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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6조 혜능의 선맥 계승

작성자空山 내려놓음 마음학교장|작성시간26.06.18|조회수27 목록 댓글 0

중국의 선종은 마침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수행자들은 경전 속에서 답을 찾으려 했습니다. 글자를 못 잡고 깨달음의 모양을 헤아리려 했습니다. 벽을 마주한 달마가 길을 열었고 몸을 던진 해가가 그것을 이어받았습니다. 승천은 한 문장으로 뜻을 남겼고 도시는 그 뜻을 하루의 삶으로 살아냈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 더 있었습니다. 그는 산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선종의 방향을 처음으로 바로 세운 사람이었습니다. 수행자들은 경전을 붙잡고 있었고 그는 그들의 마음을 보았습니다. 수백 명의 제자들이 그의 한마디를 기다렸지만 그는 오래도록 침묵했습니다. 봉인은 지켜보았습니다. 누가 스스로를 보고 있는지 누가 아직 글자에 기대어 있는지를 이 이야기는 한 수행자의 깊이를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선종의 방향을 세운 사람의 기록입니다. 노동으로 땅을 일군 도신의 뒤에서 공인은 지혜로 길을 냈습니다. 이제 선종은 삶을 넘어 안목의 시대로 들어갑니다. 적양이 황래산 위로 붉게 노을지고 있습니다. 자조도시는 낡은 짚신을 끌며 백먼지가 있는 길을 천천히 걸었습니다. 그의 손에는 늘 그렇듯 날이 못인 호미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도시는 길가에 멈춰서서 지팡이를 짚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멀리서 한 소년이 보따리를 짊어진 채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이는 7살 남짓한 친구였으나 걸음걸이는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도시는 호미를 바닥에 내려놓고 다가오는 소년의 눈을 가만히 응시했습니다. 아이의 눈동자는 맑았으며 도신의 남무한 행색 앞에서도 머뭇거리지 않았습니다. 도심이 허리를 펴며 아이를 향해 입을 열었습니다. 너의 성은 무엇이냐? 도시는 아이의 대답을 기다리며 가사 자락의 모든 흙을 털어냈습니다. 조녀는 보따리를 고쳐 매더니 도신을 향해 합장을 하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성은 있으나 보통의 성과는 다릅니다. 도심에 눈썹이 움찔하며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바람이 불어와 아이의 머리카락을 흩뜨렸지만 아이는 눈을 깜빡이지 않았습니다. 도시는 한 걸음 더 다가가며 다시 한번 아이의 마음을 두드렸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이 무슨 성이란 말이냐? 조녀는 아무 말 없이 도신의 뒤로 솟은 쌍봉산의 봉우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그것은 바로 불성입니다. 주변의 새 소리가 멈추고 산들바람이 두 사람 사이를 지나갔습니다. 도시는 등 뒤로 손을 맞잡으며 일부러 무거운 목소리를 내어 물었습니다. 너에게는 너만의 성씨가 없단 말이냐. 소녀는 바닥에 떨어진 마른 잎 하나를 주어들고 그것을 허궁으로 날려보냈습니다. 불성은 본래 공헌 것이니 성씨라고 할 만한 것이 붙을 자리가 없었습니다. 도시는 쥐고 있던 지팡이를 바닥에 툭 떨어뜨리고 소년의 두 손을 꽉 잡았습니다. 아이의 손은 작았지만 그 안에는 만물을 담을 수 있는 깊이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도시는 소년을 데리고 자신이 머물던 수행처인 동산사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절마당에 도착하자마자 도시는 벽 모퉁이에 세워진 빗자루를 아이에게 건넸습니다. 도시는 말없이 손가락으로 마당의 낙엽을 가리켰습니다. 봉인은 빗자루를 두 손으로 받아들고 묵묵히 마당을 쓸기 시작했습니다. 빗자루가 땅을 긁는 소리가 고요한 산사의 규칙적으로 울려 퍼졌습니다. 도시는 툇마루에 앉아 아이가 지나간 자리에 생기는 빗자루 결을 지켜보았습니다. 다음 날 새벽 도시는 홍인에게 커다란 물덩이를 내밀었습니다. 봉인은 자신의 기만한 지게를 지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 계곡 물을 길어 올렸습니다. 물방울이 버선 등을 적셨지만 공이는 걸음을 멈추거나 뒤를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도시는 밭으로 나가 공인에게 작은 호미 하나를 따로 챙겨주었습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엎드려 엉겨 붙은 잡초들을 하나씩 뿌리째 뽑아냈습니다. 도시 내 구보정원 등 뒤로 공인의 작은 등이 그림자처럼 따라 움직였습니다. 봉인은 스승의 손동작을 눈으로 쫓으며 긁을 가르고 덮는 법을 몸으로 익혔습니다. 밥을 먹을 때도 도시는 발우를 씻는 물 한 방울까지 홍인이 지켜보게 했습니다. 마른 사라지고 오직 행동으로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공인의 부드러웠던 손바닥에는 어느새 딱딱한 굳은 살이 칭칭이 쌓였습니다. 도시는 때때로 홍인을 방으로 불러 등잔불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습니다. 두 사람은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서로의 눈동자 속을 깊이 들여다보았습니다. 그 눈빛 속에는 글자가 아니라 살아있는 불빛이 스치고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도신의 머리카락이 파뿌리가 되었습니다. 도시는 낡고 바른 가사와 발우를 꺼내어 무릎을 꿇은 혹인 앞에 내려놓았습니다. 나는 이제 떠날 때가 되었구나. 네가 이 땅의 마음을 지키겠느냐? 고기는 대답 대신 스승 앞에 큰 절을 올렸습니다. 범맥은 그렇게 말이 아니라 거친 무명천한 조각으로 건너갔습니다. 도시는 홍인의 어깨를 한번 다독이고는 평온하게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공인은 홀로 마당에 서서 스승이 평생을 일구었던 맛과 산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다시 빗자루를 들고 어제와 다름없이 마당 구석에 먼지를 쓸어냈습니다. 범맥의 무게는 공인의 어깨 위에서 평범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도심이 뿌린 노동의 씨앗은 이제 홍인의 가슴속에서 지혜의 싹을 틔웠습니다. 동산사의 새벽종이 울리고 홍인은 도신이 그랬던 것처럼 밭으로 향했습니다. 이것은 한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가장 고요한 발걸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고요는 오래 머물지 않았습니다. 동산사의 법당안은 수백 명의 제자들로 빼고 기들어차 있었습니다. 제자들의 앞에는 인도에서 건너온 경전 능가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법당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한 승려가 손가락으로 어려운 환자를 짚으며 스승인 홍인을 향해 물었습니다. 마음의 칭찬을 어떻게 나누어야 합니까? 깨달음의 단계는 몇 가지입니까? 공의는 법상의 높이 앉아 제자들이 내뱉는 지식의 조각들을 가만히 지켜보았습니다. 제자들은 서로의 해석이 옳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경전의 구절을 서로의 눈앞에 들이밀었습니다. 그들의 눈은 종이 위에 고정되어 있었고 손가락은 복잡한 논리를 그리며 허공을 저었습니다. 공인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제자들이 모여 있는 중앙으로 걸어 내려갔습니다. 그는 가장 앞에 놓여 있던 두꺼운 능각영을 아무 말 없이 단번에 덮어버렸습니다. 법당 안에 소란이 일시에 끊기고 차가운 정적이 바닥부터 무겁게 차올랐습니다. 공인은 제자의 손에 들려 있던 못을 뺏어 바닥에 툭 던져 놓으며 꼬짖었습니다. 부처를 머리로 찾는 자는 평생 부처를 만나지 못한다. 공의는 법당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마당을 비추는 강렬한 햇살을 가리켰습니다. 제자들은 갑작스러운 빛의 눈을 찌푸리며 스승의 손가락 끝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공의는 다시 안으로 들어와 경전 더미를 구석으로 밀어내며 제자들 앞에 섰습니다. 머릿속으로 부처를 그리는 동안 너희 안에 진짜 부처는 갈 곳을 잃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 고기는 자신의 가슴을 주먹으로 가볍게 치며 제자들의 눈을 하나씩 매섭게 마주했습니다. 제자들은 여전히 경전 속에서 정답을 찾으려는 듯 눈동자를 불안하게 굴렸습니다. 한 제자가 일어서서 경전 속의 어려운 문장을 섞어가며 질문을 했습니다. 공인은 대답 대신 옆에 있던 걸레를 집어들어 제자의 발 앞에 던졌습니다. 닦아야 할 것은 글자가 아니라 너희의 마음이라. 봉인은 직접 바닥에 엎드려 거친 무명천으로 마루를 강하게 문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기뿌연 먼지가 사라지고 나무에 본래 결이 드러났습니다. 공인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고 거친 숨소리가 법당의 정적을 사정 없이 깨뜨렸습니다. 제자들은 당황하며 서로의 얼굴을 보았으나 공인은 멈추지 않고 바닥을 닦았습니다. 문자를 놓아야 본래 모습이 보이고 이론을 잊어야 마음이 움직인다. 제자들은 주충거리며 하나 둘씩 경전을 덮고 공인의 곁으로 다가와 엎드렸습니다. 업당하는 해석을 다투는 목소리 대신 바닥을 문지르는 마찰음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봉인은 걸레질을 멈추고 땀을 닦으며 마당의 커다란 바위 위로 올라갔습니다. 그는 제자들이 공들여 필사해. 둔 경전의 낮장들을 허공으로 날려 보냈습니다. 지식에 가진 무처는 결코 너희를 건지지 못한다. 공인은 텅 빈 손바닥을 펼쳐 보이며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엄중히 경고했습니다. 부처를 글자에서 찾지 마라. 지금 땀 흘리는 너희의 손바닥을 보아라. 법당 구석에 쌓인 능 가격 위로 오후에 긴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졌습니다. 공의는 제자들을 향해 등을 돌리고 다시 밭으로 향하는 오솔길을 걸었습니다. 이제 동선사는 경전을 논하는 소리는 사라지고 이름 모를 침묵만이 흘렀습니다. 봉인은 문자의 시대를 지나 마음과 마음이 마주하는 길을 바로 세웠습니다. 이것은 관념의 성벽을 허물고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첫 번째 방향이었습니다. 공의는 법당 중앙에 놓여 있던 높은 법상을 지워버렸습니다. 덩빈 자리에는 낡은 탁자 하나와 얇은 경전 한 권만이 놓여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위아한 표정으로 그가 새로 꺼내든 금강경을 바라보았습니다. 홍의는 탁자 앞에 앉아 경전의 첫 페이지를 천천히 넘겼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능가경에 집착하지 않는다. 공인은 손가락으로 금강경의 글자를 짚으며 제자들을 향해 고개를 들었습니다. 법당하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습니다. 봉인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경전의 핵심 구절을 다짐하게 읊었습니다. 범소유상계시험왕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다. 제자들은 그동안 쌓아온 지식의 체계가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봉인은 찻잔을 들어 바닥에 쏟으며 흩어지는 물방울을 가리켰습니다. 머물 곳을 찾는 마음이 너희를 속박하고 집착하는 마음이 너희를 눈멀게 했다. 봉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법당 기둥에 새겨진 화려한 조각들을 어루만졌습니다. 그는 단호한 손길로 조각 위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며 다시 말했습니다. 금강경은 무언가를 더하는 법이 아니라 본래 집착할 실체가 없음을 드러내는 경전이다. 제자들 사이에서 술렁힘이 일었으나 공인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봉인은 제자 한 명을 불러 세우고 그의 빈손을 높이 들어 올리게 했습니다. 무엇이 잡히느냐? 너의 손바닥에 무엇이 남아 있느냐? 제자가 아무것도 없다고 답하자. 공인은 비로 쏘여튼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 비어있는 손이 바로 묻혀의 손이고 그 비어 있는 마음이 바로 금강의 지혜다. 동산사의 수행 가풍은 그날 이후로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제자들은 더 이상 깨달음의 단계를 계산하거나 공덕의 높이를 재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밥을 먹으며 맛에 머물지 않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무를 패며 힘쓴다는 생각에도 머물지 않는 마음을 익혔습니다. 고기는 매일 새벽 제자들과 함께 금강경을 독송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수백 명의 목소리가 하나로 합쳐져 산사의 골짜기를 타고 멀리 퍼져나갔습니다. 응무소주 이생기심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낼지니라. 이 구절은 제자들의 가슴속에 박힌 단단한 아집의 못을 하나씩 뽑아냈습니다. 고기는 제자들이 경전에 집착할까 염려하여 다 익은 경전을 다시 덮게 했습니다. 경전 또한 강을 건너는 뗏목일 뿐이니 강을 건너쓰면 뗏목을 버려야 한다. 제자들은 스승의 말에 따라 경전의 문구마저 마음속에서 깨끗이 비워냈습니다. 법당 안에는 더 이상 논쟁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오직 깊은 고요만이 감돌았습니다. 봉인은 이 얇은 경전 한 권으로 선종의 물줄기를 거대한 바다로 돌려놓았습니다. 복잡한 이론의 성벽은 무너졌고 그 자리에는 누구나 걸을 수 있는 평탄한 길이 열렸습니다. 지혜는 더 이상 높은 곳에 고여 있지 않고 낮은 곳으로 흘러 중생의 삶을 적셨습니다. 봉인은 홀로 달비자 아래에 앉아 자신의 그림자가 땅에 비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는 그림자조차 실체가 없음을 확인하며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이제 동산사는 금강의 지혜로 단단해진 새로운 수행자들의 터전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형상을 벗고 본질로 돌아가는 공인이 세운 지혜의 길이었습니다. 동산사의 긴 복도 끝 하얀 벽면 앞에 수백 명의 제자가 모여들었습니다. 모두의 시선은 상좌신수가 밤새 적어 내려간 계승의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진 15 제수 10여 명경대. 몸은 깨달음의 나무요. 마음은 밝은 거울에 받침대라. 지식은 불식 물사야 지내.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 먼지가 끼지 않게 하리라. 제자들은 신수의 문장을 소리 내어 익으며 그의 정진과 성실함에 감탄했습니다. 신수는 멀찍이 서서 자신의 그를 바라보며 깊은 숨을 내쉬었습니다. 공2는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다가와 벽 앞에 멈춰섰습니다. 그는 신수의 글자를 하나하나 뜯어보며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습니다. 공인은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옆에 서 있던 제자들에게 명령했습니다. 이 글을 외워 진이고 수행에 힘쓰도록 해라. 공인의 목소리는 낮았으나 그의 눈동자에는 여전히 채워지지 않은 갈증이 서려 있었습니다. 다음 날 새벽 방앗간 구석에서 곡식을 짓던 나무꾼 해능이 벽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를 모르는 혜능은 지나가던 동자승에게 부탁하여 신수의 글 옆에 자신의 마음을 받아 적게 했습니다. 보제본무수 명경혁비대 깨달음은 본래 나무가 없고 밝은 거울 또한 바친 데가 없다네. 본래 무일물 합쳐야지네. 본래 아무것도 없거늘 어느 곳에 먼지가 안겠는가? 재능의 문장이 벽에 새겨지는 순간 주변을 감싸던 공기가 차갑게 얼어붙었습니다. 지나가던 제자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충격에 빠진 얼굴로 해능의 글을 보았습니다. 진수가 쌓아 올린 수행의 틀이 개능의 문장 한 줄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조란을 듣고 나타난 홍이는 개능의 글 앞에서 한참 동안 말을 떼지 못했습니다. 제자들은 홍인이 해능의 천재성을 극찬할 것이라 예상하며 숨을 죽였습니다. 봉인은 천천히 신발을 벗어 손에 들더니 개능의 글자를 거칠게 문질러 지워 버렸습니다. 이 또한 견성에 이르지 못했구나. 봉인은 차갑게 한마디하고 개능을 돌아보지도 않고 법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제자들은 안도하며 예능을 비웃었으나 공인의 손바닥은 간에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가슴속에 간직했던 금강경의 정수가 저 문맹의 나무꾼 손에서 터져나왔음을 알았습니다. 공이는 방으로 돌아와 촛불을 끄고 어둠 속에서 해능의 문장을 다시 곱씹었습니다. 닦아야 할 거울조차 없다는 그 파격이 선종의 미래를 바꿀 열쇠임을 직감했습니다. 봉인은 해능이 일하는 방앗간으로 발걸음을 옮겨 절구지라는 그의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는 지팡이로 절구통을 세 번 툭툭 치고는 아무 말 없이 뒤돌아 나갔습니다. 재능은 스승의 뒷모습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그 침묵의 신호를 가슴에 새겼습니다. 동산사의 밤은 깊어갔고 두 사람만의 은밀한 약속만이 어둠 속을 가르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수백 명의 제자가 잠든 깊은 밤이 찾아왔습니다. 공인은 자신의 방 한가운데 등불 하나를 켜두고 문 밖에 기척을 기다렸습니다. 잠경의 종소리가 산사의 낮게 깔리자 문풍지가 가볍게 흔들렸습니다. 방앗간에서 몸을 씻고 온 해능이 소리 없이 방 안으로 들어와 무릎을 꿇었습니다. 봉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가사를 넓게 펼쳐 창문과 문틈을 이중으로 가렸습니다. 작은 등불빛조차 방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그는 철저히 빛을 가두었습니다. 공인은 벽장에 간직했던 금강경을 꺼내어 개능의 앞에 천천히 펼쳤습니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경전의 구절구절을 해능에 귀에 직접 새겨 넣기 시작했습니다. 대상의 마음을 붙잡히지 마라. 모양의 소가 본질을 놓치지 마라. 공인의 음성은 어둠 속에서 파도처럼 밀려와 게능의 가슴을 세차게 때렸습니다. 재능은 눈을 감은 채 스승의 입술에서 떨어지는 금강의 지혜를 온몸으로 받아냈습니다. 봉인은 경전의 가장 깊은 곳 응무소주 이생기 신뢰 대목에 이르러 숨을 멈췄습니다.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어야 한다. 그 순간 해능의 어깨가 떨렸고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마지막 안개가 거쳤습니다. 대능은 이마를 바닥에 붙인 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처음부터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홍인은 잠시 침묵하다가 그렇다 오고감이 없음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머무름이 없는 마음이니라 공의는 등불 밑에서 해능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확신에 찬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는 곁에 두었던 가사와 바로를 들어 재능의 두 손 위에 올렸습니다. 버분 너에게 전수되었으니 남쪽으로 떠나거라. 공인은 해능의 손을 꼭 쥐며 그가 짊어져야 할 거대한 범맥의 무게를 나누었습니다. 그는 직접 등부를 들고 해능을 안내하여 절 뒷문으로 이어지는 어두운 숲길을 걸었습니다. 강가에 도착하자 봉인은 스스로 노를 잡고 재능을 배에 태워 강 건너로 저갔습니다. 재능이 노를 대신 잡으려 하자 공인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노를 저었습니다. 건너주어야 할 때는 스승이 노를 젖지만 건너고 나면 스스로 노를 저어야 하는 법이다. 강 건너편에 도착하자 공인은 해능의 등을 밀어 어둠 속으로 떠나보냈습니다. 그는 제자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강가에 서서 반발함을 맞았습니다. 절로 돌아온 홍이는 가사로 가렸던 창문을 열고 타 버린 등불의 심지를 잘라냈습니다. 그는 사흘 동안 방 문을 걸어 잠그고 제자들의 문안 인사에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이 위아래하며 문을 열었을 때 공인은 평온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법은 이미 남쪽으로 갔으니 너희는 더 이상 나에게서 무엇을 찾지 마라. 동산사에는 거대한 소란이 일었으나 공인의 얼굴에는 오직 깊은 평화만이 감돌았습니다. 그는 도신에게 물려받은 괭이를 벽에 기대어 놓고 가사 없이 가벼운 몸으로 앉았습니다. 봉인은 자신의 삶이 금강경의 한 구절처럼 꿈 같고 환영같은 것임을 보았습니다. 그는 제자들을 향해 마지막으로 손을 흔들고는 조용히 고개를 숙여 숨을 걷었습니다. 공인이 여러 젖친 금강경의 시대는 이제 해능의 발걸음을 따라온 세상으로 뻗어갔습니다. 문제는 사라졌으나 지혜는 남았고 스승은 떠났으나 법은 살아 움직였습니다. 동산의 달빛은 여전히 밝았으며 선종의 역사는 이 밤을 기점으로 영원히 바뀌었습니다. 이것은 비움을 통해 세상을 채운 오조홍인이 남긴 위대한 지혜의 마침표였습니다. 가부절을 틀고 앉은 채로 평온하게 인멸하신 홍인의 모습은 그 자체로 마지막 설법이었습니다. 그는 억지로 눈을 감지 않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세상을 향해 안목을 열어 두었습니다. 제자들은 스승의 텅 빈 육신 앞에서 비로소 글자밖에 진실을 마주했습니다. 공인은 떠났지만 그가 남긴 금강경의 씨앗은 이미 남쪽으로 흘러갔습니다. 수천 년을 이어온 복잡한 교리는 무너졌고 그 자리에는 본래 깨끗한 마음만이 남았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먼 곳의 부처를 찾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평범한 하루를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글자도 모르던 난방의 나무꾼 해능에게서 본래의 성품을 알아본 공인의 안목 그 안목이 있었기에 선종의 등불은 꺼지지 않고 오늘 우리에게까지 닿았습니다. 사조 도신이 일군 거친 땅 위에서 오조 홍인이 피워낸 지혜는 그렇게 길을 냈습니다. 이제 법의 무게는 이름 없는 나무꾼 개능의 어깨 위로 옮겨졌습니다. 어둠을 가르며 남쪽으로 건너간 그 발걸음 속에서 선종의 빛은 다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지일 설계자 홍인이 남긴 위대한 유산 육조 해능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왜 지금의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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