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조를 내고 지킨 주식인데
물려줄 사람이 없습니다.
지난 4월 삼성일가가 상속세 12 조 원을 모두 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남긴 유산에 매겨진 한국 역사상 가장 큰 상속세였죠.
5년에 걸쳐 여섯 번을 나눠내는 동안 이재용은 핵심 계열사 주식을 단 한 주도 팔지 않았어요.
배당과 대출로 버텼고.
삼성전자 지분은 상속 전보다 오히려 2배 넘게 늘었습니다.
재벌이 이렇게까지 지분을 지키는 이유는 보통 하나죠.
자식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그런데 이재용은 그 길을 6년 전에 자기 입으로 끊었습니다.
2020년 5월 대국민 사과 자리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어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할아버지 이병철에서
아버지 이근희
그리고 자신까지 3대 세습의 정점에 선 사람이
4대째 세습을 지운 선언이었죠.
그렇다면 물려줄 사람도 없는데
그는 왜 12조를 내면서까지 한 주도 안 팔았을까요?
자녀들의 근황에 힌트가 있습니다.
아들 이재오는 지난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해군 학사 사관 으로 입대했고
딸 이원주는 시카고대에서 데이터 과학을 공부하고 있죠.
경영 수업을 받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가 지킨 지분은 자식에게 넘길 자리가 아니라 자기 대에서 끝내야 할 책임이라는 뜻인 거죠.
삼성의 세습은 이재용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 이재용에서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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