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대抽臺
빗줄기가 후드득
마른 추대抽臺를 때린다
꽃봉오리 맺혔던 자리에 이미 영근 씨앗
저도 모르게 튕겨나간 뒤
바람에 실려 나가 순 돋고
잎 피어 꽃대가 돋는 곳 어딘가
꽃봉오리 맺혔다 벌어져
마침내 꽃이 되어 벌 나비 부르는 꿈을 위해
열에 열, 백에 백 알이 순을 내는 기름진 땅을
열 에 하나 백에 한 알이 순을 내는
메마른 땅에서 추대는
결코 부러워하지 않았다
부는 바람에 실려
제 어미 가까이 떨어지는 꽃씨는 백 알이지만
어느 하늘가로 떨어지는 꽃씨는 외로운 한 알이라는 걸
꽃대는 추대가 되어 알았다.
새 순을 키우고
잎을 내어 꽃대를 돋우고 꽃봉오리를 맺고
꽃을 피우기까지 누구나 같은 길을 가지만
흘러가는 바람의 사정과
푸석거리거나 단단한 땅의 사정과
빗줄기가 때를 맞추건 말건
두드려 씨를 심건 말건, 추대는
오직 또 하나의 추대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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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마을 시 사랑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