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란 / 해얀 김유순
이른 봄날
품에 안고 온 노란 병아리 다섯 마리
손바닥에 쏙 들어가던 애들이
모이를 쪼고 햇살을 쪼아
하루하루 자라서
초록 물결 짙어질 무렵
둥지 한켠에
앙증맞은 초란 두 개를
살포시 놓아두었다
잘 키워줘서 고맙다고
말이라도 하듯이
작고 고운 알 속에는
병아리의 시간과
기다림의 기쁨이 담겨있다
만뢰산 자연생태공원 / 해얀 김유순
연못가 습지를 따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다
산그림자 물가에 내려앉고
바람은 갈대 끝에 머문다
물속에서 무언가 펄쩍 솟구친다
우리 이야기를 들었는지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을
반갑게 맞아주려는 듯
연못은 잔물결로 웃고
습지는 노을빛 박수를 보낸다
자연은 말이 없어도
가장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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