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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기억, 천년의 희망 ⑬ -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 교구 성직자 묘지

작성자서상봉 그레고리오(홍보위원장)|작성시간26.06.09|조회수54 목록 댓글 1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 교구 성직자 묘지

 

대구대목구가 막 자리를 잡아가던 무렵, 일제는 개인 소유지에 묘를 쓰지 못하게 하는 새로운 묘지법을 시행했습니다. 이는 평생 조선 교회를 위해 헌신하다 선종하게 될 외국 선교사들에게 사후 안식을 장담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위협이었습니다.

 

이에 드망즈 주교는 1915년 초부터 정식 성직자묘지 조성을 위해 직접 발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4월부터 부지를 물색하고 토지 매입을 추진한 끝에, 8월 남산동의 한 산지를 후보지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주택과 일정 거리 이상 떨어져야 한다’는 법규가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주교는 인근 가옥을 관리인 숙소로 신고하고 문 방향까지 조정하는 지혜를 발휘하여, 마침내 그해 9월 4일 경상북도 경무부로부터 공식 허가증을 받아냈습니다.

 

곧바로 공사를 시작하여 부지를 정리하고 중앙에는 석조 십자가를 세웠습니다. 1915년 11월 1일, 드망즈 주교의 주례로 묘지 축성식이 거행되었고 성유스티노신학교 성당에서 샤르즈뵈프 신부의 주례로 기념 미사가 봉헌되었습니다. 이로써 이국땅에서 생애를 바친 선교사들에게 영원한 안식처가 마련된 것입니다.

 

오늘날 이곳에는 드망즈 주교를 포함한 7명의 주교와 6명의 몬시뇰, 65명의 사제(차부제 2명 포함)들이 묻혀 있습니다. 현재는 만장이 되어 2013년부터 군위 가톨릭묘원 내 제2성직자 묘지에 선종 사제들을 모시고 있지만, 남산동 묘역은 여전히 교구의 영적 뿌리로 남아 있습니다.

묘지 입구 양편의 ‘부활하신 예수님’과 ‘성령 강림’ 동판은 죽음이 새 생명의 시작임을 상징합니다. 입구에 새겨진 라틴어 문구 "HODIE MIHI,CRAS TIBI”(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 집회 38,22 참조)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묻습니다.

 

중앙 십자가에 새겨진 “TUNC PAREBIT SIGNUM FILII HOMINIS IN COELO”(그때 하늘에 사람의 아들의 표징이 나타날 것이다. / 마태 24,30)라는 말씀은 마지막 심판과 부활의 희망을 뜻합니다. 결국 이 묘지는 슬픔의 공간이 아니라, 신앙 안에서 다시 살아날 희망을 증언하는 약속의 자리로 오늘도 우리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대구주보 - 26년 5월 24일 교구 문화홍보국 장성녕 안드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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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경희마리아 | 작성시간 26.06.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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