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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를 구입하다

작성자小浪/조경애|작성시간26.06.09|조회수20 목록 댓글 0

 

 

 

자동차 사고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울산에서 산부인과를 하는 여동생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집엘 왔다.

 

이름이 박경애라서 초등학교 입학하던 날 조회 때

대대장이 교장 선생님을 향하여 "차렷, 경례!"라고 외치자

자기를 부르는 줄 알고 "네--"하고 뛰어 나갔던 얘다.

 

마침 차를 바꿀까 싶었는데 오빠의 차가 망가졌다 해서

자기가 타던 차를 줄려고 가지고 왔다면서 한번 보라고 했다.

까만 색 3000cc짜리 그랜져였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그랜져를 갖고 싶은 것이 당연하겠지만

나는 막상 그 차를 눈앞에 두자 내 주위에 있는 분들이 먼저 떠올랐다.

아직은 아무도 그런 급의 차를 타는 분들이 안 계시는데

내가 그랜져를 탔을 때

과연 그 분들이 나를 여태까지 처럼 격이 없이 대해 줄 것인가

특히 내 주위에는 많은 어려운 분들이 계시는데 그런 분들에게

위화감(感違和)이나 주지 않을까.

 

돈 많은 양계장 사장 곽창원도 쏘나타가 고작이고

돈 잘 버는 이호실도 <레간쟈>를 샀다가 연료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내 간장이 다 녹는다"며 경승용차로 바꿨는데

특별한 직업도 없는 내가 그랜져를 탄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격에 안 어울린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사양을 했더니

"오빠는 왜 남을 의식하면서 살아요?

오빠가 좋으면 타면 되는 거지?"

동생은 도시 이 오빠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이럴 때는 역시 아내의 맞장구가 효과적이다.

 

"그래서 오빠 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잖아요.

저도 차를 보니까 욕심은 나는데 주위 사람들의 눈총이 염려가 되어요"

올케 언니의 말에 동생이 어이없어 하며

"언니까지 그렇게 생각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네요.

그러면 어떻게 할까,

오빠도 쏘나타 탈래요?"

 

차를 해결해 주려고 마음먹고 온 터라 그랜져를 안 타면 그걸 팔고

대신 쏘나타를 빼주겠다는 것이었다.

"네 뜻이 정히 그렇다면 아반떼로 탈란다"

전 같았으면 끝까지 사양했을 텐데

염치 좋게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이 툭 튀어 나왔다.

 

"그러면 이번에는 그렇게 하시고

다음에는 좀 더 좋은 차 타세요.

오빠는 특히 다른 사람하고 다르니까 좋은 차 타야 해요."

그래야만 사람들이 무시를 안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나의 애마(愛馬)는 옥색 <엑셀>에서

맑은 군청색 <아반떼>로 바뀌게 되었다.

사고가 났던 엑셀은 부서진 부분을 수리해서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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