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평안한 것을 구한다. 철없이 평안한 것을 구할 때는 무생
물인 돌멩이나 흙덩이로 있어 아무 일 없는 것을 좋게 생각한다. 꼼짝
하기가 싫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평안하다는 것도 구하는 일이 없어져
야지 구할 까닭이 없지 않는가?평안하느니 평안치 않으니 할 일도 없
을 것이 아닌가?
사람이라는 것은 언제나 평안한 것을 구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평
안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만이 평안치 않는 것이 아니라 이 우주도 불
평(不平)이 있어서 나온 것인지도 모른다. 불평(不平)하면 맞대거리를
하는 것같이 소리가 난다. 평안케 해달라는 소리다. 이것이 기도이다.
우주도 불평하여 평화를 구하느라고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철없을
때는 몸뚱이 하나 평안하기를 구한다. 좀 자라서는 마음이 평안하기를
구한다. 사람은 평안하게 해달라는 부르짖음이 있어야 한다. 종교, 사
상, 문화란 다 무엇인가? 다 우는 소리다. 불안한 걸 울어서 평안케 해
달라는 것이다. 각기(各己)의 철학신조라는 것은 이렇게 구하면, 이렇
게 울면 평안이 오리라는 것을 그 사람의 소견으로 믿는 그것이다. 불
평을 받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 그 소리가 그럴듯하면 여기에 찬동하
거나 그 기도에 참여하고 싶어한다. 이렇게 따지면 모든 것이 다른 것
은 없다. 영원한 생명인 참나(얼나)를 발견할 때 불안이 사라지고 구원
받은 느낌을 얻게 된다.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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