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애민(愛民) 제5조 관질(寬疾)
7. 근래에 유행한 마각온(麻脚瘟)의 치료에는 연경(燕京)으로부터 들어온 새로운 처방이 있다.
도광(道光) 원년 신사(1821, 순조21) 가을에 - 백로(白露)ㆍ추분(秋分) 이후부터. - 이 병이 유행하였는데, 열흘 동안에 평양(平壤)에서 죽은 자만 수만 명이요, 도성(都城) 오부(五部)(주1)에서 죽은 자가 13만 명이었다. - 상강(霜降) 이후부터 점점 수그러졌다. - 그 증상은 혹 교장사(攪腸痧)(주2) 같기도 하고, 전근곽란(轉筋霍亂)(주3) 같기도 하나, 치료법은 알 수 없었다. 이해 겨울에 섭동경(葉東卿)(주4)이 북경 유리창(琉璃廠)(주5)의 각본(刻本) 약방문(藥方文)을 보내왔기에 이 다음에 기록한다.
시행온역(時行瘟疫) - 주사증(硃砂症) 일명 심경증(心經症), 일명 마각온(麻脚瘟) - 을 치료하는 방문. 아조(牙皁)ㆍ북세신(北細辛) - 각 3돈 5푼. - 주사(硃砂)ㆍ명웅황(明雄黃) - 각 2돈 5푼 - 당목향(唐木香)ㆍ진피(陳皮)ㆍ곽향(藿香)ㆍ길경(桔梗)ㆍ박하(薄荷)ㆍ관중(貫仲)ㆍ백지(白芷)ㆍ방풍(防風)ㆍ반하(半夏)ㆍ감초(甘草) - 각 2돈 - 고반(枯礬) - 1돈 5푼 - 을 함께 갈아 고운 가루로 만들어 포장하여 도자기 병에 넣어서 몸에 차고 다니면 사람을 구제할 수 있다. 만일 병(病)이 걸린 뒤에 약을 구하려 하면 아마도 위급할 때 구하지 못할 듯하여 이 방문(方文)을 새겨 반포한다. - 이 증세가 처음 일어나면 두 손에 맥이 풀리고 목구멍에 종기가 나고 심장에 통증이 생기며, 경각간(頃刻間)에 어금니와 신장(腎臟)이 떨리고 손발은 마비가 되어 빳빳해지고 눈은 감기고 말을 못 한다. 급히 이 약 3푼을 콧구멍에 불어 넣는다. 다시 약을 한 돈 남짓하게 가져다가 강탕(薑湯)에 타서 내복한다. ○ 복용한 후에 홍지(紅紙)를 사용하여 명치와 등심 두 곳을 비춰보아 홍점(紅點)이 나타나면 즉시 침으로 파헤치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붉은 심줄을 파내야 한다. -
또 하나의 방문(方文)은 다음과 같다.
곽향(藿香)ㆍ토패모(土貝母) - 갈아서 쓴다. - 금은화(金銀花) - 각 2돈 - ㆍ사인(砂仁) - 갈아서 쓴다. - ㆍ후박(厚朴) - 각 1돈 - ㆍ강진향(降眞香) - 곱게 갈아서 쓴다. 5푼 - ㆍ생감초(生甘草) - 각 8푼 - 위의 것을 맑은 물 3종지를 넣고 한 종지가 되게 달여서 찌꺼기는 짜서 버리고 복용한다. - 이 증세가 처음 일어나면 두 발이 마비되고 차며, 그 다음에는 두 손이 그렇게 되고, 머리와 눈이 어지럽고, 위와 배가 꼬이고 아프고, 구토와 설사가 심하여 혼미상태에 빠져 인사불성이 된다. 급히 방문대로 복용하면 바로 효과를 거두지 않는 사람이 없다. ○ 무릇 이 증상이 일어나면 매우 급하기 때문에 만일 제약(製藥)이 미치지 못하면 모름지기 양쪽 소퇴부(小腿部) 뒤에서 대퇴부(大腿部)까지 살펴보아서 붉은 힘줄이 나타나면 급히 침으로 따고 피를 빼내도록 하며, 피를 다 뺀 후, 두 손 열 손가락 끝과 양쪽 팔뚝 안을 침으로 따고 붉은 피를 빼면 병을 구할 수 있다. 그러고서 다시 복약하도록 한다. -
[역주]
[주-D001] 오부(五部) : 조선 건국 후 태조(太祖) 3년(1394)에 고려의 제도를 계승하여, 서울을 동부(東部)ㆍ서부(西部)ㆍ중부(中部)ㆍ남부(南部)ㆍ북부(北部) 오부로 나누었다.
[주-D002] 교장사(攪腸痧) : 산기(疝氣)나 땅의 독기(毒氣)를 마시거나 또는 식체(食滞)ㆍ기아(飢餓)를 만났을 때에 일어나는 병이다.
[주-D003] 전근곽란(轉筋霍亂) : 심한 곽란으로 경련이 일어나 근육(筋肉)이 뒤틀리는 병이다.
[주-D004] 섭동경(葉東卿) : 청(淸)나라 한양(漢陽) 사람으로 이름은 지선(志詵)이요, 동경(東卿)은 그의 자이다. 금석학(金石學)에 정통하여 소장(所藏)한 이기(彛器 종묘에 쓰는 술잔 등)가 매우 많았는데, 그것이 《균청관금석록(筠淸館金石錄)》에 많이 채록(採錄)되었다.
[주-D005] 유리창(琉璃廠) : 북경(北京) 성남에 있는 지명. 서적(書籍)과 골동(骨董)을 취급하는 상점이 집중되어 있었다. 본명(本名)온 해왕촌(海王村)이었는데, 그곳에 유리요(琉璃窯)가 있어 이렇게 불리어진 것이다.
近所行麻脚之瘟。亦有新方。自燕京來。
道光元年辛巳之秋。自白露秋分。 此病流行。旬日之內。平壤死者數萬人。都城五部死者十三萬人。霜降以後漸熄。 其症或似攪腸痧。或似轉筋霍亂。未詳治法。是年冬。葉東卿寄琉璃廠刻本藥方。玆錄于左。
治時行瘟疫方。硃砂症。一名心經疔。一名麻脚瘟。 牙皁,北細辛。各三錢五分。 硃砂,明雄黃。各二錢五分。 唐木香,陳皮,藿香,桔梗,薄荷,貫仲,白芷,防風,半夏,甘草。各二錢。 枯礬 一錢五分。 共硏細末。裝入磁甁中。隨身佩帶。可以濟人。如病至求藥。恐不救急。爲此刻布。此症初起。兩手胍散。喉腫心疼。頃刻牙緊。發慌手足麻木。閉目不語。急用藥三分。吹入鼻孔。再將藥。稱足一錢。薑湯冲服。
〇服後。用紅紙捻。照心窩,背心二處。見有紅點發現。卽用針挑破。內有紅筋挑出。
〇又方。藿香,土貝母 硏,金銀花, 各二錢。 砂仁 硏,厚朴 各一錢。 降眞香 硏細五分 生甘草 八分 右用淸水三鍾。煎至一鍾。去渣服。
此症初起。兩足麻冷。次及兩手。頭目暈眩。肚腹絞痛。嘔吐泄潟。甚至昏迷。不醒人事。急照方服之。無不立效。〇凡發此症。爲時甚猝。如製藥。不及須看兩小腿。後至腿灣。現有紅筋。急用針挑刺出血。擠至血盡。竝刺十指尖。兩手內腕。俱挑出紅血症。尙可救。再行服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