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보응의 이치가 음양상승과 같이 되는 줄 알며
교정원 남궁선총무부장
원불교 정전 일원상의 법어에 보면 ‘이 원상의 진리를 각하면 인과보응의 이치가 음양상승과 같이 되는 줄을 알며’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인과품 2장에 보면 ‘천지에 사시 순환하는 이치를 따라 만물에 생·로·병·사의 변화가 있고 우주에 음양 상승(陰陽相勝)하는 도를 따라 인간에 선악 인과의 보응이 있게 되나니, …… 인간의 일도 또한 강과 약이 서로 관계하고 선과 악이 짓는 바에 따라 진급 강급과 상생 상극의 과보가 있게 되나니, 이것이 곧 인과 보응의 원리니라.’ 하였습니다.
음양상승의 이치란 음양(陰陽)의 두 기운이 상호 밀고 밀려서 지고 이기기를 반복 순환한다는 원리입니다. 다시 말하면 음 기운 성할 때는 양 기운이 음 기운 안에 숨어 있다가 음 기운이 다하면 양 기운이 점점 승하고 그 양 기운에는 다시 음 기운이 숨어 있다가 양 기운이 다하면 다시 음 기운이 승하게 되는 상호 상승작용이 반복되면서 우주자연은 질서정연하게 돌고 도는 변화가 이루어진다는 설명입니다.
그런데 인과보응의 이치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즉 인(因) 가운데는 과(果)가 숨어 있고 과(果)속에는 다시 인(因)이 숨어 있다가 인과보응의 순환이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니 그 원인는 음양상승의 원리와 같다는 것입니다.
진급과 당급 상생과 상극의 과보
다만 우리가 표현을 할 때에 우주 자연의 변화는 음양상승으로 표현하고 인간이나 만물의 변화는 인과보응으로 설명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우주 자연의 변화는 일정한 주기로 진행되지만 인간등 유정물의 세계에서는 그 기틀이 미세한데다가 거기에 개체의 의지가 수시로 작용을 하기 때문에 그 변화의 주기를 인간의 유관이나 의식으로는 감지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유정물의 심신작용 여하에 따라 음양상승의 변화가 약하고 순하게 진행 될 수도 있고, 강하고 약하게 진행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주에는 이와 같이 음양상승의 원리에 따른 인과 보응의 진리가 있으므로 우리 중생들은 수행을 해야 하고 또한 심신작용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주세성자들이 간절히 간절히 부촉 하신 것입니다.
인과보응의 진리 더 깊이 신앙해야
원불교 교리 중 인과보응은 일원상의 진리를 함축한 신앙의 강령이 되는 교리로서 그 의미가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그 의미를 극히 과학적인 지식의 차원에서 이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은 대로 받는다’ ‘심은 대로 거둔다’ 식의 단순한 사고만으로 이해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인과보응의 진리는 일원상 진리의 내용 전체를 대표하는 어휘로서 그 속에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깊고 넓습니다.
우선 인과보응이라는 말 앞에는 항상 불생불멸이라는 어휘가 따라 다닙니다. 즉 거기에는 영원불멸하고 광대무량한 진리성이 내포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점을 간과하고 인과를 매우 일회적이고 단편적인 사건으로만 이해해서는 안됩니다.
세상의 모든 변화와 차별은 공적영지의 광명을 따라 진리적으로 전개된다는 차원에서 인과보응을 이해해야 합니다. 과학적인 인식은 인과의 극히 일부분일 수 있습니다. 그 내면에는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넒은 진리의 세계가 있어 세상의 모든 변화를 주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원만한 신앙으로 새 시대 향도
그러므로 사람의 눈치만 보고 행동할 것이 아니라 인과진리의 눈을 더 무섭게 인식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입니다. 원불교가 출현하면서 과거의 기성종교들의 미신적이고 편협한 신앙을 지적하고 일원상 진리 신앙의 기치를 내 걸은 것은 바로 이와같은 진리적이고 사실적인 인과보응의 진리를 신앙하자는 것이 었습니다.
일원상의 진리를 인과보응의 신앙문으로 밝히고 그 실천교리로 사은 보은의 교리를 밝힌 것은 바로 인과가 모든 상호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며 그 관계는 바로 천지, 부모, 동포, 법률 즉 사은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기본 틀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사은과의 원만한 관계속에서 인과의 진리가 그 당인에게 가장 은혜로운 상생의 결과를 낳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과보응의 진리가 지극히 사실적인 것만 같아도 거기에는 절대적인 위력이 담겨있는 신앙임을 알아야 할 것이며, 이런 점이 새 종교로서 원불교가 올바른 정체성을 가지고 원만한 신앙으로 새 시대를 향도해 가야 할 과제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