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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향기

[스크랩] 새 / 천상병

작성자멋진여자(15회)|작성시간26.01.23|조회수0 목록 댓글 0




새 -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날이 와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일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새.2 - 천상병
 
 
그러노라고
뭐라고하루를 지껄이다가,
잠잔다---
 
바다의 침묵나는 잠잔다.
아들이 늙은 아버지 편지를 받듯이
꿈으로 꾼다.
 
바로 그날 하루에 말한 모든 말들이,
이미 죽은 사람들의 외마디 소리와
서로 안으며사랑했던 것이나 아니었을까?
그 꿈 속에서......
 
하루의 언어를 위해나는 노래한다.
나의 노래여나의 노래여,
슬픔을 대신하여나의 노래는 밤에 잠잔다.
 
 
새.3 - 천상병
 
 
 
저 새는 날지 않고 울지 않고
내내 움직일 줄 모른다.
상처가 매우 깊은 모양이다.
아시지의 성()프란시스코는
새들에게
은총 설교를 했다지만
저 새는 그저 아프기만 한 모양이다.
수백 년 전 그날 그 벌판의 일몰(日沒)과 백야(白夜)
오늘 이 땅 위에
눈을 내리게 하는데
눈이 내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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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쿼바디스(one &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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