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과 사귐, 그리고 회복
-전교인 여름 수련회 주제 해설
쉼이 없는 인생
“목사님, 바빠서요…….”
교회에 자리가 자꾸 비시는 성도에게 목사가 전화하면 대부분 대답은 똑 같
습니다. 바쁘시다는 겁니다. 이 시대는 한 마디로 바쁜 시대입니다. 어딜 가
나 바쁜 인생들뿐이지요. ‘바쁘다’는 것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고 성공의 잣
대가 될 정도입니다.
어쩌면 한편으로 휴가 때처럼 안 바쁘고 여유롭고 싶지만, 다른 한편에는
나는 늘 바쁜 사람, 바빠야 한다는 마음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먹고 살기
에 너무 바빠서 몸이 파김치가 되고 쫓기는 인생은 싫습니다. 그런땐 “정말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게 되지요.
하지만, 바쁜 일이 없어지고 사람도 찾지 않으면 무언가 불안하고 조바심도
납니다. “혹시 내가 잊혀진 것은 아닐까? 내가 쓸모없는 존재가 된 것은 아
닐까?” 불안함이 엄습합니다. 우리는 휴가 갈 시간도 없어 “바빠 죽겠네!”
불평하면서도, “바빠야 해!” 하며 자신을 부추기면서 살아갑니다.
바쁘게 사니 자연히 좀 더 잘 살게는 되었습니다. 집 살림은 늘어나고, 상상
도 못했던 차도 있게 됐고요, 외식도 가끔 하면서, 이 여름이 되면 어디 휴
가다 피서다 갔다 오게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서 남는 것은 만족과 평안이라기 보다는 육체적인 피로,
정신적인 권태감, 무기력, 우울증 등이 찾아옵니다. 바쁘게 살면서 집은 더
근사하게 꾸미지만, 영혼의 집인 내면은 더 황폐해 졌습니다. 너무 바빠서
행복할 틈도 없어 보입니다. 쉼, 휴가조차도 일이 되어 버린 시대, “힘들어,
피곤해, 허전해, 허무해” 등이 현대인의 유행어 아닌지요.
그래서입니다. 바쁜 인생가운데 ‘쉼터’가 필요합니다. 육신의 쉼터, 무엇보다
영혼의 쉼터입니다.
어떻게 그 쉼을 얻을 수 있을까요?
영혼의 쉼터
“실로 내가 내 영혼으로 고요하고 평온하게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의 어머
니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내 영혼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 (시133:2절)
다윗의 고백인데요, 갓난아이가 ‘어머니 품’에서 푹-쉬고 있는 모습입니다.
내 영혼이 하나님 품에 안겨 있을 때 만족과 기쁨이 있다는 말씀이지요.
주일에 교회에서 가장 평안한 인생이 누구일까요? 저는 자모실에 있다고 생
각합니다. 자모실 어미 품에 안겨 잠을 자고 있는 갓난아이들입니다. 어미의
품은 평안입니다. 엄마의 심장 뛰는 소리를 느끼고 사랑으로 가득한 눈빛을
바라보며 보시시 잠에 빠집니다. 염려도 근심도 시름도 없습니다. 참으로 평
안한 잠입니다.
<아기는 있는 힘을 다하여 잔다>
-김기택-
"아기는 있는 힘을 다하여 잔다. 부드럽고 기름진 잠을
한순간도 흘리지 않는다. 젖처럼 깊이 빨아들인다...
어둠속에서 수액을 퍼올리는 뿌리와 같이,
잠은 고요하지만 있는 힘을 다하여 움직인다.
남김없이 잠을 비운 아기가 아침 햇빛을 받아 환하게 깨
어난다. 밤사이 훌쩍 자란 풀잎같이 이불을 차고 일어난
다. 밤새도록 잠에 씻기어 맑은 얼굴, 웃음 말고는 다 잊어
버린 얼굴이 한들거린다. 풀잎 위에 맺힌 이슬은 아기의
목구멍에서 굴러나와 아침 공기를 낭랑하게 울린다.
어미 품에서 푹 자고 일어난 아기의 얼굴에 담겨 있는 평안을 말하고 있습
니다. (시133편)에서 다윗이 그 고백을 하는 것이지요.
어쩔 수 없이 바쁘게 살아야 하는 일상이지만, 일을 하루라도 놓을 수 없는
인생이지만, 영혼의 어머니 되시는 하나님 품에서만이 우리는 참된 평안과
안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천국은 일터가 아니라 쉼터입니다. 이것은 장례식
때만 필요한 말씀이 아니지요. 가장 큰 믿음은 내 마음 구석구석을 하나님이
차지하시도록 하는 것, 주안에서 안식과 평안을 누리는 믿음입니다.
코이노니아, 사귐을 통한 회복
그것이 사귐, 코이노니아(koinonia)이라. 하나님과의 사귐을 통해 우리 영
혼은 회복될 수 있습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그분과의 친밀한 사귐 속
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구원이란 하나님과의 친밀한 사귐의 회복입니다.
구원의 확신을 얻는 일도, 참된 진리를 발견하는 일도, 마음의 상처가 치유
되는 일도, 나에게 주어진 소명을 발견하는 일도, 모두 하나님과의 사귐에서
일어납니다. 나의 영적 시야가 밝아지는 일도, 내 박약한 의지가 새로워지는
것도, 내 부족한 사랑이 온전해지는 일도, 모두 하나님과의 사귐에서 시작됩
니다. 그러므로 결국 내 가정의 문제도, 내 직장의 문제도 그리고 우리 교회
의 문제도 모두 하나님과의 참된 사귐에 그 회복(restoration)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님과의 사귐을 회복한 사람은 이웃과의 사귐으로 향합니
다. 죄로 인하여 멀어졌던 타인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이지요. 너와 나의
사귐을 통해, 내 마음을 열고 막힌 담들은 허물어지며 사랑으로 서로 용서
하고 받아 줄 때, 우리 영혼이 온전히 회복됩니다.
하여 진정한 회복은, 우리 영혼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슬하에 모일 때 시작
됩니다. 주를 믿는 성도들이 함께 모여서 쉼과 사귐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
다.
2011년 전교인 여름 수련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진정한 쉼과 사귐과 회복이 있는, 천국의 잔치가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