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하면 뭘해....
매년 새해에 뭘 하겠다고 마음 먹은 것을 평생 모두 합쳐 물건으로 따지면
아마 수십 츄럭은 족히 될겁니다. 작심삼일의 명수. 바로 저랍니다.
1월도 벌써 중반이네요. 허! 기가막혀서 원!!...
새해는 제가 그림을 그리는 계획을 하나 더 세웠답니다.
"시간이 없어서..."라는 말이 얼마나 나를 평생 게으르게 했는지.. 이번에는 꼭 해야지...
하여튼 지난주부터 난생 처음 유화(Oil Painting)라는 것을 시작 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로 가정의 평화.
평생동안 저는 밖으로 나가서 운동을 하는 것만 골라서, 그리고 혼자 하는 운동만 골라서 했습니다.
특히 골랐다기보다는 공(Ball)으로 하는 운동은 제가 싫어한답니다.
등산, 마라톤, 스쿠버 다이빙, 카누,사냥, 사격, Flying 낚시 그리고 작년에 카약을 하나 더 시작 하였습니다.
한 십년전부터 사냥, 그리고 Flying 낚시는 접었구요.
하지만 위험한 운동만 골라서 좋아하니 아내가 좋아 할 이유가 없겠지요. 걱정도 되고..
위에 있는 운동을 골고루 하려고 하면 정말이지 일주일에 3 일을 쉬는 저도 정신없이 바쁩니다.
하니 몇십년동안 저의 처는 주말에 혼자 있게 마련. 저녁에 집에 들어 올 때면 제가 이쁘겠어요?
쥑이고 싶지.
"쥐가 고양이 집에 슬그머니 꼬랑지 내리고 들어가는 모양새"였답니다.
그런데요 지난 주말에 JMY 미술실에서 제 아내와 그림을 그렸는데 얼마나 좋아하는지..
오늘 제 화구를 모두 사 갔고 오는거 있지요? 진작 같이 그림을 그릴걸...
평화가 왔답니다.
둘째로는 저의 미화작업.
미술실에 가니 모두 점잖은 분들만 있어서 제 입이 청소, 미화가 되었답니다.
제가 운동을 할때 쓰는 혼잣말 언어 모드 : "아! 쓰발! 내 대갈통 털나구 츰으로 그림 그려 보네"
미술실 언어 모드: "저여! 생전 처음 그림 그려보는데요..."
보통 얌전 모드가 아닙니다.
세째로는 노후 대책.
제가 하는 운동이 좀 힘을 쓰는 운동이라서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나이가 더 들어 정말 힘이 모자라 걷기가 힘들 때 쯤이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만일 병이 들어 별로 움직이지 못 할 때 무엇을 하겠읍니까?
그게 바로 저에게는 살아서 있는 지옥일겁니다.
제가 지옥 갈 것이 뻐^언한데 가기도 전에 살아서 지옥에 있을 이유 없겠다 싶습니다.
그때, 지옥 같은 세상에서 그림을 그리면 위안이 될까 해서 말인데요...
차 타고 가다가 멋진 풍경이 눈에 오면 차 안에서 그림을 그릴 수도 있잖아요?
"준비 한 者와 안 한者는 차이가 있겠습니다"
철저한 노후 대책입니다.
네째로는 경제적.
어느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하려면 파란색 지전, 벤자민 후랭크린 그림 있는 것 몇장은 우습게 써야 하는데
제 경우는 아내가 모든 화구를 갖고 있으니...
퍼런 지전, 해밀톤 대통령 서너장이면 충분하겠습니다.
"다된 밥상에 숫가락만 하나 더 얹으면 되는 격 아닙니까? ㅎㅎㅎ"
다섯째, 나의 행운.
여지껏 살면서 그림 그리는 친구들을 한꺼번에 사귀어 본적이 없습니다.
저에게 행운이 왔답니다. 그리고 특히 전문가가 있다는 것은 더더욱 행운입니다.
저는 좋은 화가 그리고 친구를 만났습니다. 저의 행운입니다.
여섯번째 쿨합니다.
제가 직접 촬영한 사진을 유화로 다시 그려 본다는 것.
이거 보통 기분일까요?
마지막으로 일곱번째, 폼좀 잡습니다.
직장에서 제가 벌써 떠벌려 놓았답니다.
Simon, 그림 시작 했다고요. 그렇치 않아도 작업을 할 때 Graphic Design부 눔들 어떤 때
꼴두 뵈기 싫은 때가 많았는데 멋지게 그려서 그눔들 콧때좀 꺾을려고요.
하여간 직장에서 자기 선전은 충실히 해야 된다니까....
일종에 "Job Security" . 충분히 됩니다요.ㅎㅎㅎㅎ
해마다 신년이면 새로운 계획을 세웁니다. 해마다 거의 실패를 하였지만
이번에는 꼭!! 꼭!! 이루어 볼렵니다.
"계획만 세우면 뭘해, 생각만 하면 뭘해.. 해 볼텨!"
속으로 중얼거려 봅니다.
자. 그림 그리는 첫날.
작품을 만들 때 저는 모니터가 까맣게 보입니다.
어떻게 무엇부터 시작을 할런지, 2 분 안에 무엇으로 시청자의 흥미를 주어 채널을 유지 시킬런지.
항상 시작 할 때. 정말 깜깜합니다.
그림도 마찬가지네요. 하얀 Canvas 만 보이네요.
기가막혀 웃음만 나옵니다.
정명열 선생님 얼굴만 쳐다보고 있으니 그림 하나를 갖고 오십니다.
"쉐난도 좋아하니 쉐난도 그림 그리자구요!!"
" 맞습니다. 저는 죽어라하고 쉐난도만 그릴렵니다."
대강 스케치를 시작했습니다.
아휴!! 내가 미쳐삐려!!
연필로 안하고 붓으로 하랍니다. "아이구 선상님, 틀리면 으떠케 해유?"
하지만 한숨만 쉴 수는 없쟎습니까?
정명열 선생님의 붓잡는 법을 시범과 스케치 요령을 설명 해 줍니다.
생각은 금방 될 것 같은데 막상 해 볼려니 허^허
왜 줄이 삐딱하게 나가는겨? 첫방부터... 그것도 술쳐먹은 눔 모양 벌^벌 떨면서...
"이 빙신, 줄 긋는 것 부터 배워야겠구먼."(속으로 중얼^^중얼^^)
"조용히 못 그려요!" 저쪽에서 아내가 핀잔이다. 마치 군대 고참같다니까요...
"제길! 속으로 중얼 중^얼도 못하겠네..."
옆에서 그리는 우리의 "아마츄어 고수" 탈렌트 권미혜선생님이 쩔쩔매는 저를 보니 재미있는 모양입니다.
"시작 첫날부터 그정도는 잘하는거예요"
(속으로... 감사합니다..꾸뻑^^.)
그런데요 사실 저는 깜깜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답니다. 자세히.
쉐난도에 산등성이에 햇빛이 비추고 낙엽이 진 나무를 적당히 그리고 상록수도 적당히 그릴 자리를 매겨 놓고
(이 작업을 기초그림 즉 Foundation 이라 부른답니다)
스케치 해 놓은 부분을 채울 차례입니다.
"에이라 모르겠다!! 칠하고 보자" 해서 그린 그림이 아래 그림입니다.
개발, 쇠발입니다. 이런것을요...
정명열 선생님은 제가 생전 처음으로 붓을 들고 그림을 시작한 중요한 순간이라며 고맙게스리 사진을 찍어 주셨답니다.
(속으로... 엄청 재미있다고 생각 하셨을껴.. 내가 다^아 알지..초짜들 엉기는거...)
여기까지 그리니 어느덧 하루가 다 갑니다.
더 이상 오늘은 못 그린답니다. 페인팅이 완전히 마른 다음에 디테일을 그리기 시작한다네요.
다음주까지 기다려야 된답니다.
하루는 잠을 자는데 꿈에 그림을 제가 그리는거 있지요? "뭐든지 할려면 폼생 폼사라! "
Palette도 둥글 넙적하고 멋지게 생긴 눔 왼손에 끼워 놓고 모자는 불란서제 까만 고바우 빵떡모자는 둘러쓰고
색을 배합하는데 제가 바라는 색이 안나오는거 있지요.
얼마나 혼났는지 오른손으로 Knife, 꾹꾹 누르면서 쩔쩔매다가 꿈에서 깨어났답니다.
색때문에 스트레스 엄청 받은 모양입니다. 꿈에서까지 나오는거보니...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주말에 운동을 못하니 주중에 뛰려고요. 화요일, 목요일, 이틀을 버크 레이크에서 5 마일씩 뛰었습니다.
그리고 금요일, 어제는 혼자서 Shenadoah River Virginia State Park 에 다녀 왔고요.
다시 오늘 아침, 토요일, 2 마일 정도 뛰고 부지런히 JMY 미술실에 도착 했습니다.
그림공부 때문에 운동을 줄일 수는 없으니 더 부지런 해야 될 것 같았습니다.
일주일이 지났으니 그림이 다 말랐습니다.
다시 그림을 바라보니 다음 스텝이 깜깜합니다. 어떻게 Cooking 을 하나?
대책이 서질 않습니다.
그런데 어제 Shenandoah River 에 다녀 온 생각이 났답니다.
"맞어! 내가 촬영한 Shenandoah River 사진. 그거 그려보자! 위의 그림은 나중에 완성시키고.."
정명열 선생님도 그 그림을 그리면 처음일테고 그림 그리시는 그대로 따라 그리면 되쟎여?
선생님만 OK 싸인 나면 난 캄캄한 턴널에서 탈출이다.
즉시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좋다고 하신다. 이게 왼 떡이냐??
그대로 집으로 달려가 제 콤에서 프린트하여 단숨에 미술실로 왔습니다.
작년 10월 30일에 촬영 한 사진입니다.
싸부님이신 정명열 화백님답게 제 자리에 앉으시고 그리기 시작 합니다.
정말 이런 말 밖에 안 나옵니다. "놀랠 노자다!"
Monkey see, Monkey do!!!
그대로 따라 합니다. 그런데 그게 또 말대로 됩니까?
S 자 강물이 왜 나는 스므스하게 안되는겨? 뭐 잘되면 내가 천재게?
선생님이 답답하신지 강물 커브를 멋지게 고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강물은 지금 그려야 된다고 시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대로 따라하니
제가 해 놓고 기절 할뻔 했다니까요?
강물에 비치는 그림자하며 흐르는 느낌을 주는 오일 페인팅의 진수!!
"캬!! 쥑인다!!"
근데 시몽, 집에 빵떡모자가 없어 산에 갈 때 쓰는 모자 쓰고 왔더니 두부장사 폼이네....
붓을 위로, 아래로 선생님 하는대로 따라 한 결과 저는 오늘 확실히 강물을 배웠답니다.
"선생님 오늘 저녁 쏠께요"
"그만두셔! 저녁 많이 먹으면 살쪄!!
오늘 여기까지!!
신기하다!!
그림 그릴 맛 난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 그림에 취미 붙입니다.
다음 주가 기다려 집니다.
2011. 1. 15. 토요일.
시몽
들으시는 음악은 Yiruma의 River flows in you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