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둑을 날아서 수풀 속에 처박힐 때
아내는 비명 대신에 이렇게 소리쳤다.
"여보 미안해---!!"
새 차를 망가뜨리게 되어서 미안하다는 말인지 아니면
자기의 부주의한 운전으로 부상을 입히게 돼서 미안하다는 말인지
그 의미는 지금도 알 수 없지만
아무든 아내는 사고 직전의 짧은 순간 그런 말을 했다.
다행히 우리는 둘 다 안전띠를 메고 있었던 터라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예상치 못한 상황에 아내가 떨고 있었다.
"괜찮아, 아무렇지 않아.
조금만 기다리고 있으면 누군가가 올 거야"
그렇게 아내를 위로하며 한참 앞으로 쏠려있는 자리를 바로 하며
문을 열고 아내를 밖으로 나가게 했다.
길가에서 지나가는 차를 잡아서 도움을 요청하게 했다.
그리고 한참 후 두 대의 차가 멈춰서 우리 차를 빼내 주었다.
앞 부분에 뻘만 가득했을 뿐 별다른 파손은 눈에 띄지 않았다.
차가 박혔던 부분이 물이 실려있는 논과 연결된 도랑이었기 때문에
큰 충격은 받지 않았나 보았다.
그렇게 아내의 첫 번째 사고는 크게 놀랐지만
별다른 차량 파손이나 부상 없이 수습이 되었다.
두 번째 사고는 우리 집 마당에서 발생했다.
우리 집은 뒤쪽에 길이 있어서 뒤에서 접근하여 약간 비탈길을 올라서면
널따란 잔디가 보이게 끔 진입로가 만들어져 있다.
그렇게 올라온 차는 뜰 바로 옆에 세워 놓곤 했는데
농사철이 되면 주위에 농토가 있는 분들이 우리 집 뜰에 다
비료 포대를 수십 개 씩 쌓아 놓고 갖다 썼다.
그게 문제였다.
어느 날 아내는 시장을 가기 위해 운전석에 몸을 싣고 있었다.
나는 뜰에서 물 호스로 뜰을 청소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내가 운전석 문을 열어 놓은 채 후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대로 물러나면 뜰에 쌓아 놓은 비료 포대에 차 문이 부딪치게 되는데
그래서 내가
"안 돼. 스톱해!!"
그렇게 외쳤지만 아내는 무심코 후진을 계속해 버렸다.
그래서 우지끈!
열린 차 문이 비료 포대에 닿아서 앞으로 제껴 지고 말았다.
그 날 나는 내가 생각해도 상당히 심하게 화를 냈다.
"차 문을 열어 놓고 후진을 하는 사람이 어딨느냐,
스톱하라고 하면 스톱을 해야지 왜 그렇게 크게 소리를 질렀는 데도
말을 안 듣고 후진을 하느냐"
등등...
그러나 어쩌랴. 사고는 이미 난 것이고.
차량 수리비도 앞 문짝과 후렌드, 그리고 문이 달렸던 축까지 휘어져서
상당히 많은 지출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아내의 사고는
그렇게 나무란다고 끝날 일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