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러는 걸까 / 이현숙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몇 년 전 일인데
사과하지 못했던 내 모습
방금 밥 먹었는데
왜 또 밥 먹고 싶지
가만히 있는데
이마에서
목덜미에서
등골에서
땀이 조로록 흐른다
그제도 어제도 못 잤는데
지금도 못 자고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과
속닥속닥하는 중이다
걷다 보니 / 이현숙
생각이 많아지는 날
목적 없이 자갈길을 걸으며
꽉 찬 생각들을 조각내다 보면
어릴 적 먹었던 간장 계란밥이
어김없이 비집고 들어온다
할매 숟가락 춤으로 맛을 낸
간장 계란밥
할매 몸뻬 끝자락만 잡고
침만 꿀꺽 삼키며
할매 눈빛만 기다리던 나
아들이 맛있게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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