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진달래詩선

유물론 / 조재도

작성자씨알|작성시간26.06.20|조회수6 목록 댓글 0

     유물론 / 조재도

죽은 어머니를 고추밭에 묻었다

한 길 땅 속 허공에 반듯이 누워

분해되어 가는 어머니

푸른 햇살 되퉁기는 풋고추에 몸을 실어

올여름 우리에게 싱싱하게 오신다

생명은 이렇게 한 치 건너 두 치

보이지 않는 길 따라

목숨을 싸고 돈다

고추에 된장 듬뿍 찍어

와삭, 어머니를 먹는다

어머니 살을 먹는다

어머니를 움켜쥐고 있는 흙의 손을 먹는다

얼얼하구나, 오냐, 살 수 있겠다

- 조재도,『좋은 날에 우는 사람』(도서출판 애지, 2007)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