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일은 양배추의 원종이므로 양배추에 준해서 기른다. 봄 재배와 가을 재배로 나눌 수 있다. 서늘한 기온을 좋아하므로 우리나라의 한여름을 피해서 기르면 풍성하게 수확할 수 있다. 같은 종자라도 여름에 모종을 길러 가을에 수확하는 케일의 잎이 봄 재배보다 훨씬 좋다. 봄 재배 케일은 여름에 접어들면서 수확을 하게 되어 무더위에 상하거나 약해진 잎이 많다.
재배시기
모종 기르기
[ 밭에서 모종 기르는 법 ]
파종하기 1~2주 전에 밭을 준비한다. 완숙퇴비를 1㎡당 2㎏ 정도를 넣고 밭을 일구어 두둑의 폭이 1m, 높이가 10㎝ 정도 되게 만든다. 모종의 수량을 미리 결정해 어느 정도 면적에 파종해야 하는지 알아둔다. 보통 한 번에 재배할 양으로 20포기 정도를 잡으면 무난하다. 케일과 동시에 파종해 모종을 기를 수 있는 종류는 양배추,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등이다. 늦봄이나 여름에 모종을 기를 때는 약하게 그늘이 지는 곳이 좋다.
[ 집 안에서 모종 기르는 법 ]
지난해 고추 모종을 구입한 포트를 이용해 종묘상에서 판매하는 상토를 채워 넣고 씨앗을 파종해 모종을 기르는 방법이 있다. 집 안에서 몇 포기 길러 재배하는 만큼 관리가 쉽다.
1) 상토를 포트 안에 꼭꼭 눌러 채워 넣는다.(3월 초·중순)
2) 격자 안의 상토를 손끝으로 조금 눌러 2~3개의 씨앗을 넣고 3㎜ 정도로 상토를 덮는다.
3) 물을 준 다음, 양지바르고 밤 기온이 심하게 내려가지 않는 곳에 둔다.
4) 흙이 마르는 것 같으면 스프레이로 살살 물을 뿌려 촉촉하게 한다.
5) 싹이 나면 튼튼한 모종 하나를 남기고 나머지는 솎아낸다.
6) 4월 중순이나 말경, 모종이 어려도 아주 심는다.(집 안에 계속 두면 웃자라게 되어 연약한 모종이 된다.)
씨앗 준비
가까운 종묘상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가꾸고자 하는 종류의 케일 종자를 준비한다. 케일은 녹즙용과 쌈으로 이용하는 두 종류가 있다. 우리 집은 녹즙을 먹지 않아서 나는 주로 쌈용 케일을 기르고 있다. 녹즙용은 잎이 넓고 줄기가 굵은 데 비해, 쌈 케일은 잎이 작고 줄기도 조금 가늘게 자란다.
[ 주의사항 ]
남부 지방 또는 제주도에서는 월동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내가 재배하는 대전 근교에서는 힘들다. 2006년 겨울은 유난히 기온이 높아 월동이 되었다. 4번 재배하는 중에 한 번의 월동이 이루어진 셈이다.
파종 및 관리
[ 파종 ]
모종용 밭을 준비한다. 줄 간격 20㎝에 2㎝당 하나의 씨앗이 놓이도록 줄뿌림한다. 씨앗이 작고 둥글어 고르게 파종하기가 매우 힘들다. 파종 후 한랭사를 씌우면 모종 기르기가 한결 쉬워진다. 활대를 50㎝ 간격으로 설치하고 위에 한랭사를 씌워준 다음 가장자리를 빈틈없이 흙으로 덮어준다. 한랭사 안에 여러 가지 모종을 동시에 가꿀 때는 씨앗 봉지를 돌로 눌러 경계 표시를 해두면 나중에 혼동이 없다(활대와 한랭사는 종묘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 관리 ]
파종 후 관리가 제일 힘들다. 틈틈이 들러 물도 주고, 적당한 때 한랭사를 걷어내고 자라는 정도를 관찰하면서 돋아나는 풀도 정리해준다. 아주심기를 염두에 두면, 포기 사이의 간격이 넓을수록 뿌리를 덜 다치게 하면서 모종삽으로 파내기에는 좋으나 모종의 상태를 고려해 10㎝ 정도 유지하도록 한다. 그러므로 수시로 솎아주어 포기 사이를 넓혀주는 것이 튼튼한 모종을 기르는 비결이다.
파종 2~3주가 되면 본잎이 2장 정도 나오는데, 이때 뽑아서 다시 심은 다음 본잎이 6~7장이 되면 아주심기 하는 게 좋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뿌리가 튼튼해지고 자라는 속도도 좋아진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여태껏 그렇게 해보지 못했다. 이식하는 것이 번거롭고 잘못 관리하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는 염려에 실천을 못하고 있다. 주말농장이라면 자주 들러보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해 중간의 가식은 생략하고 파종 5주쯤 되어 아주 심는다. (하루에 한 번씩 밭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여건이 되는 분들은 실천해보기를 권한다.)
모종 구입하기
케일은 몇 포기만 심어두면 이용할 수 있으므로 굳이 종자를 구해서 기르지 않아도 되지만 양배추나 브로콜리 등의 모종을 직접 기를 때 함께 기르면 좋다. 4월 말에 모종을 구입해서 심으면 5월 말부터 수확이 가능하다.
[ 참고사항 ]
여름에 모종을 심는 가을 수확용은 시중에서 모종 구하기가 어렵다.
아주 심을 밭 만들기
케일은 물 빠짐이 잘되는 곳이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심어도 된다. 수시로 잎을 따서 이용하므로 눈에 잘 띄는 곳에 기르는 것이 좋다. 따로 두둑을 만들지 않아도 되므로 가지나 오이를 심은 곳에 그냥 길러도 된다. 가을 재배의 경우 감자, 마늘, 양파 등을 수확한 자리에 기르면 좋다. 아주심기 1~2주 전에 퇴비를 1㎡당 4㎏ 정도, 깻묵을 큰 컵으로 2컵(400g)을 넣고 밭을 일구어 둔다. 아니면 앞그루의 거름이 충분하면 퇴비를 넣지 않고 심어두고 4~5`주 후에 웃거름을 준다.
아주심기
양배추 재배와 동일하므로 양배추 편을 참조한다. 다만 심는 간격을 충분하게 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반드시 4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직접 재배한 모종의 경우 아랫 부분이 심하게 구부러져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자라나는 생장점이 노출될 수 있게 한 상태에서 구부러진 부분을 최대한 땅에 묻는다. 그래야 생장점이 반듯하게 되고 바람에 꺾이지 않게 된다.
구부러진 모종은 자라는 생장점이 반듯해지도록 심는 것이 요령이다. 나중에 바람에 흔들리거나, 옆으로 누울 때는 북주기를 해 쓰러지지 않게 해주어야 한다.
케일은 아주 심은 지 1개월쯤 되면 아랫잎을 수확해도 될 만큼 자란다. 아랫잎을 계속 수확하면서 줄기가 자라게 둔다. 봄에 키우기 시작한 케일은 가을이 되면 줄기가 60~70㎝까지 자란다. 자라는 동안 잎이 무성해지지 않도록 계속 따주어 줄기가 비바람에 쓰러지지 않게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줄기가 옆으로 쓰러질 위험이 있으면 포기 밑동에 북주기를 해준다.
웃거름주기 및 김매기
케일은 한 번 심어두면 기온이 내려가서 잎이 얼어버리는 시기까지 수확이 가능하다. 긴 기간 밭에서 자라므로 반드시 웃거름이 필요하다. 봄에 심은 케일은 여름 장마가 지나가면 한차례 웃거름을 준다. 포기에서 15㎝ 정도 떨어진 곳을 호미로 10㎝ 정도 깊이로 판 다음 퇴비를 한두 주먹 넣고 흙을 덮어주면 된다.
케일은 자라면서 잎을 수확하기 때문에 양배추, 브로콜리에 비해 그늘을 덜 만든다. 그래서 주변에 많은 풀이 자라게 된다. 풀이 케일을 뒤덮지 않을 정도로 관리해주어야 한다. 자라는 풀들은 웃거름을 줄때 호미로 긁어주면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 억세게 자라는 피나 바랭이 뭉치는 낫으로 베어 케일 포기 주변에 깐다.
수확
케일은 잎을 이용하는 채소이므로 상추와 같은 방법으로 수확한다. 아주 심고 1개월 이상 지나면 잎이 손바닥만큼 자란다. 그러면 자란 잎을 줄기의 아랫부분부터 한 장씩 수확한다. 아래에 있는 잎이 지저분하거나, 벌레 먹은 상처가 많을 때는 뜯어서 버린다. 아래에 있는 잎이 억세어져 먹기가 곤란할 때는 버리고 그보다 위에 있는 보드라운 잎을 딴다. 수확할 때는 잎이 6장 이상 줄기에 항상 붙어 있도록 관리해주어야 한다. 줄기에 붙은 잎의 수가 너무 적거나, 어리고 연약한 잎만 있으면 잘 크지 않는다.
자주 보이는 벌레
양배추에 보이는 벌레와 비슷한데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케일 잎에는 배추흰나비 애벌레가 양배추에 비해 덜 보인다. 그래서 벌레에 뜯겨 잎에 구멍이 나는 경우가 비교적 적다. 그러나 진딧물이 양배추, 브로콜리 등에 비해 많은 편이다. 이는 양배추나 브로콜리보다 케일이 키가 커서 진디가 날아다니다 붙기 수월해 그런 것 같다.
병
케일도 양배추와 유사한 특징이 있다. 봄에 가꾸는 케일은 긴 여름의 장마철에 아주 취약하다. 잎과 줄기 모두 연약해지고 일부는 줄기무름병(양배추 참조)에 걸리기도 한다. 장마철의 고온다습한 시기가 지나고 선선한 초가을이 되면 케일은 다시 생기를 찾고 신선한 잎을 길러낸다. 나는 6월 파종, 7월 중순 아주심기를 많이 이용한다. 이때 기르는 케일이 가꾸기도 수월하고 병에도 강하게 자란다.
씨받기
월동이 가능한 지역에서는 비교적 손쉽게 씨앗을 받을 수 있다. 봄에 꽃대가 서면서 4월 말부터 꽃이 피기 시작한다. 꽃이 지고 꼬투리가 달리면, 그것을 말리고 털어 씨앗을 얻는다. 배추와 유채는 월동 후 재빨리 꽃이 피면서, 날씨가 따뜻해지기 전에 씨앗이 영글기 때문에 씨받기가 아주 수월하다. 그러나 케일은 꽃이 늦게 피고 꼬투리가 영그는 데 오랜 시일이 걸린다. 그래서 날씨가 좋아지면 온갖 벌레들의 표적이 되어 씨앗이 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씨앗을 제대로 받으려면 그물이나 양파망 같은 것을 씌워 벌레의 접근을 막아야 한다.
[ 참고사항 ]
양배추에 비해서 씨앗을 받기가 조금 수월한 편이나 아무런 시설이 없는 곳에는 꽃대에 진딧물과 여러 종류의 노린재가 달라붙어 씨앗으로 영그는 것이 드물다. 배추, 유채는 4월 중순에 꽃이 활짝 피어 5월 말에는 씨앗이 영글고 6월 초에는 씨앗을 털 수 있는 데 비해, 케일은 이것들보다 1개월 늦게 진행된다.
[ 주의사항 ]
꽃대가 서고 씨앗이 자라면 무게가 늘어서 비바람에 쉽게 쓰러진다. 쓰러지기 전에 지지대를 세워 묶어준다.
재배 주의사항
파종시기와 연작을 생각한다. 파종은 여름의 장마철을 피해 재배하는 것이 좋다. 즉, 봄 재배보다는 초여름에 파종해 초가을에 아주심기 기간을 선택하는 것이 초보자에게는 수월하다. 그리고 배추과의 작물을 기른 장소와 떨어진 곳에 케일을 파종해 길러야 한다. 배추과 식물을 기른 장소에 케일 모종을 심으면 벼룩잎벌레, 좁은가슴잎벌레가 만연해 모종을 기르기 어렵다. 모종인 상태만 지나면 이후에는 벌레가 만연해 못쓰는 경우는 없다.
♣ 재배일지
2004년 농약 없이 케일을 기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지 고민이다. 봄에 파종한 케일 중 제대로 자라는 건 달랑 2포기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다 벌레들이 갉아 먹고 있다. 그나마도 6월 말에 시작되어 7월 20일경에 끝난 장마에 케일은 땅에서 사라지고 줄기만 그 자리에 덩그러니 남았다. 봄부터 그렇게 어렵사리 생명을 키운 케일이 모두 전멸했다. 몇 포기 남아 있는 케일에도 벌레가 많고, 잎사귀를 보아하니 도저히 먹을 형편이 되지 않는다.
2005년 4월 3일에 파종을 했는데 발아 초기에 벌레가 모두 뜯어 먹고 한 포기도 자라는 것이 없다. 그래서 4월 말에 다시 케일을 파종하고 한랭사를 두 겹 씌우고 길러보았다. 한 달이 지난 뒤, 제법 많은 모종이 자랐다. 한랭사를 씌우면 벌레가 조금 덜 붙는 것 같고, 햇볕도 어느 정도 차단이 되어 벌레에 약한 케일이 싹을 틔우고 잘 자랄 수 있는 것 같다. 4월 26일 파종한 케일 십여 포기는 정식을 해 잘 길러냈다. 케일은 비교적 장마를 잘 견디는 작물이고, 여름의 뙤약볕에서도 성장을 하는 강인한 작물이다. 봄 파종은 모종만 잘 기르면 80% 이상 성공이라 할 수 있다. 모종을 길러 본잎이 3~4장일 때 옮겨 심으면 찬바람이 부는 가을까지 녹색의 푸른 잎을 수확할 수 있다.
우리 집은 케일 녹즙을 먹지 않기 때문에 큰 잎의 케일은 모두 따버리고, 작고 어린잎만 수확해 한여름에 상추가 없을 때 상추 대용으로 이용한다. 4월 26일 모종을 구해다 심은 6포기 중 한 포기는 거세미나방 애벌레에게 줄기가 잘렸지만 나머지 5포기는 너무 잘 자라고 있다. 녹즙용이라 잎이 징그럽게 크다. 일주일마다 3~4장의 잎을 수확해도 될 정도로 잘 자라고 있다. 녹즙용이라도 좀 작은 중간 잎은 쌈으로 먹어도 좋다.
2005년 녹즙용의 케일을 잘 먹지 않아 쌈용 케일을 7월 19일 파종해 8월 31일 정식했다. 씨앗을 많이 뿌려 놓은 터라 정식을 다하지 못하고 일부는 본밭에서 그냥 자라게 두고 일부는 정식한 곳에서 길렀다. 정식한 케일은 잎이 크고, 넓게 자라는 반면 본밭에서 조밀하게 자라는 케일은 잎이 작고 보드라워 먹기 좋게 자란다. 여름의 끝자락에 상추가 자라지 않을 때, 이 쌈 케일과 들깻잎이 효자 노릇을 한다.
2006년 제대로 길러볼 욕심으로 봄에 집 안에서 모종을 길러 보았다. 3월 19일, 트레이포트에 씨앗을 넣어 두자 4월 중순이 되어 본잎이 4매 정도 되었다. 이 시기에 십여 포기를 아주심기 했는데, 4월 말에 불었던 심한 바람에 줄기가 부러지고 다섯 포기만 살아남았다. 아주 심은 지 1개월 후까지 잘 자라다가 6월 말에 장마가 시작되면서 잎이 시원찮고 줄기도 연약해졌다. 살아남은 다섯 포기를 기르다 7월 초에 뽑아버리고 한 포기만 길렀다. 남아 있는 한 포기의 케일이 8월 중순을 지나면서 원기를 회복해 활기차게 잘 자라고 잎도 싱싱하게 먹음직스러웠다.
가을 재배를 위해 5월 말 파종해 한랭사를 씌우고 모종을 길렀다. 7월 초에 아주 심고 가꾸었다. 7월과 8월의 무더위에 케일이 상당히 고생을 했는데 입추가 지나니 잎에 생기를 띠었다. 이후 이어지는 서늘한 기온에 잘 자라면서 좋은 잎을 많이 주었다. 케일은 초여름에 모종을 길러 7, 8월에 아주 심어 가을에 수확하는 재배가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