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아내의 첫번째 사고

작성자小浪/조경애|작성시간26.06.11|조회수21 목록 댓글 0

 

아내가 면허증을 딴 이 후, 장거리 운전 시

졸음이 오거나 피곤할 때 잠시 교대를 할 수 있어서 참으로 편했다.

 

진도를 처음 떠나 왔을 때

자다 가도 고향 생각이 나면 달려가곤 했으니

함평에서 진도까지는 2시간 여 거리로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다.

그 거리를 밥 먹 듯이 다니다 보면 피곤에 지친 때도 있고

졸음이 쏟아져서 잠시 거리에 차를 세우고 눈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사실 졸음이 온다고 차를 멈춘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냥 꾸벅꾸벅 졸면서 비몽사몽 간에 운전을 하는 때가 많다.

그렇게 졸음 운전을 하다가 길이 구부러지지 않고 똑 바른 길에 접어들면

잠시 눈을 감고 가는 방법으로 졸음을 달랜다.

생각하면 너무나 위험천만한 일이지만

사실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이 거의 없을 만큼 비일비재한 경우일 것이다.

 

가끔 앞서가는 차가 자꾸 중앙선 쪽으로 붙어서 가는 것을 보는 데

그런 차들이 바로 눈을 감고 가는 차들이다.

그럴 경우, 크락숀을 울려서 잠을 깨어 줄 필요가 있다.

 

나 역시 그런 위험천만한 운전을 여러 번 해 왔으나

이제는 아내가 면허증을 땄으니 무리한 운전을 안 해도 되어서 좋았다.

졸릴 때 단 5분만 교대를 해 줘도 가뿐한 몸으로 다시 운전을 할 수 있었다.

 

그 날도 아내와 함께 진도엘 다녀오는 길이었다.

복잡한 나주를 지나 한적한 동신 대학 뒷길로 접어들자

"제가 좀 할게 당신은 좀 쉬세요"

라고 아내가 말했다.

운전 면허증을 딴 지 얼마 안 되어서 걱정은 되었지만 졸음이 오기도 하고

운전도 시켜봐야 하기 때문에 아내에게 핸들을 넘겨주고

조수 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아내가 자신감을 가지고 소신 껏 운전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

'조심하라'는 말마저 생략한 채

의자를 뒤로 제끼고 아주 편하게 드러누웠다.

 

초보라서 출발이 좀 거칠었지만 일단 굴러가기 시작한 차는

별 무리 없이 잘 나가는가 싶었는데 자꾸만 속도가 붙고 있었다.

몸은 누었지만 쏟아지던 잠은 이미 말끔히 가신지 오래였다.

 

이 정도 속도라면 각도가 심한 길이 나타나면

통제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어서 가만히 손을 들어서

속도를 낮추라고 신호를 했다.

 

그리고 잠시 후,

핸들을 한번 꺾어서 정상적으로 고갯길을 넘어 서는가 싶었는데

앞바퀴가 아스팔트 길을 벗어나면서 길 옆의 자갈 위를 달렸다.

안 되겠다 싶어서 몸을 벌떡 일으켜 세웠지만

그렇다고 다급하게 뭐라고 소리치지는 않았다.

그 소리에 더욱 당황해서 브레이크를 밟는다고

악세리다라도 밟는 날에는 대형 사고가 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몸을 일으켜서 보니

급 회전해서 돌아 온 산기슭에는 수풀이 우거진 도랑이 있었고

지나치게 핸들을 꺾은 자동차는 정상적인 도로를 이탈하여

자갈을 튕기며 여지없이 수렁 속으로 처박히고 있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