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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향기

존 에버렛 밀레이 John Everett Millais (1829-1876) "오필리아 (Ophelia-1852)"

작성자씨알|작성시간19.12.29|조회수3,000 목록 댓글 0






존 에버렛 밀레이 "오필리아(Ophelia-1852)"

   <John Everett Millais - Ophelia>   


장미, 제비꽃, 물망초 이 그림에 등장하는 꽃들이다.

라파엘전파 대표적 작가 존 에버렛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 1829-1876)

슬프고 비극적이지만 아름다운 주제를 가지고 불후의 명작을 탄생시켰다.1848년 영국의 작가들은 당시 유행하던 로얄 아카데미의화풍에 반발하여 르네상스의 대표화가 라파엘 이전의미술경향으로 되돌아갈 것을 주장했다. 이들을 라파엘전파로 불린다.


라파엘전파는 문학적 스토리에 기조를 두고 낭만적 신비적 서정이 풍겨나는 그림들을 등장시킨다. 

이들에게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햄릿> <오델로> <리어왕><멕베드>와 5대 희극 <베니스의 상인> <십이야> <한여름밤의 꿈> <헛소동>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서로 다른 배경과 줄거리를 통해, 인간의 심리 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비극적 요소들을 절묘하게 구성해 낸 걸작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셰익스피어 비극은 이들에게 최고의 주제였으며 특히 비극적인 로맨스를 그린 햄릿은 무한한 예술적 영감을 제시해 주었다. 이 그림의 모델 엘리자베스 시델(Elizabeth Siddal)은라파엘전파 작가들의 예술적 뮤즈였고, 시델 역시 작품 속 오필피아 처럼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와의 불행한 결혼 생활로 인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실제로 익사한 시체를 본 적이 없는 밀레이는 시델을 4개월 넘게 램프로 데워 따뜻해진 물이 가득한 욕조 안에서 포즈를 취하였고. 램프는 딱 한번 불이 꺼졌는데, 그녀는 호된 감기에 걸렸고 이에 그녀의 아버지는 밀레이를 고소하는 소동을 벌였다고 한다. 또한 화면 속 강가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꽃과 식물들은 문학 작품

속의 단어처럼 상징적 의미를 함의하고 있다.

밀레이는 각기 다른 시기 동안 만개하는 꽃들을 담아내기 위해서 다섯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이스트 런던 호크니 지역의 강가 근처에서 세밀하게 관찰하고 스케치를 했다고 하니 이 그림에 대한 열정이 여간한 것이 나리다 라파엘 전파의 작품 중 사람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끄는 것은 밀레이의 <오필리아>이다.
'거룩함과 순수로 포장한 관능의 미학'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이 작품은 사춘기의 설레임을 새롭게 자극한다. 이 그림들 앞에 사람들은 경탄과 상실한 그리움, 그리고 '아름다움의 슬픔'을 깊이 체감했을 때 갖는 느낌의 한숨을 내쉬곤 한다. 관객들 틈새에서 온전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다소간 인내를 해야할 만큼 인기가 있는 작품이다.

덴마크의 왕자 햄릿은 부왕이 서거한지 고작 한 달 후 어머니 게르트루트 왕비가 작은 아버지 클로디어스에게 재가하자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 그런 햄릿 앞에 부왕의 망령이 나타나, 자신이 클로디어스에게 살해됐음을 밝히고 복수를 부탁한다. 
복수에 대한 의무감, 우유부단함에서 비롯된 무력감, 어머니에 대한 사랑으로 갈등하는 햄릿은 서서히 미쳐간다. 그리고 어느 날, 클로디어스왕의 침실에서 어머니와 다투던 햄릿은 이를 몰래 엿듣던 왕의 고문관이자 자신의 연인 오필리아의 아버지인 폴로니우스를 왕으로 착각하고 살해한다.

이 사건으로 클로디어스 왕은 햄릿을 제거할 결심을 굳히고 그를 영국으로 추방하지만 음모를 눈치챈 햄릿은 왕의 복수를 피해 돌아오고 만다. 햄릿의 연인 오필리아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버지를 잃은 슬픔으로 미쳐가고, 결국 목숨을 끊는다. 햄릿도 오필리아의 죽음에 충격을 받지만, 아버지와 동생을 잇달아 잃은 오필리아의 오빠 라에르테스는 햄릿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클로디어스 왕은 햄릿을 제거하기 위해 간교한 음모를 꾸미고, 드디어 결투가 벌어지는데 영국으로 쫓겨간 햄릿은 왕의 계락을 역이용하여 귀국합니다. 위험을 느낀 왕은 라에르테스를 이용해 햄릿을 죽이려 합니다. 라에르테스와 햄릿이 검술 시합을 하도록 마련한 왕은 독을 바른 칼과 독약이 든 술을 준비합니다. 레어티즈와 검술 시합을 한 햄릿은 라에르테스의 독을 바른 칼에 치명상을 입지만 클로디어스를 찔러 아버지의 복수를 합니다. 게르투르트(햄릿엄마)는 클로디어스가 햄릿에게 주려고 준비했던 독주를 마시고 죽고, 햄릿도 친구에게 세상에 진실을 알릴 것을 부탁하며 숨을 거둡니다.


<오필리아>는 밀레이가 그린 세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의 작품을 소재로 그린 그림이다. 연인 햄릿에 의해 아버지가 살해당함으로써 미쳐버린 오필리아.
그가 지금 꺾은 꽃을 쥔 듯 띄운 듯 물 위에 누운 채 이승을 하직하려 하고 있다.

그의 눈동자는 먼 하늘을 향하고 있고 옷은 풀어지는 영혼처럼 물 속으로 번져간

강가에 핀 양귀비는 깊은 수면상태, 더 나아가 죽음을 의미하며,'나를 잊지 말라'는 꽃말의 물망초가 물 위에 떠서 오필리아의 작은 바람을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각각의 꽃들을 상징적으로 해석하여  의미를 둔 밀레이의 문학적인 상상력은 비극적인 사랑에 희생된 오필리아를 순수성과 광기를 동시에 가진 지닌 여인으로 재탄생시켰다.

영국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던 그 셰익스피어의 걸작 햄릿. 그 중에서도 햄릿을 사랑했던 오필리아는 많은 화가들이 사랑하던 주제였다. 


아르튀르 랭보는 밀레이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1870년, 16세에 <오필리아>라는 시를 쓰게 된다.


             오필리아 (Ophelia)

                                       아르튀르 랭보(Arthur Rimbaud)

I

별들이 잠든 고요하고 검은 물결 위로

하얀 오필리아 한 송이 큰 백합처럼 떠내려간다,

아주 천천히 떠내려간다, 긴 베일 두르고 누운 채로....

― 먼 숲에서는 사냥몰이 뿔피리 소리 들린다.

슬픈 오필리아 하얀 망령되어, 검고 긴 강물 위로

떠다니는 세월 천 년이 넘었구나.

그 부드러운 광기가 저녁 산들바람에

연가를 속삭이는 세월 천 년이 넘었구나.

바람은 그녀의 젖가슴에 입 맞추며 물결 따라

너울거리는 그 넓은 베일들을 꽃부리로 펼쳐낸다.

떨리는 버들가지들이 그녀의 어깨 위에서 울고,

꿈꾸는 그 넓은 이마 위로 갈대들이 휘늘어진다.

구겨지는 수련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한숨짓는데,

잠든 오리나무 속에서, 그녀가 이따금 어느 둥지를 깨우니,

날개 파닥이는 작은 소리 한 번 새어 나오고.

― 신비로운 노래 하나 금빛 별에서 떨어진다.

II

오 창백한 오필리아! 눈처럼 아름다워라!

그래, 너는 어린 나이에, 성난 강물에 빠져 죽었지!

― 그건 노르웨이의 큰 산맥에서 내려온 바람이

나직한 목소리로 너에게 가혹한 자유를 속삭였기 때문이니라.

한 줄기 바람이, 너의 긴 머리칼 휘감고,

꿈꾸는 너의 정신에 이상한 소문을 몰고 왔기 때문이며,

나무의 탄식과 밤의 한숨 속에서

네 마음이 자연의 노래를 들었기 때문이니라.

미친 바다의 목소리가, 거대한 헐떡임으로,

너무 인간적이고 너무 부드러운, 네 어린 가슴 찢었기 때문이며,

4월 어느 날 아침, 어느 창백한 멋진 기사,

어느 가엾은 광인이 네 무릎 위에 말없이 앉았기 때문이니라!

하늘이여! 사랑이여! 자유여! 그 무슨 꿈이던가, 오 가엾은 광녀

불 위의 눈송이처럼 너는 그에게 녹아들었구나.

너의 거대한 환영은 네 언어를 목 졸라 죽였도다.

― 그리고 무서운 무한이 네 푸른 눈동자를 놀라게 하였도다!

III

― 그리하여 시인은 말한다, 밤이면 별빛 따라,

너는 네가 꺾어두었던 꽃들을 찾아 나선다고,

물 위에, 긴 베일 두르고 누운 채로, 한 송이 큰 백합처럼,

떠내려가는 하얀 오필리아를 제가 보았노라고.



2019. 12.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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