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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 세상

[스크랩] 시조

작성자박경동|작성시간10.02.01|조회수168 목록 댓글 0
'취락류 시조'란 표현보다는 '강호한정가(江湖閑情歌)'라는 표현이 더 자주 쓰입니다. 또 '취락(趣樂)'이란 '재미를 즐긴다'라는 의미인데 시조 문학의 성격을 언급할 때에는 '풍류'란 용어를 즐겨 사용합니다.

강호한정가는 조선 초기, 즉 15세기 무렵부터 등장하기 시작해 조선후기에 이르기까지 시조 문학의 주류를 이루었던 갈래입니다. 따라서 '부흥기'를 따로 언급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다만 강호한정가의 대명사격으로 인정받는 <어부사시사>가 17세기에 창작되었으므로 굳이 부흥기를 말한다면 이 시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대표적인 강호한정 시조를 몇 편 올립니다.







대추불 붉은 골에 밤은 어찌 떨어지고

벼 벤 그루터기에 논게는 어찌 내리는가

술 익자 체장수 지나가니 아니 먹고 어쩌리 -황희



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들이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배 저어 오노라. - 월산대군



말없는 청산(靑山)이요, 태없는 유수(流水)로다

값없는 청풍이요, 임자 없는 명월이라.

이중에 병이 없는 이 몸이 분별없이 늙으리라. - 성흔



산촌에 눈이 오니 둘길이 묻혔어라

시비를 열지 마라, 날 찾을 이 뉘 있으리

밤중의 일편명월(一片明月)이 내 벗인가 하노라 -신흠



십년을 경영하여 초려삼간 지어내니

나 한간 달 한간에 청풍 한간 맡겨두고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 송순



짚방석 내지마라 낙엽엔들 못 앉으랴

술불 켜지마라 어제 진 달 돌아온다

아이야, 박주산채(薄酒山採)일망정 없다말고 내어라 -한호



강산 좋은 경(景)을 힘센 이 다툴 양이면

내 힘과 내 분으로 어이하여 얻을손가

진실로 금(禁)할 이 없을세 나도 두고 노니노라. -김천택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산(山) 절로 수(水) 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이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 하리라 -작자미상



매미가 맵다 울고 쓰르라미 쓰다 우니

산채(山採)를 맵다는가 박주(薄酒)를 쓰다는가

우리는 초야에 묻혀 맵고 쓴줄 몰라라 - 이정신



한잔 먹세그려 또한잔 먹세그려

이몸 죽은 후면 지게 위에 거적 덮어 줄이어 메어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의 만인이 울어 내나 억새풀 속새 떡갈나무 백양 숲에 가기만 하면 누런 해 흰 달 가는 비 굵은 눈 소슬히 바람 불제 뉘 한잔 먹자할꼬

하물며 무덤 위의 잔나비 휘파람불제 뉘우친들 어쩌리 -정철



전원에 남은 흥을 (발을)저는 나귀에 모두 싣고

계산(溪山) 익숙한 길로 흥치며 돌아와서

아이야 금서(琴書)를 다스려라 남은 해를 보내리라 -김천택



두류산 양단수를 옛 듣고 이제보니

도화(桃花) 뜬 맑은 물에 산영조차 잠겼어라

아이야, 무릉(武陵)이 어디메오 나는 여긴가 하노라 -조식



재너머 성권롱 집의 술 익었단 말 어제듣고

누운 소 발로 박차 언치 놓아 얼른 타고

아이야 네 권롱 계시냐 정좌수 왔다 하여라 -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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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21세기태양과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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