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信天함석헌

【信天함석헌, 시 아닌 詩〔155〕】 "일이 없더라"

작성자씨알|작성시간26.06.09|조회수11 목록 댓글 0

                                        【信天함석헌, 시 아닌 詩〔155〕】 "일이 없더라" 

   일이 없더라


일이 없더라 일이 없더라
나는 일이 없더라
나는 일이 없어 깊은 골에 길게 누워 있노라

 

백일(白曰)은 머리 위에 뜨고
지구는 제대로 돌아가고
일이 없더라

 

청산은 오늘도 제대로 높고
녹수는 오늘도 제대로 깊어
일이 이무것도 없더라

 

하늘은 하늘 대로 까맣고
땅은 땅 대로 번듯해
변할 줄이 없는 세상에 일이 없지 않으냐

 

분주한 이 애들아
무엇이 유사지추(有事之秋)냐
무슨 일이 났다고 미쳐 떠들어 잠을 못 자게 구느냐

 

사람들이 눈코가 떨어졌더냐
밥 먹고 똥누기를 잊었다더냐
무슨 일이 났다고 야단이냐 이 독갑이 들린 놈들아

 

구름 꼈더라고 구름도 해의 아들이란다
꽃이 떨어지더라고 낙엽은 꽃의 어머니란다
울지 마라 떠들지 마라 일이 없단다

 

무슨 일을 했니
흙을 팠으면 지구 밖에 던져봤니
산(山)을 쌓았으면 하늘 위에 뚫어봤니

 

일이 없더라 일이 없더라
좋을 일도 나쁠 일도 없더라
울 일도 웃을 일도 없더라

 

일이 없더라
나는 일이 없더라
하나님은 하늘 위에 인생은 땅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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