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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 수행의 의도 역할 연구 - 결론

작성자원강사리|작성시간26.06.10|조회수26 목록 댓글 0

초기불교 수행의 의도 역할 연구

 

결론

본 논문의 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25백여년 전 태동한 불교는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도 변함없이 인간의 마음을 분석하는 혜안을 제공한다. 마음의 여러 작용들 중 하나인 의도(cetanā)는 초기불교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요소로서, 불교의 스승인 붓다는 초기경전의 다양한 맥락을 통해 이러한 의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였다.

 

본고는 이러한 의도의 기능과 의의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며, 나아가 수행과의 접점을 분석하고자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였다. 초기불교의 수행진행에 있어 의도가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는 몇몇 선행연구가 있었으나 의도가 가지는 중요성에 비해 의도 자체를 중점적으로 다룬 연구는 부족했다. 특히 의도를 수행의 대상으로 적용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따라서 본고는 의도 자체에 대해 초기경전의 맥락을 통해 면밀히 살펴보고, 이를 수행의 영역과 연결한다는 점에 집중했다.

 

본론의 첫 번째 장인 '의도의 의미와 종류'에서는 다양한 문헌적 근거를 통해 의도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다. 먼저 의도와 관계된 선행연구들을 중점적으로 분석하였다. 의도는 '사고', '목표', '의지' '마음의 작용상태' 등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음과 동시에, 이것이 윤회를 종식시키고 자아중심적인 행동을 소멸하는 것과도 관계 있음을 확인하였다. 인간이 가진 고유한 자유의지로서의 의도는 상카라의 재료가 되고, 인간이 경험하는 행복과 불행의 원인으로도 나타났다. 초기경전의 맥락을 통해서도 의도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중립적인 요소로 활용되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의도를 자극이나 추동 등 협의의 의미로 파악하는 관점도 있으나, 목적지향적 생각, 선택과 행위 사이에 존재하는 요소, 도덕적 입장이나 지향성, 혹은 상카라와 동일한 것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했다.

 

다음으로, 초기경전에 나타나는 의도의 다양한 모습들을 확인했다. 먼저 의도는 초기경전에서 제시하는 다섯 가지 정신적 요소 중 하나이며, 마음에서 일으키는 방향성이자 행온(行蘊)의 구성 요소로 나타났다. 의도는 감각 상의 재료들을 중심으로 하면서, 정신적 구성의 중심에 위치했다. 따라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인간의 몸과 마음 모두를 파악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의도는 부정적인 의미도 담고 있었다. 의도가 부정적 정서와 결합하는 경우 마음의 오염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의도가 일어나는 것 자체가 괴로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사실 역시 경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 밖에 의도의 특징으로서 무상성, 윤회와의 연관성, 의식과의 연관성, 삶에 대한 갈망 등이 있음을 확인했다. 나아가서 의도는 존재의 해탈이라는 불교의 궁극적 지향점과도 연관을 맺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의도의 작용과 기능에 관련하여, 먼저 상카라(, saṅkhāra)와의 연관성을 살펴보았다. 초기경전은 '여섯 가지 감각 대상에 대한 의도의 무리가 곧 상카라'라고 규정하였기에 의도와 상카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었다. 상카라는 6근의 대상에 관련된 의지를 총칭하는 용어로 자주 나타났다. 더불어 상카라는 느낌, 지각, 의식 등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인간을 계속 존재하게 하는 정신의 요소이자 마음의 방향성, 동력이었다. 따라서 넓은 범주에서 상카라와 의도는 동의어로 볼 수 있었다. 상카라와 의도는 모두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주요한 심리작용이며, 수행자로서 주시해야 하는 주요한 대상인 것이다.

 

또한 빠띳짜삼웁빠다(Paṭiccasamuppāda, 緣起)의 상카라에 접근해 보았다. 연기는 의도 및 상카라와 연관지어 설명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의도와 상카라는 동의어처럼 쓰이기도 하고, 서로가 영향을 미치는 관계로도 보인다. 자신의 견해가 담고 있는 의도는 무엇인지, 어떤 상카라와 연기가 작동되는지 이해하고 관찰할 것이 요구된다. 존재론적 관점에서 연기를 이해하는 것은, 의도를 이해하는 것과 같고, 이것은 곧 무명을 벗어나는 일과도 맥락이 닿아있다. 무지에서 벗어나 해탈을 얻는 과정에서 의도, 상카라, 연기는 정교하게 맞물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의도와 상카라와의 연관성과 함께, 의도와 업 그리고 윤회에 대해서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불교의 발생 시기에 존재했던 자이나교의 사상적 배경을 살펴보았다. 고행주의로 대표되는 자이나교에 대한 붓다의 비판은, '의도가 곧 업이다'라는 붓다의 선언으로 대표된다. 업이 신체적 활동에 제한된 것이 아닌 심리적 차원으로 확장되면서, 의도와 업은 더 긴밀히 연결되었고 정신적 윤리성은 더욱 강조되었다. 붓다의 가르침은 기존의 업 결정론의 한계로부터 벗어나 인간의 자유의지를 확인하는 전기를 마련했으며 동시에 업과 의도를 동일하다고 말하는 선언을 통해 의도의 가치를 강조하였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피기 위해 본 연구는 아누사야(anusaya, 잠재의식), 마노산쩨따나(manosañcetanā, 마음의 의도), 팟사(phassa, 접촉) 등 주요용어들을 통해 초기경전이 업과 의도에 대해 제시하는 구체적 설명들을 확인했다. 초기경전의 다양한 맥락을 살펴본 결과, 의도와 업은 대등한 관계에서 상호작용하기도 하며 한 편으로는 의도가 업을 추동하기도 하고, 업이 또 다른 의도가 시작하도록 돕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의도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윤회의 시작에도 영향을 미치고, 윤회의 구체적 모습을 결정한다. , 윤회의 전 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동력으로 설명된다. 따라서 윤회로부터 벗어나기 위하는 수행자에게 의도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로 제시되었다.

 

이처럼 붓다의 핵심사상에 면면히 개입되어 있는 의도는 단순한 심리작용이 아닌 행, , 윤회와 맞물려 인간의 삶에 다각도로 영향을 미친다. 불교는 수행의 종교이다. 따라서 의도의 수행적 역할을 탐색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가 된다. 이를 위해 먼저 의도와 삼학의 연관성을 분석하였다. 초기경전의 설명을 통해, 바른 말, 바른 행동, 바른 삶(생계)이라는 계학의 구성 요소는 직접적으로 의도와 연결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의도는 좋은 곳에서 다시 태어나는 것, 나아가 윤회로부터 해탈되는 것과도 관계된다. 몸과 말로 짓는 행위가 어떠한 의도와 결합하는지에 따라 계학의 완성 여부가 정해지므로 수행자는 자신의 의도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정학에 해당하는 바른 노력, 바른 마음챙김, 바른 집중 또한 의도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이 세 가지는 각각 감관의 확장을 제어하겠다는 수행자의 강력한 의도와 노력, 4념처 수행을 통해 의도를 관찰하는 노력, 수행의 과정에서 경험하는 장애에 의도를 통해 동기부여 하는 능력과 연결된다. 정학의 세 요소 역시 의도라는 마음의 기능과 직, 간접적으로 관련을 맺음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의도와 혜학, 즉 바른 견해와 바른 사유에 대해 알아보았다. 의도는 바른 견해를 닦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확인되며, 바른 사유를 증득하기 위해 자신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요구된다. 의도를 면밀히 파악하는 것은 3학의 완성인 혜학에도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본론의 마지막 장인 '관찰 대상으로서의 의도'에서는 크게 두 가지 방향을 통해 의도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였다. 먼저 느낌과 갈애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여기에서 빳짜야숫따(Paccayasutta)마두삔디까숫따(Madhupiṇḍikasutta)의 구조비교를 통해 접촉과 느낌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접촉과 느낌 사이에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했다. 경전 상의 여러 근거를 통해, 의도를 조절하는 것은 접촉이나 느낌을 조절하는 것보다 무명의 소멸과 지혜의 증득에 유리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의도를 수행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갈애로의 확산을 저지함은 물론 희론에 휩싸인 지각과 사유의 확산을 방지하는 것과도 연관된다.

 

빠타마왁가(Paṭhamavagga)뿟따망사숫따(Puttamaṃsasutta)의 설명은 의도가 접촉, 느낌, 지각으로 이어진 과정의 결과이며 갈애를 추동하는 원인임을 증명한다. 또한 의식 과정에서 한 자리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역동적 역할을 드러내는 측면도 있다. 수행자가 이러한 의도의 특성을 세밀히 이해하고 수행에 적용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의도를 관찰 대상으로 삼음에 있어 수행적 적용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 논하였다. 수행의 발전을 꾀하고자 한다면 전반적인 단계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몸과 마음을 분리하여 반드시 순서대로 진행하는 것 또한 확고한 경전적 근거에 바탕을 둔 것이라 보기 어렵다. 숙련된 수행자는 의도를 관찰함을 통해 수행의 대상을 몸과 마음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의도와 느낌에 주목하는 수행을 통해 수행자는 현상의 생멸과 무아를 체득하게 된다. 수행자는 의도를 통해 3법인이라는 지혜에 이르는 것이다. 나아가 수행자에게는 일상생활 속에서 몸과 마음의 의도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주시하는 것 또한 요구된다. 왜냐하면 의도는 태도를 만들고, 마음은 행위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의도는 정신의 주요한 구성요소이므로, 수행자는 일상생활은 물론이며 수행의 과정에서 매순간 자신의 의도를 파악할 것이 요구된다. 이는 '의도가 곧 업이다'라는 붓다의 핵심교설을 삶에서 구현하는 중요한 방법이 된다.

 

이처럼 초기경전은 의도가 인간의 심리적 작용은 물론 행, , 윤회 그리고 해탈에 이르기까지 긴밀히 연관되며, 수행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을 제시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다음의 세 가지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첫째, 의도는 상카라[], , 8정도, 윤회, 해탈과 긴밀히 맞닿아 있는 초기불교의 핵심적 개념으로서, 행위에 집중하였던 기존의 종교적 가르침들과 심리적 과정을 강조하는 불교를 구분짓는 역할을 담당한다.

 

둘째, 4성제와 8정도를 실현하여 여실지견하는 초기불교 수행에 있어 의도를 알아차림하는 것은 중요하며, 8정도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의도는 직간접적으로 결부되어 있다. 또한 의도는 12연기와 3사화합의 과정에 느낌을 단속하기 위한 교두보가 된다. 의도의 조절을 통해 갈애의 확산을 막는다면 무명의 소멸과 지혜의 증득에 유리할 것이다.

 

셋째, 수행자는 수행 과정과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의도를 관찰하는 것을 통해 몸에 대한 관찰뿐 아니라 마음에 대한 관찰까지 주시의 대상을 확장할 수 있다. 의도를 관찰하는 것은 수행의 발전은 물론 해탈과 지혜의 증득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에 의도를 분명하게 주시하고 관찰할 것이 요구된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초기경전에서 의도가 가지는 의미, 그리고 구체적인 작용과 기능, 수행적 역할에 대해 살펴보았다. 수행자가 자신의 의도를 관찰하는 것은 수행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이는 해탈과 지혜의 증득이라는 삶의 궁극적인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초기불교 수행의 의도 역할 연구/ 곽정은 동국대학교 대학원 선학과 박사학위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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