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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 여행

[남해 보리암 금산산장]에서 설날 연휴 뒷날 떠나 하룻밤 묵고 오다~☆

작성자이정출(부산)|작성시간13.03.11|조회수2,100 목록 댓글 6

 

설날 연휴 때.....설날 당일 제사 지내고 세배 드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길을 나선다~

1박 하면서 조용히 쉴 수 있는 적막감이 감도는 장소를 물색한

결과, 남해 금산의 보리암 보다 조금 위에 자리하고 있는

금산산장에서 하룻밤 지세우면 제격이겠다 싶어 목적지를 향해

떠나는 날......

맑은 날씨가 흐트러진 마음을 정돈해 주며

좋은 기운 만드는 여행길 되라고 응원해 주는 듯 해

흥겨움으로 길을 달린다~

남해고속도로를 달려 사천IC로 내려서

삼천포대교와 창선대교를 지나며 남해로 접어든다.

 

 

남해 여행을 좋아해 종종 쓩~ 달려가는 편인데, 창선을 지나면서 평소와는 달리

이번에는 독일마을, 바람흔적미술관 등을 경유할 수 있는 코스 반대인 이동면으로 향하면서

중간에 호구산 자락 아래 위치한 '미국마을 (경남 남해군 이동면 요소리 1590 소재)'과 '용문사'를 들러 보았다.

 

 

 

남해군에서는 줄어드는 인구대책방안도 되면서 관광자원도 될 수 있는 프로젝트로

어려운 시절 독일로 가 간호사로 젊은시절을 보낸 교포들의 노후생활로 '독일마을'을 만들어 성공을 거두었고

또다시 '미국마을'을 내놓았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더불어 관광개발을 끊임없이 하는 지자체의 노력을 곳곳이 볼 수 있는 요즘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집집마다의 단독생활, 홈스테이, 펜션이용, 등 정보를 공개해 놓고 있다.

 

미국풍으로 건축 디자인 되었다 하며, 22가구가 각기 다른 특색의 분위기가 눈요기로 된다.

 

미국마을 입구에서 돌아서 보면 아주 평화로운 바다가 마음을 쉬게 해주기도......

 

미국마을 중간 도로를 계속 올라가면........ 남해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사찰 '용문사'가 있어

도랑치고 가재줍는 기분으로 즐길 수 있어 좋다.

 

 

용문사 절로 들어서면서 만날 수 있는 세월의 징표.....

이렇게 자신의 몸이 다 헤어져나간 몸둥아리의 나무인데

그 아픔을 따라 위로 눈길을 보내니

아직도 어연한게 생가지들이 하늘을 배경으로

동맥, 정맥, 실핏줄 같이 정교하리만큼 아름다움으로

지존을 하고 있는 풍경에 한참동안 인고를 더듬어 보며

어느새 친하게 되어 내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겨울을 담아놓고 보낼 생각이 전혀 없는 듯한 풍경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지바른 곳에서 매화꽃봉오리는 봄처녀될 준비에 부지런을 가하고 있는 풍경이 교차되고 있었다.

 

 

하늘을 조각내며 고고히 서있는 나목의 여유있는 공간을

따사로운 햇살이 고요한 절마당에 내려앉히며 그려낸 작품에 한 쪽 귀퉁이를 빌어 나를 집어 넣으며 친구놀이를 하기도!

 

 

 

 

구유(일명 구시통) .....많은 대중 들의 밥을 퍼두는 함지통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신도들이 운집하는 법회나 대작 불사를 회향할 때와 유사 시 승병들의 밥을 퍼두던 용기였다고 한다.

'대작 불사 회향'이란 뜻이 무엇일까? 임진왜란 때 1000명 분의 밥을 퍼 담아오던 밥통으로도 전해온다고 한다.

 

 

 

 

 

 

 

 

 

 

 

설날 다음날이어서 인지........

용문사의 경내에는 아주 한적하여

조용히 거닐다 보니

분주함으로부터 벗어나고팠던

애당초의 생각과 근접한 시간이 고마운 마음이 들면서

예쁘게 서있는 나무 한그루에까지

눈길과 마음을 줄 수 있어

더욱 한가로움을 맛보는 재미가 안긴 발걸음이 되었다.

용문사를 나와서는 이제 본 목적지 금산을 향해 달린다.

헉헉거려야 하는 산행이 아닌 여유있는 쉼을 계획했기에

보리암 주차장까지 차로써 도착한다.

 

 

보리암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1KM 정도 걸어 기념품 판매소의 뒷모습이 먼저 보인다.

 

기념품 판매소 문에 걸려있는 샘플 글귀 중에서 하나 건져내어 새겨본다.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저녁이 되기까지 두어 시간 남았기에 보리암 경내로 바로 가지 않고 그길로 바로 금산 정상길로 오르다 뒤돌아 본 길~

 

 

 

 

 

 

 

 

 

 

 

 

 

 

 

 

 

 

 

 

정상 거의 다 닿기 전에 만나는

키큰 산죽숲 통로에서

웬지 또 하나의

포근한 안정감을 선물받으며

편안히 길을 걷게 된다.

선택을 잘했다 하는 생각과 더불어

모처럼 피곤하지 않는 여유를

호사처럼 누리며 즐기기도.......

 

정상에 옆에 있는 바위가.... 내 눈엔 아주 잘생긴 개의 얼굴처럼 느끼지기도.......

 

'희망이 있는 해피스토리'의 인증샷~~ㅎㅎ

 

봉화대 위에 몇몇 사람들이 어우러진 광경도 적절히 아름다운 작품이 되어 보기좋아 찍어보기도....

 

이제 하산을 하면서 만난 ........ 바람에 뽑혀진 커다란 나무둥치 밑을 보며 생각에 잠겨 본다.

이 나무의 뿌리는 깊이로 뻗기 보다는 옆으로 길게길게 뻗어나갔기에 바람을 이겨내지 못하고 넘어진 듯 하여

내 인생에서도 이것저것 하잘 것 없는 잔뿌리만 내리고 있지는 않는지 뒤돌아보는 단상에 빠지기도~~

 

이제 하룻밤 묵을 금산산장(일명 부산산장) 방향으로 내려간다.

 

드디어 산장의 모습이 드러난다.

 

예전에는 부산여인숙이라 칭하기도 했다는데....

현재는 3대째 이어와 젊은 청년이 지키고 있는데

여기서 교대로 일을 돕고 있는 할머니 두 분은 매스컴에도

제법 등장했던 일로 일면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내가 가서 묵을 때 계신 할머니는 20여 년 전에 교통사고로

뇌를 다쳐 고생하다 좋은 공기 마시며 사는 것이 살길이다 싶어

올라와 원조 할머니를 돕던 것이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한다.

누룩으로 술을 빚어 팔기도 하고....

한 때는 기업체의 워크샵 등 북적이던 유명세가 있기도 한데

지금은 거의 등산객들이 주로 들렀다 도토리, 파전 놓고

막걸리 한 주전자씩 하고 가는 것이 대부분인 듯 했다.

 

 

산장 마루터에 놓인 좌판이 한 때는 시끌벅적했었던 추억을 안은 채 조용한 저녁......

이 곳에서 일출을 보면 아주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전한다.

 

산장에 들러 저녁식사를 6시 반에 하겠다고 예약을 하고서 오른쪽편으로 산길이지만 산책하듯이 나가면서

옛날 신라의 원효대사, 의상대상, 운필거사 등 삼사가 수도좌선을 하였다는 '좌선대'를 지나노라니

오르기 꽤나 오금이 저린 바위를 기어이 올라 좌선대에 기필코 앉아보는 이가 있었다.

밑에서 기다리던 저 이의 아내는 자꾸만 내려오라 성화를 하는데도

소원을 기도하고 내려갈테니 기다려라며 여유를 부리는 저 남자의 호탕함이 특별했다.

 

 

옛날에 전라도 돌산지역 사람이 남해에 옮겨와 살았는데, 이웃에 사는 아름다운 과부에게 반하여 상사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게 되었는데, 남자가 죽을 지경에 이르자 아름다운 과부가 이 바위에서 남자의 상사를 풀어줘 살렸다하여

'상사암'이라 부르는 곳까지 가 보았다.

 

넓적한 바위가 여럿 있기도 하고 이렇게 예쁜 여인의 입술같은 바위구덩이에 고인 눈비가 얼어 더욱 섹시해 보이기도...

 

'상사암'에서 건너다 보이는 보리암에 노을빛이 감싸이기 시작했다.

 

'상사암'에서 일몰이 빚어내는 노을의 장관에 좀더 노니는 시간을 갖기도.....

해가 진다는 일몰은 몇 시간 뒤에 일출의 모습으로 또다시 우리가 사는 일상으로 다가오며

희망을 선사할 것이니 그다지 조급하지도 허해 하지도 말자고 되뇌이며 산장으로 다시 걸었다.

 

조용히 묵을 방앞 마루에서 인증샷~~

 

아쉬운 것이 있었다면........ 기름보일러를 가동한다는 것.

장작불 지피던 시절이 있었으나 요즘은 나무를 하는 것도 힘들고 제반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바꿀 수 밖에 없었다한다.

대신 방에는 방 밖에 없다. ?? TV. 라디오, 인터넷 등이 일체 없고 전혀 되지 않으니

묵묵히 적막하게 보내기에 그저그만인 조건이었다.

함께 간 친구도 다행히 취향이 맞아 화장실 가는 긴장감 빼고는 아주 만족하며 묵을 수 있었다.

 

부탁한 저녁상..... 1인분에 7,000원 2인이니 14,000원~

예전에는 5,000원이었다는데 비싼 듯 하지만, 여건이 수월하지 않는 곳에 위치했으니 이해하며 받아들였다.

시락국이 완전 토종맛이어 만족을 보충하기도... 상의 닳은 모습을 보니 하수상 세월이 물씬 느껴지며

소담한 행복의 밥상이 되었다.

 

공장에서 빚어진 것과는 달리 누룩발효가 많이 되어서인지

첫맛은 시큼텁텁한 것 같았는데 몇 잔을 계속 마시니 금방 익숙한 맛이 되어 1주전자를 다 비워냈다.

밥먹는 동안 곁에서 할머니께서 발효가 많이 되어서 그렇다며 자부심 많은 말씀을 연이어 하시기도.....

가격은 8,000원 ......... 숙박비30,000원 ....... 이렇게 모두 52,000원 지출했다.

(참고로 샤워장은 없고 그냥 세수만 해야한다.)

 

여기는 세월을 엮어놓은 소품이 많았는데........ 그 중 각 방의 열쇠 묶음이 젤 인상적이었다.

 

화장실이 본체와 떨어진 곳에 있으니 긴장하면서 사용할 수 밖에~~ ㅎㅎ

다음날 아침 일기예보상 흐려서 일출을 보기 어렵다는 주인장의 안내를 들었던 관계로

뜨끈한 온도의 방바닥에서 늦게까지 뒹굴다 일어나 세면만 간단히 하고 하산을 하기로 한다~

어제 금산 정상에서 내려왔던 길과는 다른 코스로 걸으며 제석봉을 지나기도 하며

보리암을 경유해서 주차장으로 다시 도착했다.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기후가 변화하면서 작은 싸락눈이 날리기 시작하길래

다른 경유지 없이 곧장 부산으로 향하기로 하고 달리다가 '멸치쌈밥'으로 아점을 먹었다.

1인분 10,000인데 곁가지 반찬이 많이 약하다 싶은 생각 중에 먹기 시작하는데

멸치조림의 양념빛깔이 약해 별 기대없었는데 막상 먹으니 의외의 반전이..... ㅎ

칼칼한 맛으로 입맛을 당기게 해 열심히 먹다 밥 한공기 추가했고, 곁가지 반찬이 여럿이엇으면 낭비였겠다 싶었다.

 

배부른 아점으로 날씨가 짖굳어져도 용서가 되면서.....

은모랫빛으로 유명한 상주해수욕장이 잘 내려다 보이는 고개에서 부슬거리는 빗방울을 맞으면서 쉬기도 했다.

 

저 백사장 속에 묻혀있을 나의 20대 연애시절의 추억통장을 열어보며 베시시 웃음을 짓기도.....ㅎㅎ

부산의 해운대 해수욕장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버스타고 여행오며 데이트했던 그 시절의 풋풋함이

참으로 그리운 보배가 되어 가슴 한 켠에 남아 있으니 날씨가 어떻고를 떠나 어찌 그냥 지나칠 수가 있었겠느냐 말이다.

 

그 사람 지금 내 곁에 없지만 없는 것이 아님을 느낀 상주해수욕장은 아름다움으로 계속 존재해 있게 되겠지!

 

궂은 날씨 때문에 곧장 고속도로로 달려 함안휴게소에 잠시 들렀을 때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것이 아닌가?

진눈깨비와는 달리 함박눈이 주는 푸근함이 있다는 걸 느끼며 두 손을 벌리며 환하게 웃을 수 있었던 순간도 있었다.

 

명절에 준비하는 제사음식을 만들며 내가 왜 이래야 하지 하는 설움이 목구멍까지 차고넘쳐

집에 그냥 못있어 설, 추석 명절연휴 뒷날에는 어디론가 떠나는 여행이 습관처럼 자리잡고 있지만

이젠 조금은 숙성이 되었는지 그렇게 비애감적인 감정만이 아니어서

 

조금은 견딜만하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더 잘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느껴진 여행길이었다고 종합정리한다.

 

 

....................

 

 

'희망이 있는 해피스토리 李貞出'~~ 만세!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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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이상화(대구) | 작성시간 13.03.12 잘보고갑니다
  • 작성자이정연(서울) | 작성시간 13.03.12 아주 잘봤습니다.. .
    4월초에 여행계획이 있는데 이곳으로 가려고 마음이 굳혀집니다..,
  • 작성자서승아(수원) | 작성시간 13.03.12 설명에 더 감사드립니다.여행지로 아주 좋은곳을 발견했네요^^
  • 작성자김민선(인천송도) | 작성시간 13.03.12 좋은여행 기분전환 하셨겠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한 많이 댕겨야겠네요. 사진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하이소....
  • 작성자김정욱(양산) | 작성시간 16.11.12 다음주 남해 여행을 잡아 놓고 특별한 스토리를 만들지 못하고 이방 저방 기웃거리다가 좋은 길잡이를 만났습니다.
    이번 남해 여행길에 도움 되겟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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