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境)·지(智)·행(行)의 격별
(3)수행[行]의 격별
행묘에서는 먼저, 수를 더해가는 행[增數行]이라는 틀에서 4교의 지혜가 이끄는 수행에 대해 밝혔다. 이 가운데 격별을 가리는 것은, 각 수행의 수나 이름을 상세히 밝히는 것보다도 그 수행을 이끄는 4교의 지혜가 다르다는 것에 있다. 4교의 관점에 따라 그 지혜가 대상으로 하는 경계가 다름을 통해 논하면 앞서 경계 및 지혜의 격별을 통해 그 추묘를 가린 것과 뜻이 같다. 그러나 수행의 측면에서 다시 논하면, 장교의 수행은 주로 자기 안의 선정을 찾고 지혜를 증장시키고 청정함을 지키는 것에서 끝난다. 이는 생멸의 지혜로 공을 분석해 깨달아 홀로 생사고통을 벗어나는 데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추이다. 통교의 수행은 무상을 전제로 수행을 말하는데, 이 수행을 통해 무생의 지혜로 공을 체달하는 것에서 장교와 다르지만 역시 생사고통을 벗어나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것에서 추이다. 별교는 수행은 『화엄경』의 선재동자가 여러 선지식을 만나 무량한 법문을 듣고 실천하는 것으로 설명했는데, 이는 무량한 지혜로 3제를 차례로 닦아 나가는 격력의 수행으로 추이다. 원교의 수행은 일행삼매(一行三昧)에서 10경계까지의 여러 수행을 말했는데, 그 지혜가 3제원융을 대상경계로 하여 묘하고 그 지혜가 이끄는 수행 역시 묘하다. 이렇게 4교의 수행을 이끄는 지혜와 그 대상경계의 차이를 통해 추묘를 논해 원교 수행의 묘를 말하는 것은 상대묘의 관점에서 말한 것이다.
다음으로 열반5행으로 보살이 행하는 다섯 가지 행을 들어 행묘에 대해 밝힌 것에서 격별을 확인하면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별교의 수행 계위 중 10지(十地)의 첫 번째인 초환희지(初歡喜地)를 기준으로 하여 성행과 범행은 초지에 들기 이전[地前]에 닦기에 원인(遠因)이 되는 수행으로, 그리고 천행과 영아행 그리고 병행은 초지에 오르고 난 뒤[登地]의 수행으로 나눈 것이다. 10지는 별교의 성위 중 인위에 해당하고, 초환희지는 곧 성위의 시작이 된다. 이 때부터 무명혹을 끊기 시작하여 이후로 중도의 진리를 차츰 깨달아 나가는 것이다. 중도의 진리를 깨닫는 것은 이전에 별교의 지혜에 대해 설명하면서 내범의 지혜에 해당하는 계위에서 중관을 익힌다고 한 것과는 다르다. 때문에 이를 기점으로 범·성의 차이를 두고 다섯 가지 행을 구분한다.
둘째, 자행과 화타로 다섯 가지 수행을 구분한다. 앞서 밝혔듯이 성행과 천행은 자행에 해당하고, 범행과 영아행 그리고 병행은 화타에 해당한다. 위로 불도를 구하여 스스로의 지혜를 개발하는 수행과 아래로 중생을 교화하며 자비를 베푸는 수행으로 그 성격과 기능을 확실하게 분별하는 것에서 격별을 확인할 수 있다. 범행은 자비심을 동시에 갖추어 말하지만, 영아행과 병행은 각각 자심과 비심에 해당하는 것에서도 또 한 번 격별이 있다.
마지막으로 열반5행과 원5행의 다섯 가지 행이 서로 그 뜻이 통하지만 이를 설명하고 운용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에서 추묘를 확인하고 상대묘를 말할 수 있다. 열반5행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다섯 가지 수행의 기능과 성격을 기준에 따라 분류하여 각개의 것으로 말하지만, 원5행의 다섯 가지 수행은 하나의 5행으로 서로 원만하게 그 뜻을 같이 한다. 『법화경』에서 여래행(如來行)의 요소와 설명을 들어 다섯 가지 행으로 연결하지만, 그 다섯 가지는 분리하여 각개로 닦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다섯 가지 행을 차제로 따로 말하고 닦는 것은 추이지만, 부사의한 하나로 원만하게 말하고 닦는 것은 묘함을 말해 원5행의 상대묘를 밝힌다.
<경계와 지혜 그리고 수행의 관계에 관한 연구/이혜린 금강대학교 대학원 불교학과 불교교학전공 석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