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법화현의자료

지묘 - 장교, 통교, 별교, 원교의 지혜

작성자원강사리|작성시간26.06.15|조회수25 목록 댓글 0

지묘(智妙)

 

앞서 불교의 목적성을 논하며 언급했듯이 진리를 깨닫고 성불하는 것은 단순한 지식 추구를 통해서는 불가능하다. 불교 역사 연구, 교판 해석, 경론 해석 내지 독송 등을 기계적으로 수행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지식'이 되기 쉽다. 물론 지식이 있어야 지혜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지식을 쌓는 과정 역시 중요하다. 다만 목적성을 잃고 지식 추구를 통해 자료나 정보의 집합체를 완성하는 것에 집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중생은 지식이 아니라 마음 속에 있는 '지혜'를 개발해야만 부처가 설한 경계, 즉 진리를 관하고 그에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식과 지혜는 그 의미와 기능이다르나, 이를 혼동하거나 같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무명에 가린 중생이 이미 자기 안에 갖추어져 있는 부처의 종자[佛種]를 알지 못하고 밖에서만 구하고 찾는 등의 착오를 겪는 것과 같다.

 

법화현의에서는 지혜에 대해 논하며 경계는 인식의 대상이고, 지혜는 이를 인식하는 것으로, 각각의 묘한 경계에 지혜를 대응하여 불가사의한 경계를 해득하는 지혜가 필수불가결적으로 묘함[智妙]을 밝혔다. 법화경』 「방편품에서 지묘의 뜻을 찾을 수 있으니 아래와 같다.

 

내가 얻은 지혜는 미묘하고 가장 으뜸이다. 이 묘한 지혜로 위없는 도를 구한다. 누가 없고 불가사의하며, 매우 깊고 미묘한 법을 나는 이제 갖추어 얻었으니 오직 나만이 그 모습을 안다.

 

천대대사는 지묘에 대해 밝히면서 모든 지혜를 20가지로 정리하여 나누며, 20가지 지혜의 이름을 통해 이는 4교의 수행 계위를 토대로 한 분류을 알 수 있다. 정리하여 제시하면 '6'과 같다.

 

  

수행계위를 들어 지혜를 분류하고 설명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째, 지혜와 수행은 서로 돕는 것으로 함께 올라가며 수행을 통해 지혜를 개발하고 지혜가 개발 될수록 수행의 계위도 올라감에 따라, 양자는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수행계위를 지혜의 척도로 삼아 지혜를 분류하고 논한다. 둘째, 비록 설명과 이해를 위해 세 가지로 말하지만, 본래 경계와 더불어 수행과 지혜는 하나로 분리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 가지의 관계 및 원융은 다음 장에서 자세하게 다룬다.

 

본 절에서는 먼저 표의 내용을 토대로 4교를 기준으로 20가지 지혜의 내용을 확인한다. 이 때 20가지 지혜가 4교의 수행 계위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천태대사의 사교의(四敎義)천태교의의 내용을 참조하여 어떤 지혜를 뜻하는 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다음으로 이 지혜가 앞서 논한 여섯 가지 경계를 비추는 것에 대해 정리하고 지혜의 추묘에 대해 논하며 마무리한다.

 

1)장교의 지혜

장교의 지혜를 논하기에 앞서 4교의 공통적인 수행 계위의 구조를 설명하면, 계위는 크게 현위(賢位)와 성위(聖位)로 나누는데, 범인(凡人)과 성인(聖人)이라고도 표현한다. 진리를 깨달았는가를 기준으로, 현위는 진리를 알지만 깨닫지는 못한 계위이고, 성위는 진리를 깨달은 계위이다. 현위는 다시 외범(外凡)과 내범(內凡)으로 나눌 수 있는데 외범은 불법 안에 있으나 확신이 없기 때문에 부정취(不定聚)이고, 내범은 바른 믿음 아래 성불이 결정돼 퇴전없이 나아가는 정정취(正定聚)이다. 성위 역시 인위(因位)와 과위(果位)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인위는 성인의 시작으로 과위, 즉 불과(佛果)에 이르기 전까지의 계위를 뜻한다.

 

먼저 장교 범인의 계위의 지혜를 밝힌다. 세간의 지혜[世智]는 당대 인도인들 사이에 통용되던 세속심으로 알 수 있는 지혜로 생활에 필요한 갖가지 기술에서부터 갖가지 선정과 신통까지를 이른다. 5정심과 4념처의 지혜[五停心四念處智]는 장교의 외범의 지혜를 하나로 묶은 것이다. 5정심은 수식관(數息觀부정관(不淨觀자비관(慈悲觀인연관(因緣觀염불관(念佛觀)5정심관(五停心觀)의 수행을 하는 계위이다. 4념처는 37도품의 첫 번째 수행법으로서 고제를 관하는데, 몸이 부정함을 관하 고[觀身不淨느낌이 고통임을 관하고[觀受是苦마음이 항상하지 않음을 관하고[觀心無常법이 무아임을 관하는[觀法無我] 네 가지 지혜로 네 가지 전도를 다스린다. 4선근의 지혜[四善根智]는 장교의 내범인 난위(煖位정위(頂位인위(忍位세제일위(世弟一位)의 지혜를 말한다. 다음으로 장교 성인의 계위의 지혜를 밝힌다. 4과의 지혜[四果智]는 수다원(須陀洹사다함(斯陀含아나함(阿那含아라한(阿羅漢)의 장교 성문 계위의 지혜이다. 수다원부터 3계의 견사혹을 끊기 시작해서, 아라한 이 되면 모든 견사혹을 끊는다. 벽지불의 지혜[支佛智]는 곧 장교의 연각과 독각의 지혜이다. 성문과 벽지불은 견사혹을 끊는다는 점에서 같지만, 벽지불은 다시 습기를 침범하므로 성문보다 위에 있다. 또 성문은 고통에서 탈출하는 데에만 목적이 있으나, 연각은 여기에 더해 고통의 근본을 멸하는 것까지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6도의 지혜[六度智]4제에 연하여 4홍서원의 발심을 하고 3아승지겁 동안 6바라밀[六度]의 행을 닦고, 100겁 동안 상호를 만드는 종자를 심는 장교 보살의 지혜다. 이 계위에서 남아있는 습기를 끊는다. 이처럼 보살도를 닦아 도달하는 장교 부처의 지혜[三藏佛智]3계 안의 진사혹을 누르는 계위의 지혜다.

 

4교의에서는 장교 보살의 계위를 아함경에 나타난 석가모니 부처의 성불과 연결하여 설명한다. 1아승지겁의 외범에서 부터 시작하여, 2아승지겁에 내범의 4선근위 중 난위에 들고, 3아승지겁에 정위에 들고, 다시 100겁 동안 6바라밀을 행하며 보살도를 닦아 하인위에 든다. 그리고 32가지 상을 모두 구족하여 1생보처에 들어 중인위에 들고, 인도 석가족의 왕자로 태어나 출가하여 보리수 아래에서 마를 물리칠 때까지 중인위에 머물다가 한 순간에 상인위, 세제일위를 지나 성불하고 곧 유여열반을 이룬다. 이후로 중생들을 위해 설법하는 등 80년 동안 머물며 늙은 비구의 모습을 보이다가 무여열반에 든다는 것이다.

 

장교의 지혜를 이 장교보살의 계위 및 석가모니 부처의 성불과 연결하여 각 수행 단계에 따른 지혜의 구체적인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정리하면 '7'과 같다.

 

 

2)통교의 지혜

통교의 지혜에는 법을 체득한 성문의 지혜[體法聲聞智법을 체득한 벽지불의 지혜[體法支佛智법을 체득한 보살이 공()을 바탕으로 방편을 쓰는 지혜[體法菩薩入眞方便智법을 체득한 보살이 공()에서 가()로 들어가는 지혜[體法菩薩出假智통교 부처의 지혜[通教佛智] 가 있다. 이 때 '법을 체득한[體法]'은 장교가 공을 분석해서[析空] 깨닫는 것과 달리 통교는 공을 체달하여[體空] 깨닫는 차이가 있음을 반영한 표현이다. 나머지 3교와 달리 통교의 지혜에서는 3승의 인위와 통교 부처의 과위로 성위에 대해서만 밝힌다. 내범과 외범의 지혜나 계위가 장교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반복해서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순서대로 통교의 지혜를 논하면 먼저 법을 체득한 성문의 지혜[體法聲聞智] 즉 통교 성문의 지혜가 있는데, 통교의 성문은 3계의 견사혹을 끊는데 습기를 침범하지 못한다. 견사혹을 끊음은 곧 공의 진리를 깨닫는 것을 말하며, 속제가 곧 진제임을 통달하여 즉공(卽空)을 깨닫는 지혜다. 법을 체득한 벽지불의 지혜[體法支佛智] 즉 통교 벽지불의 지혜는, 다시 습기를 침범하는 것에서 성문과 다르고 역시 즉공을 깨닫는다.

 

성문, 벽지불과 달리 통교 보살의 지혜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법을 체득한 보살이 공()을 바탕으로 방편을 쓰는 지혜와 법을 체득한 보살이 공()에서 가()로 들어가는 지혜이다. '체법보살입진방편지(體法菩薩入眞方便智)'에서 '입진(入眞)'은 보살이 공을 체득하여 공의 진리에 들어간 것을 말하고, 이 공을 바탕으로 방편을 사용하는 지혜를 나타낸다. '체법보살출가지(體法菩薩出假智)'에서 '출가(出假)'는 보살이 '()에서 가()를 낸다[從空出假]'는 의미로, 공을 기본으로 하여 가()로 들어가는 지혜를 나타낸다.

 

앞서 72(七種二諦)에서 통교의 별교와 원교로의 피접(被接)을 논하면서 설명한 통교의 근기가 둔한 보살[鈍根菩薩]과 근기가 예리한 보살[利根菩薩]을 언급했다. 이중 통교의 둔근보살은 다만 공만을 보고[但空] 통교의 과두불을 이르는 것에 그치는데, 이것이 통교 부처의 지혜[通教佛智]에 해당한다.

 

3)별교의 지혜

별교의 지혜에는 별교 10신의 지혜[別教十信智30심의 지혜[三十心智10지의 지혜[十地智별교 부처의 지혜[別教佛智]의 네 가지가 있으며, 이는 외범·내범·인위·과위를 기준으로 별교의 지혜를 나눈 것이다. 별교 10신의 지혜[別教十信智]3계의 견사번뇌를 누르는 외범이다. 불과인 진여실상을 믿고 그 진리를 구하기 위해 열 가지 믿음[十信]의 마음을 일으킨다.

 

30심의 지혜[三十心智]는 별교의 10, 10, 10회향 계위가 갖는 30가지 마음의 지혜를 일컬으며, 이는 내범의 계위에 해당한다. 10주는 제1발심주에서부터 3계의 견혹을 끊기 시작하여 계내의 진사혹을 모두 끊고 계외의 진사혹을 누르는 데까지 이르고, 종가입 공관(從假入空觀)을 써서 공의 이치를 보고 혜안을 열어 공의 지혜인 일체지를 이룬다. 10행은 계외의 진사혹을 모두 끊으며, 종공입가관(從空入假觀)을 써서 가를 보고 법안을 열어서 가의 지혜인 도종지를 이룬다. 10회향은 무명을 누르고 중관을 익힌다. 정리하면 10주의 지혜는 바로 공에 들어감을 익히고 더불어 가와 중도를 익히는 지혜이고, 10행은 바로 가를 익히고 더불어 중을 익히는 지혜이며, 10회향은 바로 중을 익히는 지혜다. ((()의 순서로 3제를 깨닫는 별교의 격력3제의 지혜를 확인할 수 있다.

 

10지의 지혜[十地智]는 성인 중 인위의 지혜로 초지인 제1환희지에 중도관을 써서 일분의 무명을 파하고 일분의 3덕을 드러내며, 이후로 제10지에 이르기까지는 일품의 무명을 끊고 일분의 중도를 깨닫는다. 1지에 중도를 깨닫고, 2지 이상으로는 계속해서 다시 중도에 대해 생각하는 지혜다 별교 부처의 지혜[別教佛智]는 별교의 등각위(等覺位)와 묘각위(妙覺位)의 지혜를 일컫는다. 10지 이후에 다시 일품을 끊어 등각위에 들어가는데, 금강심 또는 일생보처라고 한다. 등각위까지를 인위라 일컫는다. 다시 일품의 무명을 파해서 묘각위에 들어가는데 이것이 별교 성인의 과위로, 연화장세계에 앉아 7보의 보리수 아래에서 둔근 보살들을 위해 원만한 보신으로 무량4제의 법륜을 굴린다.

 

4)원교의 지혜

원교의 5품제자위·6근청정위 즉 10신위·10주위·10·10회향)·10·등각·묘각에 이르는 계위를 이즉(理卽명자즉(名字卽관행즉(觀行卽상사즉(相似卽분증즉(分證卽구경즉(究竟卽)6(六卽)으로 판정할 수 있다. 20가지 지혜 중 원교의 4가지 지혜는 이 6즉과 외범·내범·인위·과위를 기준으로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정리하면 '8'과 같다.

 

 

원교 5품제자위의 지혜[圓敎五品弟子智]는 가르침에 의지하여 수행하는 관행즉의 지혜이다. 수희품·독송품·설법품·겸행6(兼行六度정행6(正行六度)의 다섯 가지로 수희품·독송품·설법품은 문혜위(聞慧位), 겸행6도는 사혜위(思慧位), 정행6도는 수혜위(修慧位)에 해당하며 문((()로 지혜가 얕은 곳에서 깊은 곳으로 증장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미혹을 끊지는 못하고 누르는 단계로 외범이며, 별교에서 5주의 번뇌를 차례로 억누르는 것과 달리 한꺼번에 원만하게 억누른다[圓伏]. 별교에서 3혹을 차례로 누르고 격력3제를 증득하는 것과 달리, 원교에서는 처음의 5품제자위에서부터 중도를 보고 무명혹을 누르면서 13관을 닦아나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5종법사행의 공덕으로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6근의 장엄을 갖추게 되는데, 이것이 6근청정의 지혜[六根清淨智]이며 이는 곧 원교의 10신에 해당하며 내범이다. 초신, 즉 제1신부터 견혹을 끊고 진리를 드러내어 제10신에 이르기까지 계내외의 진사혹을 모두 끊어서 가관이 드러나 속제의 이치를 보고 법안이 열려 도종지를 이룬다. 6근이 청정해져 깨달음에 더 가까이 가고, 상사(相似)한 중도의 지혜를 얻는다고 한다.

 

초주에서 등각에 이르는 지혜[初住至等覺智]는 성인의 계위의 지혜로 초주는 성인의 시작이며 등각은 곧 인위(因位)의 마지막 단계이다. 초주에 들어 일품의 무명을 끊고 일분의 3덕을 증득하기 시작하여 제10지에 이르기까지 각각 일품의 무명을 끊고 일분의 중도를 증가시켜 40품의 혹을 끊는다. 그리고 다시 일품의 무명을 파하여 등각위에 드는데 이것을 일생보처라고 한다. 나아가 일품의 미세한 무명을 파하고 묘각위에 드는데, 이것이 원교 부처의 모습이다. 묘각의 지혜[妙覺智]는 곧 부처의 지혜로 가장 위없이 존귀하며 이는 곧 과위(果位)에 해당한다.

 

<경계와 지혜 그리고 수행의 관계에 관한 연구/이혜린 금강대학교 대학원 불교학과 불교교학전공 석사학위논문>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