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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이랑-음장애복시

할매의 그리움 등 6편 / 이현숙

작성자짓거리 시인|작성시간26.06.22|조회수11 목록 댓글 0

할매의 그리움 / 이현숙

 

낡은 종이 상자를 

하루에 서너 번 들여다보는 할매

어린 마음에 그 속에는 

왕사탕 쫀드기 참깨 과자가 있을 것만 같아

할매가 밭에 가기만을 기다리던 나

 

에엥

꼬깃해진 사진 누군지 감도 잡지 못할 빛바랜 사진

 

할매는 오늘도

꼬깃한 사진을 보며

울다가 화를 내다가 

가슴에 대며 웃는다

 

내일도  다음 날에도 그럴 거다

 

 

동생 같은 언니 / 이현숙

 

새벽 6시면

어김없이 울리는 벨 소리

잘 잤어? 동생아

어제 대판 싸웠는데도 잊었는지

 

한 살 터울의 언니

하루에 스무 번도 넘게 전화해

방금 있었던 일까지 조잘조잘

지금 친구 만나러 갈 건데

옷 뭐로 입을까?

가방은? 신발은?

나 살쪘지 피부 어때

좋아 좋아 

마지막엔 집으로 와라

너 좋아하는 거 해놓았단다

 

동생 같은 언니가 있어

오늘도 몸보신한다

 

 

온탕과 냉탕 / 이현숙

 

참아, 조금만 버텨!

고지가 눈앞이야

뜨겁게 달궈진

내 몸을

내 맘을

내 생각을 

냉커피 한 잔으로 숨 고르고

다시

맘을 다잡고 서랍 속 장난감을 꺼내 놀며

언제 그랬냐는 듯 아이가 된다

 

빨갛게 익은 일상

복숭앗빛으로 달달한 하루를 마감한다

 

 

오로라 / 이현숙

 

햇살이 따뜻한 날

슬퍼하는 내 마음을 녹여주는 푸근한

너의 마음 

 

바람이 시원하다

답답한 마음을 맞장구쳐주는

너의 말

 

함박눈이 내린다

무겁디무거운 내 마음속에 

검은 응어리를

하얗게 부셔주는

너의 말

 

밤하늘에 별이 반짝반짝

거짓 없는 행동 생각 말

꼭 너처럼

 

 

오시영 / 이현숙

 

예쁜 이름과 달리

까칠한 성격이 매력인 그분

옷 속에 감춰진 근육을 지키기 위해

아령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그분

가리는 음식 없이 복스레 먹는 그분

이런저런 말보다는 애창곡을 흥얼거리는 그분

14년째 외로움이 친구인 그분

오늘을 마무리하며 믹스커피로

내일을 기다리는 그분

나와 하루를 함께 하는 그분

오시영 

 

 

장애인복지관 / 이현숙

 

오시영 오빠하고

인사하는 병희 언니

노래교실 수업 때 부를 노래

리허설할 수 있는 상담실 

 

방금한 밥 

시원한 뭇국

고소한 나물 반찬에 제육볶음

 

어젯밤에 못 잔 잠을 재워줄

안마기에 몸을 맡기고 있는 

오시영

 

여기는 오시영 몸이 하루를 함께할 

제일 좋아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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