳이 보이면 꼭 가보게 됩니다.

 

하지만 구 남원역은 현재 공사중.. 따흑..... 공원으로 바뀐다고 하네요. 역사 건물 자체도 무척 크고 멋드러져서, 아마 저 건물을 살려서 뭔가를 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 오면 멋지게 바뀌어 있기를 기대하고 다음은 신 남원역으로....

 

오... 이곳도 대궐같은 기와를 올린 건물입니다. 또다시 생각나는 솔라셀 기와.... 허허... -ㅁ-

 

그리고 남원 역 위에, "서도역" 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서도역은 선형변경 전의 오래전 역도 폐역이고, 새 철도에 지어진 새 역도 폐역입니다. =ㅁ=

근데 지도상에는 폐역이라고 나옵니다.....만, 에어컨 실외기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근무하는 직원이 있다는거죠.
아마 역의 시설관리를 위한 직원만 상주하고, 여객/화물 업무가 없어서 폐역이라고 나온 것 같습니다. 여하튼, 여객/화물업무를 모두 하지 않기 때문에 들어가 볼 수는 없었던게 좀 아쉬웠네요.

그러면 구역사는....

 

 

 

 

 

 

와 진짜 레트로감성 뿜뿜하는 이쁘장한 건물이 나타났습니다.
이 곳은 2002년에 전라선 선형개선이 이루어지면서 위의 신역사가 준공되면서 해체될 뻔 했는데....
가장 오래된 목조역사라는 타이틀이 있다보니 남원시에서 부지와 건물을 매입해서 건물을 복원하고 관광지화 했다고 하네요.

찾아보니, 소설 혼불에 등장하는 역이기도 하고(처음듣는 소설;;;) 미스터선샤인의 촬영지로 쓰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그거지만, 주변이 잘 정비되어 있어서, 카메라를 어떻게 들이대도 화보급의 결과물이 나옵니다. =ㅁ=

근방을 지나가실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렀다 가시는 걸 권합니다. :)

 

그렇게 나와서 저녁을 먹으러 가야하는데....
주니어가 바로 위에 오수면이 있고 거기가면 식당이 있을거 같대서 오수면으로 갔는데....

 

아... 영업하는 식당을 겨우 찾았습니다.
근데 원래 일요일에 영업 안하는데 사장님이 심심해서 문을 연... 근데 또 여기가 동네 맛집이네요. 핫핫.
싹싹 비우고 나와서 집에 가려고 하는데 주니어가

"이 옆에 오수역이 있다" 라며 들렀다 가자고 합니다. 이녀석은 이게 목적이었던거죠. 어허...
여튼, 오수역을 검색해보니 "오수역(폐역)"이 검색됩니다. 오호라...

 

오호, 여기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예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둘러보니, 이 곳은 아예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하네요.
이 곳 역시 신역사가 준공되면서 철거될뻔 했지만 임실군에서 역과 부지를 인수했습니다. 영화 광복절특사의 배경이기도 합니다. :)

임실군에서 역과 부지를 인수해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면서, 기차도 같이 몇 량 인수했습니다.

그렇게 인수한 무궁화호가 전시되어 있는데, 임실군에서 인수한 것이니 부품 빼가서 딴 데 쓰지 말라는 경고문이.. 크하..
그리고 좀 놀랐던 게, 미카5형 증기기관차가 같이 있습니다. 한국전쟁 때 유엔군이 쓰던 군용기관차라고 하네요.
관리상태가 나쁘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관리를 위해 뻘짓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녹 등등을 좀 없애고 복원해줬으면 좋겠습니다만, 철도박물관에서 하는 방식의 "복원"을 했다가는 개판이 될 게 뻔한지라...
철도박물관의 각종 전시물은 페인트 떡칠로 인해서 무척 안타까운 외관을 가지고 있지요... T_T

날이 어둑어둑해 졌는데...
마지막으로 오수 신역을 찍습니다.

 

주니어는 이곳에서 입장권과 스탬프를 확보하고 2박3일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그러고보니 이곳 광장에 오수개의 동상이 있다고 하는데 그걸 못봤네요. 아이고.
오수개가 어떤 개이길래 동상까지 만들었나 했더니, 고려시대에 산불이 나자 자기 몸에 물을 적셔서 주인 살리고 나서 죽은... 아 이거 어릴적에 어딘가에서 봤거나 들었거나 한 이야기같은데, 그 주인공이 여기에 있는거였습니다.

그 후손이 오수개라는 하나의 품종이 되었고 지역 이름 역시 거기서 왔다고 하니 다음에 가면 오수개와 그 주인의 동상도 한번 보고 와야겠네요. :)


해가 지고 나서 귀가길에 올랐더니, 집에 도착하니 거의 자정... 으허허...
아직까지도 피로가 안풀립니다. =ㅁ=
그래도 2박3일 알차게 돌아다녔으니 주니어도 만족하겠죠. :)
주니어 때문에 생기게 된 구역사 투어, 이거 은근 재미있어서 저도 보람찼습니다. 핫핫.



PS.
사실, 진주에서 황XXX라는 진주냉면집을 가려고 했습니다.
인터넷에는 3시부터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부랴부랴 서둘러서 2시 50분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식당 앞에는 브레이크타임이 2시 30분부터라고 적혀있네요. 뭔가 착오가 있나 싶어서 직원에게 주문 받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 퉁명스럽게 주문서를 갖다주며 적어달라고 했고, 그래서 적어줬더니 손에서 탁 하고 채어가서 마나님이 극대노한 상태였습니다. 주문서를 받아갔고 온육수도 내주길래 주문을 받나보다 했습니다만 잠시 후 사장님이 오시더니 왜 앉아있냐고 우리 브레이크타임이다 나가시라..라고 하네요... 허허.......
그 집은 다시는 갈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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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김금숙(서울) | 작성시간 25.08.06 덕분에 기행문 잘 읽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이러한 체험이 아드님의 소중한 유산이 되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글을 읽는 동안 네살짜리
    손녀와 아들 내외가 휴가를 맞아
    이 더위에 부산여행을 갈 예정이니
    내내 걱정을 했습니다 ㅎㅎ


  • 작성자김차숙(경북김천) | 작성시간 25.08.06 알차게 여행을 하고 오셨네요
    여행문 읽는데도
    한참

    휴소리가 났습니다~

    옆동네에 산다면
    명현군 따라서 다니면 알차겠습니다
  • 작성자문복지(여수) | 작성시간 25.08.06 2박3일 구경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동입니다.
  • 작성자이미자(대구) | 작성시간 25.08.06 언제봐도 큰인물될 명현군입니다
    계획적이고 체계적이고
    부모님의 교육이 훌륭하십니다
    늘 좋은글 화목가족들 이야기 늘 존경스럽고
    우리손녀에게 얘기들려주곤합니다
    늘 응원합니다
    명현군 화이팅!
  • 작성자이상진(천안) | 작성시간 25.08.08 명현군의 기차사랑을 보니 울 아들녀석 초등 고학년때와 비슷하네요.
    KTX 타고 부산가서 부산 지하철 정복해야하고 열차동호인 미팅한다고 해서 아이는 KTX로 울 부부는 자가용으로 부산가서 저녁에 아이와 합류하고 부산 찍고
    천안까지 오면서 지리산 노고단 돌고 전주. 남원으로
    역사투어 한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항공기를 정복하기위해 멀리 타국에서 항공기 업체에 취업해서 열심히 청춘의 시간을 보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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