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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색[思 索]

【청성잡기(靑城雜記)】제3권 / 성언(醒言) 36. 〔목숨도 구한 말 한마디〕

작성자씨알|작성시간26.06.22|조회수12 목록 댓글 0

  【청성잡기(靑城雜記)】제3권 / 성언(醒言) 37. 〔목숨도 구한 말 한마디〕   

                                    목숨도 구한 말 한마디

 

 

숙종(肅宗) 때에 부산 첨사(釜山僉使)로 부임한 자가 있었는데, 왜관(倭館)에 머물던 왜인(倭人)에게 무시를 당하고 심지어 칼을 뽑아 찌르려고 하자 도망쳐서 죽음을 면하였다. 체포되어 서울에 이른 그는 답변하기를,

“다섯 걸음 안에서는 무력을 사용할 곳이 없고, 한 자 되는 칼 아래에서는 몸을 해칠 의리가 없습니다.”

하였다. 유언명(兪彦明)의 계모가 불효로 고발하자 유언명은 진술하기를,

“변명하고 살기보다는 말하지 않고 죽는 것이 낫습니다.”

하고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죽음만은 면하였다.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무관(武官) 서씨(徐氏)가 진주 영장(晉州營將)으로 있을 적에 누이가 시댁의 죄에 연좌되어 관비(官婢)가 되었는데 진주를 지날 때 병들어 걸을 수가 없었다. 서씨는 누이를 머물게 하여 병이 낫기를 기다렸고, 이 일로 대간(臺諫)의 탄핵을 받아 체포되자 이렇게 진술하였다.

 

 “저는 차라리 성명(聖明)의 조정에서 죄를 받을지언정 형제의 은혜를 끊는 일은 차마 할 수 없었습니다.”

숙종은 그의 대답을 훌륭하게 여겨 죄를 용서하고 복직하도록 하였다.

말을 잘하는 것이 이처럼 화를 늦출 수 있다.

 

[주-C001] 성언(醒言) : 사람을 깨우치는 말이란 뜻으로, 총 3권에 인물평 및 일화, 사론(史論), 필기(筆記), 한문단편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주-D001] 유언명(兪彦明) : 1666 ~ ? 본관은 기계(杞溪), 자는 용회(用晦)이며, 판관 정기(正基)의 아들이다. 1703년 지평으로 있을 때에 북성(北城)을 쌓는 일을 중지하고 기민을 구하라는 상소를 올려 왕의 신임을 얻었다. 그의 아버지가 후처(後妻)의 행실을 들어 이혼시켜 줄 것을 청하였는데 허락받지 못하였다. 그 뒤 계모는 관아에서 유언명에게 죄를 전가하였으나, 그는 아버지에게 누가 미칠 것을 두려워하여 변명도 못 하고 관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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