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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이 허전해진다 /돌샘 이길옥

    또 한 분이 꽃상여를 타고 이사를 가신다.
    고락을 같이 하던 친구 두어 분 담벼락을 등지고 앉아
    마지막 선물로 받은 하얀 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먼저 가서 좋은 자리 잡아놓으라 손을 흔든다.
    부러움과 서운함이 손끝에서 펄럭인다.
    떠나신 분의 빈자리를 바람이 앉았다 간다.

    젊음이 출렁이고
    개구쟁이들이 헤집고 다니던 골목으로
    간난 아기 울음소리 따라나서던 때 언제였던가.
    할아버지 불호령이 담을 넘던 때 언제였던가.
    젊은 새댁이 샘 길 밟던 때 언제였던가.
    골목에 적막이 뱀처럼 기어 다닌다.

    주인 잃은 폐가에서 푸석푸석 먼지가 인다.
    마당에 돋은 잡초도 힘이 없다.
    동네를 한 바퀴 돌아 나오는 발길에 으스스 한기가 밟힌다.
    흥청거리던 옛날이 삭아 내리고 있다.

    꽃상여가 동네를 떠난다.
    또 한 채의 집이 주인을 보내고 서운해 한다.
    싸늘한 추위가 몰려와 자리를 차지한다.
    고향이 허전해지고 있다 ㅡ다
    작성자 김흥임(서울) 작성시간 2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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