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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정모후기

잊지 못할 덕평의 가을 축제...

작성자은창숙(난곡)|작성시간14.11.02|조회수484 목록 댓글 13

 

전음방 가을 축제에 다녀 온지 여셋째되는 날, 

하루종일 가을비가 하염없이 내립니다.

익숙한 길을 떠나 윗녘으로 향하던 낯선 길에서 만났던 잎새들 마다

울긋불긋하게 스미어 번져가던 가을빛이 였는데...

아~너무 빨리 빛을 거두어 가네요.

며칠사이에 이곳의 산하는 그 고운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어느새 가을은 짙은 브라운톤으로 깊을대로 깊어져 가나 봅니다.

 

지금쯤은 대부분의 회원들은 왁자했던 정모에서의 들뜸이 가라앉아 가겠지요?

뒤늦게 후기라고 써보려니까 사실 감흥이 좀떨어지긴 합니다.

열기기 식기 전에 써야 하는데....

뒷북이라 좀 그렇긴 하지요?

남편의 독려가 있기도 했지만 솔직히 저도 한줄 거들고 싶기는 했답니다.ㅎ

 

함양에서의 첫 정모 이후 두번째 참석하는 길이 참 멀기는 했지만

네비양의 친절한 안내로 덕평 수련원에 무사히 당도 했습니다. 

아~ 역시나

잔치집에 빠지면 섭섭할 풍물소리가 우릴 향해 두두둥 환영의 빵빠레를 울려 주더군요.

 

마로니에 넓은 잎사귀들이 수북히 쌓여가던 계단을 지나

넓은 마당에 올라서니 그 이름도 빛나는

다음카페 식재료의 보고, 

전음방 가을축제가 무르익어 가고 있었습니다.

 

낯선 얼굴들속에 수년만에 뵙는 반가운 모습도 간간히 보였습니다.

사진으로만 뵜던 맹구님이 제일 먼저 제 시선에 들어 왔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맹구님이 였어요.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여유로운 표정이 참좋은 느낌이였습니다.

우리 맹지기님 여전히 카리스마 넘치고 고우셨구요.

대구에서 뵜던 미세스전음방 황여사님

함양에서의 첫정모 카플동지 젖소맘님, 김미숙님 무척 반가웠습니다.

두분 덕분에 낯서름을 털어낼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저희와 옷깃을 스친 모든 님들 반가웠습니다.

다음에 뵈면 더 반갑겠지요? 

 

접수대에 앉아 계셨던 김경숙님께 이름표를 받아 들고 행사장을 둘러 봤습니다.

 

주인들의 살뜰한 손길이 느껴지는

다양한 상품들이 나름대로 눈길을 당겼습니다.

매대를 자세히 둘러 보며 몇 가지 구입해 놓고

뒷늦게 떡만들기 강의장에도 가봤습니다.

서정미 선생님의 손길은 가히 마이더스의 손이 아닐까 싶을 만큼

어여쁜 절편꽃이 화려하게 장식된 떡케익 너무 예뻣습니다.

맛도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맛은 못봤습니다.

저도 전음방 어느님의 레시피를 보고 몇년 전에 단호박케익을 만들어 보긴 했지만

제대로 한번 만들어 보고 싶은 욕망이 생겼어요..

 

수고를 마다않는 부지런한 분들 덕분에 저녁밥 맛있게 먹고

어둠이 내리는 마당을 지나 강당에 도착하니

무대 아래는 벌써 푸짐하게 펼쳐 놓은 상품들로 가득했습니다.

맛뵈기로 보여준 삐에로 분장의 맹지기님과 그 일당들....

개성 강한 우리님들의 즐거운 일탈이 신났습니다.

덕평의 밤을 뜨겁게 달구어준 사물놀이팀들 시쳇말로 짱이였어요.

 

덕평의 가을 밤 축제의 격을 한단계 올려준 프로 소리꾼 며느님~

그리고 다양한 장끼와 화려한 입담을 선보인 광란의 그 밤~

너무 빨리 지나가 아쉬웠지만

우리님들 모두가 멋지고 아름다웠습니다.

살면서 반드시 실현해야할 행복할 권리, 자유로울 권리를 누렸고

우린모두 온전히 그 순간에 충분히 몰입했었고 즐거웠습니다.

 

늦은 밤 309호 숙소에 들어서니 어디서 오셨는지 모르지만

화사한 분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만의 착각이겠지요.ㅋ

이미 씻고 닦고 누울 준비 다 해놓고 말이지요.

아~ 근데 저 보다 더 늦게 찾아온 마지막 손님이 불을 당겼습니다.

저 멀리 낙양성을 덕평으로 불러올 줄이야...

 

식지않은 열기로  309호의 고요(?)했던 뒷풀이~

멋진 분들을 만났습니다.

언니를 모시고 참석하신 박여사님, 그리고 언니분,

황여사님, 조언니, 탁아우님, 생강엿님(?)

잊지 못할겁니다.

 

그날 밤 저는 정말 묘한 경험을 했습니다.

집 떠나면 잠을 잘못자는데 박여사님의 특별한 자장가인 시조창이

저를 쉽게 잠나라로 인도해 줬답니다. ㅎ

 

옆지기 일이 바빠서 아침 밥만 먹고

줄행랑치느라 만리장성을 쌓은 룸메이트분들께 인사도 못드리고

짙은 안개길을 되짚어 돌아 와야 했습니다.

길을 잘못들어 다시 덕평으로 돌아가는 불상사도 겪긴 했지만

덕평에서의 하루가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내년 가을 정모 때 우리 다시 또 만나요!!!!

 

구매자와 판매자의 소통의 장이 되었던 잊지 못할 덕평의 가을 축제,

막은 내리고 불도 꺼졌지만

가슴에 품은 따뜻한 불씨 하나는 꺼지지 않으리라 믿어요.

 

난곡 신랑이 아닌 난곡 은창숙이 허접스럽지만 한줄 올립니다.

 

아래 사진은 제 꼬진 폰으로 찍은

그제 아침 우리 마을 어귀를 휘감아 흘러가는 군위의 젓줄 위천 중류입니다.

아!   얼마나 환상적이 였는지...

사진 보다 훨씬 훨씬 멋지고 아름다웠답니다.

출근길에 환상적인 광경이 눈에 들어와서 한참을 서성이다 갔어요.

강물에 피어나던 물안개가 아직도 눈에 삼삼합니다.

"물속에 잠긴 가을의 경전"이 멋지지 않나요?

 

 

해질무렵엔 박재삼 시인의 그 유명한 시

"울음이 타는 가을강"을 생각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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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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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은창숙(난곡)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11.04 직선으로 만나는 것도 좋지만 곡선으로 만나면 더 좋은걸요..ㅎ
    글을 잘쓰진 못해도 가끔 요즘은 아주아주 가끔이지만....
    저는 뭔가를 쓰면서 내안의 들끓는 마음을 다스리려고 합니다.
    감동 하셨다니 제가 더 감동입니다. ㅎㅎㅎ
  • 작성자현경애(남양주) | 작성시간 14.11.04 정말 수필같은 후기 싶니다.
    군위는 한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안개낀 위천중류가 너무 시적이고 멋있네요.
  • 답댓글 작성자은창숙(난곡)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11.12 과찮입니다..
    감사드려요.
    네,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는 작지만 아름다운 고장입니다...
  • 작성자박찬화(전북) | 작성시간 14.11.12 당선을 축하합니다.
    늦게읽어보고 .이제서야.축하하네요
    나중올때.
    인사없이 헤여 져 섭햇지요
    맛깔스런후기읽고.소설책한권쓰서도하는마음들엇 다우.강사진도. 시 도,너무좋와요,.수필가이신맹선생님이.당선작으로 뽑으신걸.잘알겟어 요
    내년에 만나길소원해요 우리 ^*^
  • 답댓글 작성자은창숙(난곡)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11.12 아이구 형님 부끄럽습니다.
    바삐 오느라 인사를 못드렸어요.
    죄송해요.
    내년 정모 때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뵈요.
    형님의 시조창 다시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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