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작업실을 지으면서 이런저런 꽃모를 샀습니다.
그런데 그 꽃 사이에서 아주 조그만 꽃이 피는 땅나리 한뿌리가 묻어왔습니다.
너무 작은 꽃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영양실조인 줄 알았습니다.
앙증맞고 귀여운 그 꽃을 애지중지 키워 한 뿌리가 20여뿌리까지 늘어 한 곳에 몰아 심었습니다.
달라는 사람에겐 딱 한 뿌리만 주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봄 어느 날 꽃밭을 돌아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뿌리들이 거의 다 흙 밖으로 튀어나왔기 때문입니다.
들고양이 세 마리가 그 뿌리 근처를 파고 똥을 쌌던 것을 몰랐던 것입니다.
부랴부랴 다시 심었는데 심기가 무섭게 또 파기를 반복하여 울타리를 쳐주었습니다.
울타리 치고나선 안심하고 그곳에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 풀을 뽑다가 간당간당 조금 살아있는 땅나리를 발견하였습니다.
커다란 꽃들에 가려져서 거센 비바람에 뿌리가 돌처럼 밖으로 나와 말라 죽은 것도 몰랐습니다.
내년 봄엔 좋은 자리로 옮겨 식구를 많이 늘릴 생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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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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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구경분(인천강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8.07 나는 꽃을 키우면서 꽃들에게 참 많은 것을 배운답니다.
사람에게도 배울점이 있지만 동식물에게도 배울점이 참 많아요.
말 없는 스승이지요.^^ -
작성자김정이(파주) 작성시간 24.08.04 제가 이 꽃을 엄청 좋아해서 어릴적부터 뒷산에 올라가 많이 꺾었어요
어리니까 뿌리 캐올 생각은 못했지요
성장후 오랜만에 가보니 산천이 변하고 풀이 너무 우거져 흔적도 없네요ㅠ
다시는 못볼줄 알았는데 엄청 반갑네요
많이 번식시키셔서 제게도 딱 한뿌리만 키울수 있는 행운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답댓글 작성자구경분(인천강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8.07 아, 이 꽃이 산에서 자생하는 꽃이로군요.
그런 줄 몰랐습니다.^^ -
작성자김정이(파주) 작성시간 24.08.07 네 가끔 동해안 가는 도롯가에 가끔 보이더군요
너무나 이쁘고 반갑더라구요
꼭 키워보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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