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그러나 너희 듣는 자에게 내가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미워하는 자를 선대하며
6:28 너희를 저주하는 자를 위하여 축복하며 너희를 모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6:29 너의 이 뺨을 치는 자에게 저 뺨도 돌려대며 네 겉옷을 빼앗는 자에게 속옷도 거절하지 말라
6:30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 것을 가져가는 자에게 다시 달라 하지 말며
6:31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6:32 너희가 만일 너희를 사랑하는 자만을 사랑하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냐 죄인들도 사랑하는 자는 사랑하느니라
6:33 너희가 만일 선대하는 자만을 선대하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냐 죄인들도 이렇게 하느니라
6:34 너희가 받기를 바라고 사람들에게 꾸어 주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냐 죄인들도 그만큼 받고자 하여 죄인에게 꾸어 주느니라
6:35 오직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고 선대하며 아무 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라 그리하면 너희 상이 클 것이요 또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 되리니 그는 은혜를 모르는 자와 악한 자에게도 인자하시니라
6:36 너희 아버지의 자비로우심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자가 되라
6:37 비판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비판을 받지 않을 것이요 정죄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정죄를 받지 않을 것이요 용서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용서를 받을 것이요
6:38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도 헤아림을 도로 받을 것이니라
◈ 시작기도: 은혜의 주님, 지혜와 명철을 주십시오.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의 십자가로 나아가게 하여 주십시오. 주님의 거룩한 눈으로 저의 죄와 악을 봄으로 회개에 이르게 하여 주시고, 주님의 주권과 행동하심을 인정하는 종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바리새인처럼 하나님의 나라에 저항하는 옛사람을 십자가에 못 박고, 십자가에 나타난 사랑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헛 것과 그림자 같은 인생에게 존귀와 관을 씌워주신 그 은혜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여 주십시오. 외식을 벗고, 무화과나무로 만든 치마를 벗고 주님앞에 서며, 주님의 식탁에 마주앉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시간, 이 묵상이 영원에 잇대어 그리스도의 생명이 충만하게 하여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주 해
* 예수님이 제자들 중에서 12사도를 택한 후에 하나님 나라의 백성인 제자들에게 평지설교를 하신다.
- 예수님에게 왔지만 복이 있는 자(행복한 자)가 있고, 화가 있는 자가 있다.
- 가난하고 슬픔으로 인하여 주님을 찾는 자는 복이 있고, 인자로 인하여 미움과 버림을 받는 자들은 복이 있다. 그 날에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 반면, 부요하고 웃음으로 주님을 찾지 않는 자에게는 화가 있다. 거짓 선지자들처럼 모든 사람에게 칭찬을 받는 자도 화가 있다.
1. 예수께서 하나님 나라의 행복을 누리는 ‘듣는 자들(복 있는 자들)’에게 말씀하신다(27절).
1)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자들은 복 있는 자들이며 주님을 위하여 사는 자들이다.
2)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제자들)은 한마디로 사랑의 삶을 살아간다.
3) 이 사랑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이종사랑’이다(love comes from God, 요일 4:7).
- 이 사랑은 인간의 자연적 본성에서 나오는 ‘동종사랑’과 대립된다.
- 동종사랑은 죄인들도 하는 사랑이다.
2.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복종함으로 하나님안에 거하는 자에게 하나님의 이종사랑이 부어진다.
1) 오늘 본문에서 나오는 사랑은 우리의 힘과 결단으로 할 수 없는 사랑이다.
2)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듣는 자(복종하는 자)는 이런 사랑을 할 은혜를 주신다.
3. 27-31절은 제자들을 미워하고 박해하는 자들에 대한 사랑을 강조한다.
1)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미워하는 자들에게 선을 행하라.
- 너희를 저주하는 사람들을 축복하고 모욕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라.
2) 누가 뺨을 치거든 다른 뺨까지도 돌려대고 누가 겉옷을 빼앗거든 속옷까지도 거절하지 말라.
- 너희는 구하는 사람에게 주고 빼앗기거든 도로 찾으려고 하지 말라.
3)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4. 제자들은 “죄인들”처럼 사랑하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랑하라고 하신다.
1) 죄인들도 사랑하는 자는 사랑하고, 선대하는 자에게는 선대한다.
- 죄인들도 받기를 바라고 꾸어 준다.
2) 제자들은 원수를 사랑하고 선대하고 아무 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준다.
눅 6:35 오직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고 선대하며 아무 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라 그리하면 너희 상이 클 것이요 또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 되리니 그는 은혜를 모르는 자와 악한 자에게도 인자하시니라
눅 6:36 너희 아버지의 자비로우심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자가 되라
5. 제자들이 이종사랑을 행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상, 하나님의 칭찬을 바라기 때문이다.
1) 이종 사랑이 하나님의 자녀로써 합당한 삶이다.
2) 예수님의 제자(하나님의 자녀)는 사람에게 무엇을 받고자 하지 않고, 하나님이 이미 주신 은혜와 앞으로 주실 상(칭찬)을 바라고 사는 자들이다.
6. 하나님의 자녀들이 이종사랑을 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버지처럼 살기 위함이다.
1) 하나님은 은혜를 모르는 자와 악한 자에게도 인자하시다.
- 놀라운 말씀이다. 은혜는 받을 자격이 없는 자에게 하나님이 그저 하늘과 땅의 것을 풍성히 주셨는데도 하나님께 받은 것이 없다고 하는 배역한 자이지만, 이렇게 배역한 자에게도 여전히 인자하신다.
2) 거룩한 하나님이 악을 행하는 자에게도 여전히 인자하시다.
3) 하나님의 자녀는 하나님의 생명을 받은 자들이다. 하나님의 생명으로 살아가는 자들은 하나님의 자비로우심 같이 자비로운 자가 된다.
4) 하나님의 생명이 나타나기 때문에, 하나님의 생명을 나타내기 위하여 하나님의 자녀는 원수를 선대하며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꾸어 준다.
7. CS 루이스는 성경의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의지라고 하였다.
1) 원수를 감정적으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원수를 감정적으로 호감을 가지고 좋아진다면 그는 원수가 아닐 것이다.
2) 성경의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의지와 의지적 행동이다.
- 그러므로 원수일지라도 그 원수를 사랑한다고 가정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행하듯이 그 원수에게 행하는 것이 원수를 사랑하고 원수에게 선대하는 것이다.
3) 원수를 이렇게 선대하면 그만큼 원수를 미워하는 마음이 없어진다.
- 만약, 지속적으로 원수에게 선대한다면, 원수를 미워하는 마음이 없어질 것이다.
4) 하나님은 우리의 감정을 주목하지 않는다. 만약 하나님이 원하는 사랑이 감정적이라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사랑하는 감정을 주실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의지와 복종을 보시기 때문에 사랑하는 감정을 주지 않으시기도 하신다.
5) 이종사랑은 하나님이 주시는 사랑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 그리고 하나님이 사랑하는 감정을 줄 때까지 기다려서 행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다.
7. 하나님의 사랑과 감정을 말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하나님이 은혜를 모르고 악한 자에게도 인자하다는 것은 하나님이 그들을 감정적으로 좋아한다는 뜻은 아니다.
1) 하나님은 은혜를 모르고, 악한 자에게도 선대하시며 축복하는 의지적인 사랑을 하신다.
2) 하나님의 생명으로 살아가려고 하는 자(하나님의 자녀, 제자들)은 이렇게 의지적인 사랑을 한다. 그리하며 하나님이 주시는 상이 클 것이다.
3) 죄인들은 감정적인 사랑을 하지만, 제자들은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의지하여서 의지적인 사랑을 한다.
8. 이종사랑을 하는 자는 그 헤아림을 도로 받을 것이다.
1) 비판, 정죄하지 않고 용서하라 그러며 비판받지 않고, 정죄받지 않고, 용서를 받을 것이다.
눅 6:38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도 헤아림을 도로 받을 것이니라
9. 하나님은 “하나님의 자녀(제자)”와 “죄인들”을 구분하여 말씀하신다.
1) 죄인들은 인간의 본성에서 나오는 사랑을 행한다.
- 자신을 위한 사랑, 자신에게 돌아올 사랑, 자신에게 돌아온 사랑이 좋아서 하는 감정적인 사랑은 행한다.
2) 하나님의 자녀는 하나님의 인자하신 사랑(의지적인 사랑, 이종사랑)으로 행한다.
-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듣는 자(듣고 복종하는 자)가 먼저 되어야 한다.
- 그리고 그 복음에 복종하여 의지적으로 행할 때, 하나님의 생명이 인자함을 나타낸다.
◈ 나의 묵상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하시는 말씀 앞에 나는 제자가 아님이 드러난다. 9년 전에 하나님이 감정적인 사랑을 거두어 가셨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감정, 성도를 사랑하는 감정을 거두시고 메마름을 주셨다. 그제서야 나는 내가 얼마나 하나님의 사랑이 없는지를 인식하게 되었다. 감정 없이 목회하는 일, 감정 없이 예배하는 일, 감정 없이 묵상하는 일은 심히 어려웠다. 더구나 감정이 없이 원수를 사랑하는 일에 나는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나는 도저히 원수를 사랑하며 선대하며 축복할 수 없었다. 그 동안 한 알의 밀알로 섬긴다고, 십자가를 진다면서 행한 헌신과 내어줌이 인간적인 본성에서 나온 것임이 이로 인하여 드러났다.
나는 안다. 원수를 사랑할 수 없는 나, 선대할 수 없는 나, 용서할 수 없는 나, 비판하는 것도 정죄하는 것도 멈출 수 없는 나다. 그러기에 나를 기대할 수 없고, 나에게 소망을 둘 수 없다. 사랑하고 선대하기 전에 먼저 내가 그렇게 할 수 없는 철저한 죄인, 타락한 죄인, 소망 없는 죄인임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조금만 감정이 올라오면 마치 스스로 선대할 수 있는 자처럼 착각한다. 성령께서 나의 깊은 타락과 어둠을 보이사 전적으로 절망하고, 전적으로 나를 의지하지 않고, 나의 본성에 대해 완전히 좌절하기를 원한다.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주제로 말씀하셨는데, 나는 “은혜를 모르고 악한 자에게도 인자하신 하나님”에 마음을 둔다. 성경의 말씀으로 나 좋은 대로 대하는 나를 또 본다. 죄인, 본성적인 나를 보고 회개하며, 심판대로 달려가기 보다는, 그런 나에게 여전히 인자하신 하나님께로 가려고만 한다. 예수님은 “듣는 자(듣고 복종하는 자)”가 되라고 하셨는데 나는 도망갈 길, 핑계될 일만 있으면 그곳에 숨는 자다.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지만 죄인으로 행하니 나는 은혜를 모르는 자며 악한 자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처럼 하나님의 백성을 자처하지만 비판하고 정죄하고 예수님을 죽이려 하는 자다. 외식과 자기 사랑, 자기 합리화의 생각을 벗어버리고 벌거벗은 자, 수치스러운 자, 원수를 미워하는 자, 하나님의 은혜를 모르는 자로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기를 원한다. 이종 사랑을 할 수 없다면 하나님 앞에 정직한 마음으로 심판을 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죄인된 나의 본성은 공의로운 심판마저도 외면하고 하나님의 인자하심에 도피하려 한다. 나는 예수님의 설교를 듣지 않으며, 들을 수도 없는 자다.
그래도, 준엄한 제자도, 제자의 삶을 말씀하시면서도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자비하심을 나타내 주시니 감사할 수밖에 없다. 은혜를 모르는 자보다 악한 자가 있을까? 그런데 하나님은 은혜를 모르는 자에게 인자하시다. 그리고 나는 그 인자하심을 오랫동안 경험해 오고 있다. 은혜를 모르는데도, 왜 지금도 인자하신지 알 수 없다. 그 알 수 없는 사랑이 하나님의 이종사랑이다. 그 사랑이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의 주인께 복종함으로 의지적으로 행하는 자가 되기를 원한다. 성령님의 부축 없이는 이종사랑을 행하는데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지만, 인자하신 주님 때문에 이종사랑으로 이끄실 주님을 기대한다. 십자가에서 나를 용납하신 그 용납, 용서하신 그 용서, 축복하시고 선대하신 그 사랑을 먹고 마시며 그 사랑이 나를 통하여 흘러나가는 제자로 빚어주시기를 구한다.
◈ 묵상 기도
주님의 말씀을 듣고 할 말이 없는 자입니다. 할 말이 없는데도 변명처럼 나의 묵상을 했습니다.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원수를 사랑하려고 해 보았으나 철저히 실패하였습니다. 은혜를 모르는 자들을 미워하였습니다. 원수를 혐오하였습니다. 주님, 이기적이고 본성적인 사랑 외에 없는 저를 용서하여 주시고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주님의 인자하심을 내 마음에 담고, 그 인자하심의 풍성함과 영광앞에 복종하는 마음을 주시옵소서. 다시 복음으로, 다시 십자가로, 다시 아버지 품안에서 복종하는 사랑으로 주 안에 거하게 하여 주십시오. 하나님의 인자하심에 의지하여서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드러낼 수 있도록 성령님 도와주시옵소서. 제자로, 하나님의 자녀로 살지 못하는 자를 심판하시되, 복음의 의를 기초로 다시 세워주시고, 그리스도의 생명이 풍성하게 하여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