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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겉절이 등 3편 / 해얀 김유순

작성자짓거리 시인|작성시간26.06.09|조회수22 목록 댓글 0

상추 겉절이 / 해얀 김유순

 

대궁이 서기 시작한 상춧잎을 뜯어

큰 그릇에 담아 슴슴하게 무치다가 간을 보려는데

어머니의 체취가 훅 스쳐 간다

 

밭일하시다 말고

'밥 먹자'

서둘러 차린 밥상엔 상추 겉절이뿐이지만 

땀 흘린 뒤 밥 한 그릇 은 늘 꿀맛이었고

어머니 곁에서 먹는 식사는 

진수성찬보다 더 넉넉했다

 

쌉싸름한 상추 한 잎 씹을 때마다

그날의 햇살과 

어머니의 손길이 되살아난다

 

 

첫날 / 해얀 김유순

 

요양보호사 한 사람이 새로 오는 날

아침부터 복도를 한 번 더 돌아보고

비어 있는 사물함도 살핀다

 

낯선 문을 열고 들어올 사람은 

얼마나 긴장하고 있을까

처음 유니폼을 입던 날 

어색한 인사와 서툰 손놀림으로 

종일 마음 졸이던 그날을 떠올린다

 

잘해야 한다는 마음보다 

괜찮다는 말 한마디가

더 큰 힘이 되었던 날들

오늘은 잘 가르치는 사람보다 

먼저 웃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눈다는 건 / 해얀 김유순

 

잠에 깊이 빠졌다가도

문득 떠오르는 마음 하나

나눈다는 건

그런 일인지도 모른다

 

텃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새벽부터 바지런하다

통통한 상추를 따는 손끝엔 

햇살과 흙냄새가 묻어있고

입가엔 싱그러움을 전하고 싶은 

미소가 번진다

 

좋은 것을 보면 

누군가 떠오르는 마음 

그 따뜻한 손길에서 

사람 사는 향기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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